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서 충돌하는 美·中
동남아에서 충돌하는 美·中
  • 정 철
  • 승인 2011.12.07 1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 풍향계/유럽

 
2010년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남중국해는 미국 국익에 필수불가결하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 지역은 중국이 전적으로 자기 영역이라고 주장해왔다. 미국은 공개적이고 자유롭고 투명하고 공정한 법칙에 근거를 둔 질서를 창조하자고 주장한다. 미국은 영토 야심이 없이 여러 나라들과 강력한 동맹관계를 맺고 공동의 선을 위해 노력하는 유일하게 강력한 국가인 것을 강조한다. 2차 대전 이후 미국은 강력한 조정자 역할을 할 경쟁자가 없었다.

일본은 패전 후 미국의 해외기지로 전락했고 중국은 빈곤하고 마오쩌뚱 혁명으로 탈진했다. 오늘날 중국은 잠에서 깨어났고 미국은 이제 세계적 차원은 못 되더라도 아시아에서는 주목할 만한 경쟁자를 갖게 됐다.

지금 미국은 다음 2가지 요건을 갖춘 전략을 추진 중이다.

첫째, 이른바 21세기 통상협정이라고 할 수 있는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이다. 여기에는 아시아의 최대 통상국인 중국이 포함돼 있지 않다.

둘째, 국가안보문제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국방비가 감축돼도 미국의 아시아 진주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언급했다.

지난 10년간은 미국의 국가안보에 대한 최대의 잠재적 위협은 중국보다 급진 이슬람이었는데 이제 이를 마감하려는 듯 오바마 대통령은 그의 해외정책 기구를 재조정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지난 10년 간 동남아시아에 적극적인 공세로 병원, 도로, 학교를 건설했고 이 지역의 여러 국가들과 최대의 교역 파트너가 됐다. 그러나 지난 2~3년 동안 중국의 위협적 발언, 특히 남중국해를 주제로 한 위협적 태도는 동남아 여러 국가로 하여금 미국의 보호 우산을 찾게 했다.

오바마 정부의 해외정책 변화에 중국의 언론매체들은 이는 중국을 ‘봉쇄’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로 지극히 호전적인 환구시보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미군부대 주둔협정을 극렬히 비난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어떠한 구실로도 외부세력은 남중국해 지배를 둘러싼 이 지역분쟁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강경 발언을 하며 클린턴 국무장관의 12월 미얀마 방문계획 등 미얀마에 대한 유화 정책을 경계했다. 중국에는 이것도 이 지역에서 미국이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의지로 간주돼 미래 동남아시아 지역이 미국과 중국의 적대관계의 뜨거운 무대가 될 것임을 예견할 수 있다.

중국의 한 전문가에 의하면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보이는 호전적 태도는 주로 국내적 이유에서 나온다”고 한다. 중국 지도자들이 이웃 나라와 미국에 대해 중국의 성장이 평화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신뢰감을 주기에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중국 군사력의 급성장과 세계무대에서 중국의 힘이 날로 강력해지는 마당에 미국은 중국을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다. 2012년 미국의 대선과 거의 동시에 있을 중국 지도층의 교체로 앞으로 몇 년 간 이 문제는 미국과 중국 양국이 모두 다루기 힘들 것이다. 세력이 강해지는 국가는 그렇지 못한 국가에게 자기네 의도는 순수하다고 설득하기 어렵다.
파이낸셜타임스 11/18와
이코노미스트 11/21 종합 발췌 해설

정리·정  철 객원해설위원
서울대 법대 졸업
전문경영인(삼성·효성그룹 종합상사)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