[심층분석] 中華 패권 노리는 중국, 실체는…
[심층분석] 中華 패권 노리는 중국, 실체는…
  • 미래한국
  • 승인 2011.08.30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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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이른바 패권주의적 행보가 심상치 않다. 한국과는 이어도(離於島)를, 일본과는 센카쿠(尖閣)열도를 두고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최근엔 항공모함과 스텔스기를 개발하는 등 주변국들에 대한 군사적 위협도 강화하고 있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8월 20일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국 관공선이 이어도 인근에 출현한 횟수는 2007년부터 올 7월까지 총 31회에 달한다.
2009년 9회에서 지난해 6회로 줄었다가 올해 들어서는 7월까지 11회로 증가했다. 2007년과 2008년에는 각각 3회와 2회에 불과했었다. 

주목할 부분은 한국이 일본과 독도 영유권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동안 이어도를 겨냥한 중국의 도발이 거세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일본 극우파 의원들이 울릉도 방문을 추진하면서 한·일 갈등이 불거졌던 지난 7월에는 중국 관공선이 무려 네 차례나 이어도 인근 해상에 나타났다. 

중국 공산당 창건 90주년 대회

日 독도 시비 때마다 中 이어도 분쟁화 시도

중국은 일본과도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지난해 9월 센카쿠열도 앞바다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해안보안청 순시선이 충돌한 사건을 두고 거칠게 대립했으며, 최근엔 상대 국가에 감정적인 표현을 담은 외교백서를 각각 발간하며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8월 14일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가 발간한 2011년판 외교백서인 ‘중국외교’는 센카쿠열도 사건과 관련, 일본이 중국 선장을 구류한 것을 비난하며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외교성명을 발간한 경위를 포함시켰다.
중국은 첫 항공모함의 시험 항해도 실행에 옮겼다. 중국의 첫 항공모함이 될 바랴크함은 지난 8월 10일 다롄항을 출항해 시험 항해에 들어가면서 주목을 받았다. 바랴크함의 진수로 중국은 세계에서 열 번째, 아시아에서는 세 번째 항모 보유국이 됐다.

중국은 지난 1998년 우크라이나에서 2,000만 달러에 사들인 미완성 항모 바랴크함을 다롄 조선소로 옮겨와 개조 작업을 진행해 왔으며, 증기터빈 엔진을 갖춘 바랴크함은 옛 소련 시절 건조한 쿠즈네초프급 항공모함으로 갑판 길이가 302m, 최대 속력이 29노트이고 1,960명의 승무원에, 항공기 52대를 탑재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스텔스기 개발 또한 중국의 패권주의 노선의 단편이다. 중국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스텔스기 J-20의 첫 시험비행을 금년 1월 실시했다. 시험 비행이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방중 기간에 이뤄져 더욱 주목을 받았다. J-20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개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경제력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2010년 5조8,800억 달러의 GDP를 기록, 일본(5조4,700억 달러)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자 아시아 최고 경제대국 자리에 올랐다.
중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팽창하면서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한미 군사동맹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자는 친중(親中)세력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는 추세다. 이러한 친중주의자들은 흔히 미국을 ‘지는 해’에, 중국을 ‘뜨는 해’에 비유하기도 한다.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좌파인사 박노자는 최근 “대한민국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중화경제권으로 편입되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부풀려진 中 패권주의 노선 

그러나 친중세력의 기대와는 달리, 중국의 국력은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는 분석이 많다. 우선 경제 부문에서 보면 중국은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주요 국제기구들이 공동으로 작성하는 ‘G20 주요 경제지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중국의 GDP 대비 수출 의존도는 24.5%로 G20 국가들 중 4위였다. 1위는 한국(43.4%), 2위는 독일(33.6%), 3위는 멕시코(26.2%)였다. 반면 중국의 내수시장은 미국은 물론이고 일본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의 대중(對中) 수출 실상에서도 검증된다. 중국이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것은 사실이며 2010년 기준으로 한국의 총 수출물량 중 30%가 중국으로 간다. 그러나 중국으로의 수출물량 중 70%는 가공무역으로, 중국 현지에 진출한 한국 법인들에게 가는 원자재, 부품, 반제품 등이다.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소비재의 비율은 30%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한국 기업들에게 있어서 중국은 ‘공장’에 불과한 셈이다.
이는 한국의 대중(對中) 무역의존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는 현실을 입증한다. 위안화 절상과 경제 성장으로 인해 중국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이 높아지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해외 생산기지의 대안을 인도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 찾을 것이며 이는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를 자연스럽게 낮춰줄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08년 4월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당시 한국인을 집단 폭행하던 중국 유학생들

중국이 경제적으로 미국을 대신할 슈퍼파워가 되기 힘든 이유도 여기 있다. 미국은 세계의 ‘시장’이며, 중국이 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생산하는 소비재들을 수입하는 최종 소비처다. 유럽연합 또한 마찬가지다. 결국 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쇠락하고 구매력이 하락하게 되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중국 경제 또한 유탄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이 수출에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지는 환율정책을 보면 드러난다. 중국은 명목상 고정환율제를 중단하기는 했으나 미국 달러화에 위안화를 연동시키는 사실상의 ‘환율 조작’을 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이에 항의하며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요구하자 중국은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수출 기업들이 망하고 실업이 폭증한다”고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막대한 무역흑자로 인한 정상적인 위안화 절상마저도 후폭풍을 우려해 선뜻 하지 못하는 나라가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경제대국이 되는 시나리오는 당분간 실현되기 어렵다.

경제수치 조작, 중앙-지방 정부 발표 GDP 250조원 차이   

‘세계 2위’라는 중국 GDP 통계의 신뢰성 자체가 의심스럽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지난 2009년 중국의 각 지방정부가 발표한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합산해보니 중앙정부가 종합발표한 수치보다 1조4,000억 위안(약 250조 원) 가량 높아 논란이 발생한 적이 있다. 이어 상반기 전기 사용량 역시 2.2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당시 7.1%를 기록한 국내총생산(GDP) 성장과 상반된 결과였다.

실제로 중국 내부에서도 “지방정부들이 실적에 눈이 어두운 나머지 결과를 부풀리기에 혈안이 돼 있다”는 비판이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중앙정부의 통계도 공식 제출 받은 지방정부의 통계를 집계한 것인 만큼 중앙정부의 최종 GDP 집계 결과도 100% 신뢰하기 힘들다는 결론이 나온다.
중국 기업들이 리스크 높은 인수합병(M&A)에 과도하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8월 1일 중국 기업들과 한국의 삼성전자를 비교하며 “중국회사들이 차이나달러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해외기술과 브랜드 확보에 나서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일본의 진정한 경쟁 상대는 M&A보다 내실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삼성그룹이 올해 설비투자에 29조9,000억 원, 연구·개발에 12조1,000억 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라고 소개한 뒤 “M&A에 투자할 돈이라면 차라리 연구·개발에 돌리려는 경영진의 의지가 자체 기술을 확보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신문은 “중국 기업의 위협론이 대두되고 있지만 M&A는 리스크가 매우 크다”며 “중국 회사가 사들인 기업과 업종은 주로 쇠퇴기에 접어든 매력 없는 매물들이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도 실체에 비해 부풀려져 있는 게 사실이다. 중국이 항공모함을 건조하면서 대양해군을 향한 첫발을 내디딘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이지만 대양해군은 항공모함만 가지고 될 수 없다.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이 위협적인 이유는 중국 항공모함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공격력과 정보획득 능력도 있지만 항공모함을 호위하는 ‘이지스함’의 존재가 절대적이다.

지상에서 발진하는 적의 전투기들로부터 항공모함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대공방어능력을 갖춘 이지스함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미국 항모전단 1개에는 최소 4-5척의 이지스함이 배치돼 수백 개의 공중 목표물을 동시에 탐지하는 이지스함의 대공탐지 및 방어능력으로 인해 어지간한 항공 전력이 아니면 항모전단에 접근하기 힘들다.
그러나 중국에는 2011년 현재 이지스함과 유사하다고 알려진 ‘란저우’급 방공구축함이 있기는 하나 실전 배치된 것은 고작 2척 뿐이다. 더 큰 문제는 현재까지 란저우함의 대공방어 능력이 이지스함에 버금간다는 검증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중국 항공모함 전단이 잠재적 적국들과의 원정 전투 시 상대 전투기들의 집중 폭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잠재적 적국은 많고 우방은 부족

또한 중국은 신경 써야 할 잠재적인 적국들이 너무 많으며 그들 중 일부는 강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북한 급변사태 또는 이어도 분쟁 발생 시 중국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은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육군력을 보유하고 있다. 센카쿠열도를 두고 중국과 대립 중인 일본은 6척의 이지스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의 해군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이 손쉽게 군사력으로 합병했던 티베트와 위구르와는 차원이 다른 국가들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는 군사강국 인도 또한 중국에겐 위협적인 국가다. 여기에 미국의 지원을 받는 대만까지 감안하면 중국의 전선은 대단히 길고 넓다. 유사시에도 특정 적국을 겨냥해 전력을 집중시키기 힘든 국가가 중국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중국에 우호적인 국가를 찾기는 힘들다. 러시아가 미국의 군사력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과 제한적인 군사협력을 하고는 있지만 두 나라는 근본적으로 서로를 신뢰하지 않는 사이다. 러시아는 중국에 수호이 전투기 등을 수출하면서도 다운그레이드 버전을 판매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양국은 지난 1972년에 국지전을 벌인 바 있다.
또한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중국은 남중국해를 놓고 필리핀, 베트남 등과 대립하고 있다. 이에 필리핀은 미국과의 합동 군사훈련으로, 베트남은 러시아산 잠수함들의 실전 배치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아시아권에서 중국에 우호적인 국가는 미얀마와 파키스탄 정도다. 친구는 적고, 적은 많은 국가가 중국인 것이다.

중국 전문가인 김기수 세종연구소 국제정치경제 연구실장은 “중국은 현재 경제성장을 계속 유지시키기 어려운 수많은 난제에 봉착해 있으며 만약 성장이 멈출 경우 체제 자체가 크게 흔들릴 진퇴양난의 상황”이라며 “오히려 중국은 한국이 지난 50년간 쌓아 올린 여러 업적들을 배우고 따라오기에도 벅찬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김주년 객원기자  anubis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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