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지구를 숭배하는 환경주의자들
[해외] 지구를 숭배하는 환경주의자들
  • 미래한국
  • 승인 2011.09.2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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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2일은 세계 ‘어머니 지구(Mother Earth)’의 날이었다. 국제사회는 환경보호를 계몽하는 차원에서 이날을 ‘지구의 날’로 지켜왔는데, 2009년 UN 총회가 이날을 ‘세계 어머니 지구’의 날로 지칭할 것을 결의했다. 

올해의 4월 22일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죽은 성(聖) 금요일이기도 했다. 이날 진보적인 미국 성공회는 공식 논평을 통해 “부활절에 축하해야 할 또 다른 것이 있다”며 “그것은 어머니 지구”라고 밝혔다. 이들은 신자들이 예수의 십자가 죽음 뿐 아니라 재활용과 지구온난화, 이산화탄소 방출을 줄이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부활절에 축하해야 할 ‘어머니 지구’(?)

‘어머니 지구’라는 표현은 환경주의자들 사이에 만연한 개념으로 지구를 살아 있는 생명체로 보는 시각을 담고 있다. 이런 시각은 환경 이슈를 문제 삼은 미국의 영화들 가운데 잘 나타난다.
2008년에 개봉된 <The Happening>이라는 영화에서는 사람들이 집단으로 자살을 하는데 그것은 늘어나는 인구로 환경이 파괴되자 위협을 느낀 지구가 꽃을 통해 독소물질을 내뿜었기 때문이었다. 이 영화를 소개한 뉴욕타임스가 기사 제목을 ‘학대받는 지구가 복수에 나선다’라고 붙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1996년에 개봉한 <Outbreak>도 인간들이 숲을 망가뜨리자 지구가 악성 바이러스를 보내 인간들에게 복수한다는 내용이다. 

이들 영화는 사람들에게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지구를 살아 있는 생명체로 가상해서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지만 실제로 지구를 살아 있는 것으로 믿고 지구를 숭배하는 움직임이 환경주의자들 가운데서 커지고 있다.
이른바 ‘가이아(Gaia) 여신’ 사상. 가이아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지구를 지키는 여신을 말한다.
미국의 유력한 보수논객인 찰스 크래우스해머는 “가이아 사상은 지구를 살아 있는 조직으로 본다”며 “이런 종류의 환경주의는 지구를 우상숭배의 대상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동일한 개념이 볼리비아의 ‘빠차마마’(Pachamama) 사상이다. 빠차마마는 볼리비아 원주민들이 믿고 있는 여신으로 ‘대지의 신’ 혹은 ‘어머니 지구’로 번역된다. 볼리비아는 4월 22일을 세계 어머니 지구의 날로 정하자고 UN에 제안한 당사국으로 얼마 전에는 지구에게 인간과 동일한 권리를 부여하자고도 UN에 제안했다. 그 배경이 ‘빠차마마’ 숭배사상이라는 것이 유력한 분석이다.

지구 신격화하는 ‘가이아·빠차마마’ 사상 

볼리비아는 리튬, 주석, 은 등 광물질 채굴로 외화를 벌고 있는 나라로 사회주의자인 이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취임한 후 세계 환경운동을 활발하게 벌여왔다. 볼리비아 의회는 역사상 처음으로 인간과 동일하게 지구에게 생명권, 깨끗한 물과 공기를 가질 권리 등을 인정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법안은 “어머니 지구는 성스럽고 풍요로우며 모든 생명체들을 돌보고 먹이는 삶의 근원이다. 그녀는 항구적인 균형을 이루며 우주와 더불어 소통하고 조화를 이룬다. 그녀는 모든 생명체와 생태계로 이뤄지면 스스로 살아 있는 유기체”라고 밝히고 있다.

2002년 남아프리카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개발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지구 헌장’(Earth Charter)은 지구를 보호하는 것이 ‘신성한 믿음’이라고 표현하면서 인간은 존재의 신비에 대한 경외감, 생명의 선물에 대한 감사, 자연 속에서 인간의 위치에 대한 겸손으로 살아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환경 개발에 대한 기독교적 입장을 연구하는 미국 콘월연합의 캐빈 바이즈너 박사는 “이 지구헌장은 다분히 종교적”라며 “환경주의는 완벽한 종교로 오늘날 세계관, 신학, 정치, 사회, 과학과 관련해 광범위하게 기독교를 대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주의자들은 지구를 본질적으로 선한 것으로 이상화하고 이를 파괴하는 인간이 문제라며 환경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인구 감소라고 주장하고 있다.
런던 정경대학은 피임만이 지구온난화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밝혔고 캐나다 파이낸셜 포스트는 중국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고 있지만 한 아이 낳기 정책으로 환경문제 해결에 모범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복음주의 기독계 유력한 지도자인 척 콜슨 감옥사역팀 대표는 “일부 환경주의자들은 이산화탄소 방출을 줄이기 위해 아기를 낳은 부모들에게 수천 달러의 세금을 부과하자고 제안한다”며 “환경주의자들은 인간을 어머니 지구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와 같은 존재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복음주의 기독교계의 우려

한편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계는 지구를 숭배하며 인간을 파괴자로 보고 그 존엄성을 무시하는 것은 성경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구약성경 창세기 1장에 따르면 하나님이 태초에 하늘과 땅을 창조했기 때문에 지구 역시 피조물에 불과하다, 그런데 창조주 하나님 대신 피조물인 지구를 숭배하는 것은 한마디로 우상숭배라고 비판한다.
하나님은 사람을 자신의 형상대로 창조하고 그 사람들에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는 이른바 ‘문화 명령’을 주셨기 때문에 사람들은 지구를 다스릴 권한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을 지구의 파괴자로 보고 인구를 줄이려는 것은 비성경적이라는 지적이다.

지구는 인간의 타락으로 망가진 상태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리면 첫 번째 하늘과 땅은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요한계시록 21장 1절) 지구가 본질적으로 선하고 완전한 것으로 보는 시각 역시 틀리다는 것이다.

미국 젊은이들을 복음 증거자로 훈련시키는 ‘Dare2Share’ 라는 단체의 그레그 스티어 대표는 “기독교인은 하나님의 청지기로 지구를 잘 보살펴야 한다”며 “그러나 성경에서 말하는 세계를 바꾸는 방법은 ‘어머니 지구’를 보호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스티어 대표는 “예수님은 ‘너희는 세상으로 가서 재활용해라’고 말하지 않았다. 세상에 가서 모든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고 제자를 삼으라고 말하셨다”고 말했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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