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에서 불법 행사 벌인 민노총·야 5당
도심 한복판에서 불법 행사 벌인 민노총·야 5당
  • 미래한국
  • 승인 2011.09.01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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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고발/ 백주대낮 서울광장에서 생긴 일

 민노총 시위대가 서울광장에 무단 침입해 행사를 펼치고 있다. 스크린에는‘8월의 편지-북한인권 문화제’의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사진 / 조선일보)
8월 20일 토요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앞 광장. 올 여름 들쑥날쑥했던 폭우와 더위를 뒤로하고 모처럼 시원한 바람이 불고 파란 하늘이 내비치는 휴가철 끝자락 주말, 서울도심의 풀밭 광장은 평소보다 여유와 활기가 넘쳐났다.  

특히 주말 오전부터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단체와 대학생단체 회원들에겐 더욱 설레고 싱그러운 시간이고 공간이었다. 이날 그곳에서는 오후 1시부터 북한인권 사진전이 열리게 돼 있었고, 오후 6시부터는 북한주민들의 자유와 통일을 기원하는 북한인권 문화제가 예정돼 있었다. 세이브엔케이, LANK, 한국대학생포럼, 북한인권학생연대 등 7개 시민·학생단체 회원들은 이날 행사를 위해 하루 종일 서울광장을 대관했고, 각계 청장년들을 대상으로 북한주민들에게 보내는 ‘8월의 편지’ 공모전을 진행하는 등 수개월 동안 분주히 준비해 왔다. 

‘어, 그런데 저게 뭐지?!’ 서울시청 앞에 설치된 상설무대 옆에서 행사물품을 풀던 주최단체 회원들은 광장 반대편에 설치되고 있는 대형 야외무대를 목격했다. 무대 양쪽에는 대형스크린이 이미 설치돼 있었고, 대형 스피커 여러 개가 막 올려지고 있었으며 ‘820 희망촛불’이라는 주황색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백주대낮에 법치국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도심 한 복판에서 명백한 대형 불법시설물이 설치되고 있는 장면이었다. 무대를 설치하고 있는 인부들에게 물어보니 자신들은 ‘시키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정부 당국이 불법시설물 방치 논란 

갑자기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필자를 비롯해 현장에 있던 주최단체 대표들과 회원들은 서울시와 경찰청 등 각 기관과 관련자들에게 전화를 거는 등 상황파악을 위해 분주해졌다. 인지연 LANK 대표의 말이다. 

“사실 전날 정동영 민주당 최고의원실로부터 전화를 받았어요. (8월)20일 서울광장에서 예정돼 있는 우리 행사를 일찍 끝내달라는 요청이었어요. 저희는 이미 지난 6월 22일에 대관료를 내고 서울광장을 예약했고 밤 12시까지 이곳을 사용하기로 돼 있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했죠. 그런데 아침에 와보니 대형 무대가 설치되고 있었던 겁니다.”

급히 서울경찰청에서 정보과 담당자가 달려 나왔다. 그는 주최단체들의 항의를 받자 “불법 시설물이 분명하지만 그건 우리가 아니라 서울시청 시설관리과 소관이다. 경찰은 행사가 진행될 때 물리적 충돌을 방지하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답했다. 이때부터 공무원들의 ‘핑퐁’이 시작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즉각 알아보겠다, 경찰청에 연락하겠다”고 했지만 이후 감감무소식이었고, ‘지금 당장 불법시설물 철거요청서를 발부해 달라’는 주최측에 재요청에 대해서는 “알겠다, 하지만 결재를 올려야 한다. 우선 현장 점검을 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쯤 되면 정부 당국으로부터 기대할 것이 없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더 이상 말해봐야 말싸움만 될 게 뻔했다.  

 경찰이 불법 시설물을 철거하기는 커녕 충돌 방지를 명목으로 사실상 보호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빚어졌다.

곧 수백 명의 경찰들이 줄을 지어 현장에 몰려왔다. 그런데 경찰들이 하는 일은 불법 야외무대 앞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시설물을 에워싸는 것이었다. 양측 간에 물리적 충돌을 막는다는 명분이었지만 사실상 불법시설물을 보호하는 조치이기도 했다.

북한인권 사진전은 옥신각신하는 사이에 예정보다 조금 늦은 오후 2시부터 시작됐다. 지나는 적지 않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졌지만 서울광장을 둘러싸고 있던 경찰들 때문에 참여가 제한적이었다.
그리고 행사장 바로 옆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 소환 서명운동’이 벌어졌다. 이들은 북한인권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회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고, 행사장에서 본지 미래한국을 나눠주고 있던 자원봉사자들에게 ‘저거 친일 매체다. 쥐xx 이명박 지지자들이 보는 잡지다’ 라는 근거 없는 말을 내뱉기도 했다. 

8월 20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북한
인권 사진전. 경찰들이 에워싸고 있어 시민들의 행사장
참여가 제한됐다.

야5당 대표 포함된 민노총 시위대, 물리력 앞세워 광장으로 진입

이들의 노골적 방해는 오후 6시 북한인권 문화제 행사가 임박해지면서 본격화 됐다. 민노총은 이날 버스를 대절해 전국에서 소속 회원들과 지지자들을 서울로 실어 날랐고 서울시내 곳곳에서 거리시위를 펼치다가 저녁이 되면서 서울광장으로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쯤되자 이른 오후에는 수백 명에 달하던 경찰 병력이 최고 6천여 명으로 증강됐고 시민들의 서울광장 출입이 원천 봉쇄되기 시작했으며 수천명의 민노총 시위대가 서울광장으로 대거 진입해 광장이 반으로 나뉘었다. 급기야 오후 9시경에는 시위대가 고출력 앰프를 출력하여 노동운동 가요를 트는 등 드러내놓고 집회를 방해하기 시작했고, 밤 11시경에는 북한의 실상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김정일리아’가 상영되고 있던 북한인권 행사 스크린의 전선을 정체불명의 괴한이 절단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민노총 시위대들은 또 북한인권 문화제에 참석하고 있는 대학생 참가자들을 향해 “얼마 받고 아르바이트 나왔냐. 이제 집에 가라”라는 위협적인 말을 하며 물통을 집어던지기도 했다.
이날 민노총 행사에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 이정희 민노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등 야 5당 대표와 대표적 야권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이날 불법행사의 첫 연사로 나선 백기완 씨는 적반하장으로 “까마귀들이 우리 행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시민들과 학생들을 비하하기도 했다. 

 한편 ‘8월의 편지-북한인권 문화제’ 주최단체들은 “이러한 불법무도한 일이 제도권 단체들에 의해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며 “이러한 일의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이브엔케이 소속회원인 대학생 김현수 임승균 씨는 22일 민노총 김영훈 위원장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고발장을 재출했으며 LANK와 한국대학생포럼 등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경찰청에 대해 손해배상 행정소송 청구 및 공개사과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범수  편집위원·세이브엔케이 집행위원장     
   www.kimbumso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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