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넘쳐나는 反기독교 정서, 어디까지 왔나
[분석] 넘쳐나는 反기독교 정서, 어디까지 왔나
  • 미래한국
  • 승인 2011.10.1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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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사상 최대 위기, 신뢰회복 위한 특단 조치 필요

 
기독교에 대한 안티세력들의 비난과 질시가 위험 수위까지 왔다. 일반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반(反)기독교 정서가 팽배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이후 더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9월 20일 방송된 MBC 'PD수첩'은 이를 부채질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송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조용기 목사 가족의 불투명한 자금 사용 의혹을 다뤘다. 이에 시청자들은 PD수첩 게시판에 “대형교회의 비리와 모든 문제들이 밝혀져 그들이 법과 사회의 심판을 받기를 간절히 바란다. 창피하고 부끄럽다”, “한 마디로 입이 벌어져서 말이 안 나온다” 등의 글을 남겼다.

지난 2007년 7월 분당 샘물교회 교인 23명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피랍됐을 때도 인터넷은 기독교를 폄하하고 비난하는 글들로 가득했다. 당시 주요 포털사이트 및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는 ‘정부는 최선을 다했지만 정신 나간 기독교인들이 이를 무시하고 간 것’, ‘이 때까지 외교통상부에서 샘물교회 측에 20여 차례 경고를 했다’ 는 루머가 대대적으로 유포됐다.

외교통상부는 이것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지만 루머에 기반한 일부 네티즌들의 ‘기독교 비난’은 잦아들 줄을 몰랐다. 납치행위를 한 탈레반 테러리스트들보다 이들에게 납치를 당한 교인들이 더 욕을 먹는 기이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기독교의 정치세력화 움직임도 안티 기독교 세력에겐 좋은 먹이감이다. 최근 일부 목사들이 ‘기독자유민주당’ 창당을 공식화하자 네티즌들이 맹비난을 퍼붓고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 영향력에 마침표 찍겠다’는 조직적 안티 활동가들    

인터넷 상에서 기독교에 대한 악성 댓글을 도배하는 네티즌들이 모두 조직적으로 활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기독교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을 가진 반(反) 기독교 조직의 일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독교를 노골적으로 배척하며 반기독교 활동을 하는 대표적인 단체는 ‘반기독교시민운동연합’(이하 반기련)이다. 반기련은 “우리 반기련의 회원들은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기독교의 영향력에 마침표를 찍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며 “기독교의 박멸을 주장함이 좀 더 솔직한 표현”이라고 과격한 표현까지 써가며 기독교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다.

반기련은 기독교 반대의 이유로 △ 기독교의 배타성 교리 때문에 많은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 △ 젊은 청년들의 사랑이 단지 종교가 틀리다는 이유로 헤어짐을 강요당하고 있다 △ 강요된 채플로 인해 기독교 계통 학교에 대한 불신이 증대되고 있다 △ 단군상, 불상 파괴 등 기독교의 폭력 행위가 사회 문제화되고 있다 △ 목사들의 성추행 행위 등 반인륜적 범죄 행위가 너무나 빨리 확산되고 있다 △ 이제는 정당까지 만들어 정치세력화 하겠다고 한다 등이다. 상당부분이 사실관계와 크게 다른 내용이다.

또 반기련은 지난해 2월 서울 시내버스에 반기독교적인 내용을 담은 버스 광고를 게재해 논란을 빚은 바 있으며, 경기도 시내버스에 또다시 기독교를 비난하는 광고를 실었다. 뿐만 아니라 성경을 ‘어린이가 읽어서는 안 될 악서’로 규정하고 1000만명 서명운동을 벌인 적도 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지난 2007년 11월 23일 ‘안티 기독교와의 토론회’를 열고 교회와 안티 기독교(이하 안티)가 서로의 입장을 들어볼 수 있는 대화의 자리를 마련한 바 있다. 이날 이찬경 반기련 회장은 목회자들을 “물질적인 축복과 기복을 파는 종교업자들”이라고 몰아세우며 “천민자본주의가 판을 치는 현실에서 신도들은 현금지급기 노릇만 죽어라 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일반화의 오류’에 기반한 성급한 공격도  
 
반기련 외에도 안티 활동을 하는 단체는 인터넷 공간에만 40여개에 이르며, 주로 포털사이트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반복적인 기독교 비방 여론몰이는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는 10~20대 젊은층들을 대상으로 위력적이다. 샘물교회의 아프간 피랍사건에 대한 네티즌들의 악플은 이들의 선전선동이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반(反) 기독교 세력의 이 같은 주장은 일부 집단만의 통계를 전체적인 문제로 침소봉대하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기인한다는 측면이 있다. 반기련이 기독교 반대의 근거로 제시한 기독교 신자들의 폭력행위, 목회자들의 성추행 등은 국내 모든 기독교인들 중에서 과연 몇 %가 이런 비정상적인 일탈 행위에 연루돼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밝히지 못하는 이상 근거 없는 공세에 불과할 수 있다.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는 지난 9월 17일자 국민일보에 실린 인터뷰에서 교회에 대한 매스 미디어의 악의적인 공격과 관련해 “언론이 최근 다루는 문제를 보면 한국교회가 자성해야 할 부분을 지적한다는 생각도 일면 들지만 다른 한편으론 언론의 행태가 너무 지나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라며 “아마도 기독교가 사회의 주류세력으로 들어서면서 그런 과도한 비판을 하는 것 같습니다. 장로 대통령이 싫으니 교회도 싫고 모든 게 다 싫다는 건데 한마디로 역차별을 당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김 총무는 “교회도 사회 속 하나의 집단입니다. 어느 집단이든 문제가 있기에 긍정과 부정이 상존합니다. 그런데 언론은 한국교회의 많은 순기능보다 역기능만 부각시킵니다”고 전제하고 “지나치게 부정적인 것만 골라 침소봉대하는 것은 분명 가혹한 처사입니다. 한국교회는 자정능력이 있습니다. 종교 스스로가 자정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는 게 성숙한 언론의 자세, 덕목이 아닌가 싶습니다”라고 호소했다.

또 그는 “우리 성직자 모두의 삶이 아무런 흠결 없이, 백옥같이 하얗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목회자도 인간이기에 실수가 있을 수밖에 없는 불완전한 존재입니다.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언론이 도달할 수 없는 높은 척도를 세워놓고 한 목회자의 삶을 두고 이렇다 저렇다 재단해 버리는 것은 너무 성급한 행동이 아닐까요”라고 지적했다.

김 총무는 안티세력의 공격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독교 정신을 곡해하고 오해하게 하는 잘못된 문화를 제거해야 합니다. 특히 악영향을 미치는 조직적 음해세력으로부터 한국교회를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라며 “또 타종교와 서로 충돌과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다종교 다문화 사회에서 어떻게 자기 정체성을 지키면서 자리 잡을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죠”라고 제안했다.

‘악플’ 대응과 교계 자정 노력 동시 필요

지나칠 정도로 비대해진 반(反)기독교 정서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악플러’들에 대한 원칙적인 대응과 함께 교계의 자정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 대변인인 이억주 목사는 2007년 12월 CBS 토론회에 참석해 “극히 소수의 성직자라 해도 사회의 보편적 가치에서 벗어나고 비난받을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우리 속에 있는 잘못된 것들을 고쳐가야 한다”며 교계의 자정 노력이 필요함을 인정했다.

이와 함께 그는 2010년 6월 한기총 주최 세미나에서도 “대중적인 미디어가 없거나 발달하기 전에는 안티 기독교 문제가 지엽적이거나 파급 효과가 별로 크지 않았으나 현대에 들어와서는 각종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교회가 공격당하고 복음이 왜곡되면서 이를 접하는 많은 수용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복음을 위한 한국교회의 노력, 즉 언론에 대한, 언론에 의한, 언론을 위한 대응은 필수적이다”며 교계의 적극적인 대응이 병행돼야 함을 강조했다.

이 목사는 “안티 행위가 빈번하고 노골화되고 있는 데는 언론의 힘이 일정 부분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언론을 등한시하고 시대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기독교계의 책임도 있다”며 “언론에 의한 안티 문제를 막는 길은 우리 내부의 성결성 회복과 함께 언론에 적극 대응해 왜곡된 사실을 바로잡으려는 노력들”이라고 제안했다. 이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면 한국교회는 점점 초라해지고, 복음의 가치마저 평가절하될 것이라 이 목사는 우려했다.

안티세력에 맞서는 논객으로도 유명한 서울 예수비전교회 안희환 목사는 “안티 기독교인들의 활동으로 사회 속에서 교회의 이미지는 추락하고 있으며,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는  상황인데도 한국교회는 거의 무방비 상태를 보이고 있고, 대안 제시는 커녕 안티 기독교인들의 정체성이나 특성, 활동상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안티들의 존재는 기독교 이미지를 추락시킬 뿐 아니라 전도를 가로막고, 교회를 파괴하는 데까지 나가고 있음을 알고 대응과 대안을 함께 연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회 개혁과 안티세력 활동은 별개 문제”

안 목사는 교계가 자체적인 개혁을 하더라도 골수 안티세력의 공세가 수그러질 가능성은 낮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안티 기독교인들은 기독교가 부패했기 때문에 공격하는 것이 아니고, 아무리 개혁을 한다 해도 이들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은 기본적으로 성경을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해로운 것으로 간주하고, 기독교라는 종교 자체를 문제시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정 노력은 중요하지만, 그것으로만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반도에는 조선 말기인 1800년대 후반부터 복음이 전파되기 시작했고, 한강의 기적으로 지칭되는 대한민국의 성공 신화와 함께 교회들도 급성장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지금까지 교계가 경험하지 못한 사상 최대의 위기라는 데 공감한다면 기독교가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김주년 객원기자  anubis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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