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4사 개국, 이들이 준비해 온 것
종편 4사 개국, 이들이 준비해 온 것
  • 김주년
  • 승인 2011.12.0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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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4사가 12월 1일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JTBC(중앙일보), 채널A(동아일보), MBN(매일경제), TV조선(조선일보) 4사는 이날 오후 개국 공동 축하쇼 ‘더 좋은 방송이야기’를 개최하며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축하쇼 1부 ‘더 좋은 방송이야기’는 방송인 손범수 씨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박정현, 원더걸스, 미쓰에이 등 톱가수들의 축하무대가 이어졌다. 2부는 걸그룹 소녀시대가 MC를 맡았으며 또한 김건모 김장훈 샤이니 설운도 송대관 태진아 인순이 등이 개국 축하 공연을 펼쳤다.

종편 4사는 의미 있는 채널을 배정받았다. 앞서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와 IPTV사업자들은 종편 4사와 14~20번 사이에 채널을 넣는 것으로 합의한 바 있고 이에 따라 JTBC는 15번, MBN 16번, 채널A 18번, TV조선은 19번을 각각 배정받았다. 기존의 지상파 채널과도 근접한 번호의 채널들이기에 시청률 경쟁에서도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한 셈이다.

좌파가 장악한 방송계, 이제 ‘경쟁’모드로

종편 4사의 등장은 좌파세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종합편성채널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현재 종합편성이 가능한 지상파 3사 중 KBS와 MBC는 공영방송이다. 당연히 특정한 정치적-이념적 스탠스에 치우치지 않은 공정한 보도를 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들은 노무현 정권 이후 좌파세력의 나팔수 역할을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MBC는 뉴스데스크, PD수첩, 시사매거진2580 등을 통해 우파를 비하하고 좌파에 유리한 방송으로 일관해 왔으며, 급기야 2008년 4월말에는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광우병 쇠고기 관련 PD수첩의 왜곡 보도로 촛불사태의 빌미를 제공했다. 앞서 2004년 총선을 앞두고는 신강균 씨가 진행하던 한 시사프로그램이 한나라당과 우파진영을 겨냥한 각종 허위-왜곡 보도를 하며 논란을 자초했다.

KBS 역시 노무현 정권 시절 한겨레신문 출신 정연주 사장이 임명되며 편파방송의 극치를 달렸다. 2003년에는 종북인사인 송두율 씨를 ‘민주화투사’로 칭송하는 다큐멘터리를 방송했으며 2005년에는 한총련 등 이적단체들이 주도한 폭력시위를 경찰의 잘못으로 덮어씌우는 편파보도를 하기도 했다.

정권은 교체됐지만 두 방송사는 여전히 좌파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과거 좌파정권 시절 KBS와 MBC에서 실권을 쥐게 된 좌파성향의 기자 및 PD들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기자, PD 등이 공영방송이라는 취지에 따라 공정하고 중립적인 방송을 시도하기 보다는 좌익 운동권 출신인 자신들의 개인적 신념 및 사상에 따라 마음대로 칼을 휘둘러대고 있는 현실이다. 민주노총 산하의 언론노조가 사실상 공영방송의 경영권을 휘둘러 왔다는 사실 또한 간과할 수 없다.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 이념적으로 가장 좌측에 있는 극소수 정치세력에 의해 좌지우지 됐으며 이들이 방송시장을 독점해 왔던 것이다.

경쟁할 생각 않고 비난 일색인 사람들

종편 4사의 출범은 좌익이 장악했던 ‘방송 독점’ 구도에 균열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JTBC, 채널A, MBN, TV조선 등이 KBS와 MBC의 좌익 PD들보다 더 유능하고 중립적인 인력들을 확보하고 세련된 뉴스, 시사프로그램 및 드라마로 차별화에 성공할 경우 KBS와 MBC의 입지는 그만큼 좁아질 수밖에 없다.

공영방송이라는 독점적인 특혜를 누리며 좌익 편파방송에 여념이 없던 방송계 내 ‘정치세력’의 영향력 및 선동력도 그에 비례해서 감소할 것이다.

예상대로 좌파진영은 자신들의 밥그릇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서인지 ‘종편 때리기’에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조중동방송퇴출무한행동 등 극좌단체들은 12월 1일부터 종편 시청 거부 운동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12월 1일 오후 5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좌익 언론인 2000여명이 참여하는 종편 반대 총파업 집회를 열고 종편방송 불시청, 종편 출자 기업제품 불매, 종편 방송 출연 불참여 등 ‘3불 운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또 언론노조는 또 지식인 100인 선언을 목표로 조중동 방송 인터뷰와 출연을 거부하는 좌파 지식인들을 조직화하는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강성남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조중동 방송은 자본과 보수정권을 대변할 뿐 아니라 약탈적인 광고 영업을 하고 있어 언론 공공성의 보루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며 “시민사회가 힘을 합해 엠비 정권의 잘못된 언론정책을 심판하겠다”고 밝혔다.

300여개 좌익단체로 이뤄진 ‘조중동방송퇴출무한행동’도 같은 날 종편 개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무한행동의 박영선 대외정책협력국장은 “불법과 특혜로 태어난 조중동 방송은 국민 1%만을 위한 것으로 국민 99%가 반대한다는 점을 널리 알리고, 종편 채널 보지 않기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시민단체인 ‘자유주의진보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않은 종편 방송을 두고 ‘시청 거부’운동을 벌인다고 하니, 지나가는 개도 웃을 일이다’며 “더 웃기는 장면은 언론노조의 ‘총파업’ 선언이다. 자신들이 소속된 언론사 내에 노사문제가 생긴 것도 아니고, 경쟁업체가 생겼다는 이유로 총파업 운운하며 국민들을 협박하는 언론인들이 지구상에 또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총파업이 하고 싶다면 반드시 하기 바란다. 총파업에 참여하는 방송계 인사들은 종편 4사와 떳떳한 경쟁을 통해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을 자신이 없는, 무능한 기자 및 PD들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증하게 되는 셈”이라며 “언론노조가 총파업과 시청거부 운동 같은 우스꽝스러운 행위를 하는 동안, 종편은 더욱 중립적이고 참신한 방송으로 방송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편 4사, 톱스타들 내세워 인기몰이 시동

 
종편 4사는 개국일인 12월 1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개국 공동 축하쇼 ‘더 좋은 방송이야기’를 생방송했다. 축하쇼 1부에서는 개국 선포식, 채널 소개를 비롯해 가수들의 축하 공연이 열렸으며 안암동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리는 2부 행사에는 가수 김건모, 김장훈, 샤이니, 소녀시대, 설운도, 송대관, 태진아, 인순이 등 인기가수들이 출연해 종편 개국 축하무대를 선보였다.

이어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드라마와 특색 있는 뉴스로 시청률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JTBC는 채시라 주연의 사극 ‘인수대비’, 송일국 박진희가 출연하는 드라마 ‘발효가족’, 정우성 한지민 주연의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등을 편성했다. 각각 12월 3일과 12월 5일, 12월 7일에 첫 방송이 시작한다.

TV조선(CSTV)은 ‘한반도’, ‘스피드’, ‘스트레인저6’, ‘고봉실 여사 구하기’ 등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스트레인저6’는 한중일 3국간의 치밀한 첩보전을 그린 블록버스터로, 오지호와 김효진, 일본의 카라사와 토시아키, 키카와다 마사야 그리고 중국의 임보위, 류쉬안 등이 출연한다. 또한 드라마 ‘한반도’에는 황정민, 김정은, 조성하 등이 출연한다. 여기에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는 김해숙, 천호진, 독고영재, 김혜옥, 최일화, 김영옥 등 인기 중견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채널A는 박진희 주연의 ‘황제를 위하여’와 수목미니시리즈인 ‘총각네 야채가게’, 최불암 유호정 김새론 등 다양한 세대의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천상의 화원’ 등을 편성했다. 이 중 ‘천상의 화원’의 주말특별기획인 ‘천상의 화원-곰배령’(극본 박정화, 고은님 연출 이종한)은 유호정이 1년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작품이다.

MBN은 대성, 임주환 주연의 뮤지컬 드라마 ‘왓츠업’과 신동엽, 김수미, 이정, 강민경, 홍종현, 김현중, 광희 등이 출연하는 시트콤 ‘뱀파이어 아이돌’(가제)을 준비했다. 오는 12월 5일이 첫 방송이다.

종편 채널들에 대한 ‘시청 거부’운동에 돌입한 좌파진영의 선동과는 달리, 종편에 출연하는 톱스타들은 이 같은 선동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JTBC 월화드라마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에 출연하는 정우성은 “작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종편이고, 종편이 아니고는 중요하지 않다.

우선 대본이 좋아서 선택하게 됐다”면서 “편성 부분은 제작사 쪽이 선택하는 것이다. 영화 역시 배급사가 아닌 작품을 중요하게 생각하듯 이 역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채널이 등장하는 요즘, 재미 있고 진실한 이야기라면 시청자들이 찾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호응을 얻으면 개국작으로 공을 세웠으니 좋은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채널A 주말드라마 ‘천상의 화원-곰배령’에 출연하는 유호정도 “영화 드라마를 선택할 때 작품을 기준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제 다른 외적인 것들은 이겨낼 만한 중년배우가 되지 않았나 싶다”며 종편 출연에 대해 언급했다.

윤소이도 지난 11월 29일 열린 채널A 드라마 ‘컬러 오브 우먼’제작발표회에서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하는 심정이 궁금하다”는 질문에 “방송국의 개국 작품을 처음으로 해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한편, 피겨여왕 김연아와 축구영웅 박지성, 대선후보 지지도 1위인 안철수 서울대 교수 등유명 인사들도 종편 개국을 축하했다. 김연아 선수는 TV조선 개국 특집으로 꾸며진 TV조선 9시뉴스 ‘날’에 깜짝 출연해 축하 메시지를 건넸고, 박지성 선수도 인터뷰 영상을 통해 TV조선의 개국을 축하했다. 안철수 교수는 MBN의 개국에 축하 메시지를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톱스타 탤런트들의 종편 참여와 김연아-박지성 등 국민적 영웅들의 종편 축하 메시지로 인해 종편을 적대시하는 좌파세력의 ‘시청거부’ 여론몰이는 더욱 초라해진 양상이다. 일단 첫 단추를 무사히 꿴 종편 4사가 좌파 일색의 방송시장을 개혁하는 데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주년 객원기자  anubis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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