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통령 예비후보가 가장 먼저 찾는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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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한국
  • 승인 2011.10.13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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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분석] 정치지형 바꿔온 기독교 단체들

 
최근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중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급부상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

그가 공화당 대선후보 선거에 참여하겠다고 발표하기 전 가장 먼저 그를 유력 후보로 지지해 왔던 이들은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었다. 페리 주지사는 지난 8월 6일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린 ‘Response’라는 기독교 집회에 참가했다. 이 행사에는 2만여 명의 기독교인들 참여했으며 이들은 7시간 동안 금식하며 국가를 위해 뜨겁게 기도했다. 복음주의 기독교인인 페리 주지사는 연단에 서서 나라를 위해 기도했고 참석자들은 그의 기도를 아멘으로 응답했다.

         유권자 23%인 복음주의자들이 대통령 당락 좌우하는 이유
 
그의 금식집회 참석과 관련, 자신의 개인적 신앙에 따라 순수하게 기도를 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대선 출마를 앞두고 공화당 내 경선과 대선 승리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선거용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전체 유권자의 23% 가량을 차지하는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잘 알려진 내용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0년 대선에서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68%, 2004년에는 78%의 지지를 얻었다.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투표율이 이처럼 높은 데는 1970년대부터 시작된 이른바 ‘기독교 우파’(Christian Right) 운동의 영향이 크다. 기독교 우파 운동은 미국의 기독교인들이 낙태, 동성애 등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갖고 투표 등 정치 참여를 하도록 장려하는 것으로 그동안 많은 기독교 단체들의 활동으로 이뤄져왔다.

시작은 1978년에 설립된 ‘크리스천 보이스’(Christian Voice)다.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을 모집하고 훈련시켜 선거에 참여시킨다는 목적으로 ‘크리스천 보이스’는 유권자 등록 및 투표 참여를 독려해왔다. 3만7,000명의 목사를 포함, 10만7,000명 가량의 회원을 가졌던 이 단체는 의원 후보 점수판 등을 개발해 기독교인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고양시켰다.

뒤이어 1979년 제리 파웰 목사에 의해 설립된 ‘도덕적 다수’(Moral Majority)는 오늘날 기독교 우파의 기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도덕적 다수는 파웰 목사가 중요한 사회적 이슈들을 기독교인들에게 소개하며 전국을 다닌 ‘I love America’ 집회가 시작이다.

파웰 목사는 이를 확대, 처음에는 미 남부의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을 겨냥해서 ‘도덕적 다수’를 시작했다. 도덕적 다수는 가정을 중시하며 동성애, 낙태를 반대하고 복음 전파를 강조하면서 사회적으로 이것이 가능하도록 기독교인들이 법과 정책 마련에 참여하도록 하는 활동들을 해왔다. 정치에 무관심한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편지, 전화, 집회 등의 풀뿌리운동을 통해 정치 참여를 강조해온 것이다.

Christian Voice, Moral Majority &
Christian Coalition

도덕적 다수 재단을 설립해 목사와 평신도들에게 정치적 이슈를 가르치며 유권자 등록 운동을 펼쳤고 도덕적 다수 법률보호펀드를 세워 법원에서 세속 인본주의자들과 맞섰으며 도덕적 다수 정치행동위원회를 통해 도덕적 다수의 가치를 반영하는 정치 후보를 후원했다.

도덕적 다수는 20개주에 조직이 세워지면서 400만 명의 회원과 200만 명의 후원자가 생기며 막강한 영향력을 갖게 됐다. 그 힘을 발휘한 결과가 1980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당선이다.
레이건 대통령은 도덕적 다수 초대 사무총장인 로버츠 빌링 목사를 선거운동 종교담당 보좌관으로 임명하는 등 이 단체의 공로를 인정했다. 제리 파웰 목사가 1987년 대표를 물러나면서 도덕적 다수는 1989년 해체됐다.

그 뒤를 이은 것이 ‘기독교연합’(Christian Coalition)이다. 팻 로버슨 목사가 1987년 4월에 설립한 기독교연합은 1989년 랄프 리드가 대표가 되면서 급속하게 성장했다. 1990년대 민주당 클린턴 행정부의 진보적 사회정책에 반대하며 기독교연합은 미국 기독교인들의 정치 참여를 강조해왔다.

1990년 전국 조직이 되면서 1992년과 1996년 선거에 맞춰 비당파적인 유권자 안내책자를 미국 교회를 대상으로 4,000만 장 뿌리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랄프 리드 대표는 이런 영향력으로 1995년 타임지의 커버 모델로 소개됐고 1997년 포춘지는 기독교연합을 미국에서 7번째로 정치적 영향력이 큰 곳으로 소개했다. 2000년 조지 W. 부시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데 이들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Focus on Family, Family Research Council & CBN 

현재 기독교우파 운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독교단체는 ‘포커스 온 패밀리’(Focus on Family)와 ‘가족연구위원회’(Family Research Council)다.

포커스 온 패밀리는 심리학자인 제임스 돕슨이 1977년에 설립한 것으로 반(反) 가족적 이슈, 동성애, 낙태 등을 반대하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제임스 돕슨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만나 자문하는 기독교 보수주의 지도자 중 한 명이고 그의 아내인 샬리 돕슨은 1991년부터 ‘국가기도의 날’ 의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포커스 온 패밀리는 지난해 2월 미국 슈퍼볼 경기 중간의 광고에 낙태하라는 의사의 권유를 거부하고 낳은 아들이 미국 풋볼팀에서 스타로 활약하고 있는 내용을 내보내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가족연구위원회는 2007년 10월 1일 수백 명의 보수적 기독교 활동가들을 워싱턴 DC에 불러 모아 어떤 후보를 지지할 것인지 등의 간담회를 하기도 했다. 토니 퍼킨스 가족연구위원회 대표는 각종 언론에서 기독교 우파에서 중시하는 사회적 보수주의 가치 구현을 위한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대학, 언론 등을 통해 기독교 우파 운동을 확산시키고 있다. 1927년에 설립된 밥 존슨(Bob Johnson) 대학은 개신교근본주의 대학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2000년 2월 이 학교를 찾아 연설을 했다. 제리 파웰 목사가 1971년에 설립한 리버티(Liberty) 대학교와 팻 로버슨 목사가 1978년에 세운 리전트(Regent) 대학도 대표적이다.

보수 기독교계의 정치 참여 독려

언론은 1920년대 이후 기독교 우파 운동이 부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미국 기독교인들을 더 큰 미국문화에 연결시키고 종교, 정치를 종합적으로 보는 시각들을 제공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언론은 기독교 우파 운동에서 중시하는 정치적 의제들을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팻 로버슨 목사가 자신이 설립한 ‘크리스천방송네트워크’(CBN)에서 진행하고 있는 ‘The 700 Club’ 등이 대표적인 TV 프로그램이고 최근에는 인터넷의 발달로 온라인으로 각종 이슈들에 대한 설명을 기독교인들에게 하고 있다.

보수 기독교 단체들은 세속화가 심화되는 공교육의 교과과정을 수정하기 위해 자신들의 가치를 반영하는 후보들이 학교위원회에 출마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이 밖에 절제 위주의 성교육이 상당수 공립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이들 보수 기독교 단체들의 활약 때문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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