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와 국가안보
한미 FTA와 국가안보
  • 미래한국
  • 승인 2011.12.21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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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 박사의 전략이야기]이춘근 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연구실장

정상적인 방법을 통한 것은 아니었지만 11월 22일 드디어 대한민국 국회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안을 통과 시켰다. 국회에서 최루탄까지 터트리는 어이없는 국회의원도 있었고, 자신들이 집권할 당시 나라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적극 주도했던, 현재는 야당 의원들의 반대 또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설명하기 힘들다. 그때는 잘 몰랐었기 때문에 찬성했다고 말하며 FTA 반대를 위한 온갖 시위의 맨 앞에 모습을 나타내는 국회의원도 있다. 국회의원이라는 중요한 공직에 있는 사람이 그렇게 말하는 우리나라가 버티고 있는 이유는 애국가가사처럼 ‘하느님이 보우’ 하시기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북한이 아사 직전인 빈곤 상태에서 허덕이는 본질적인 이유를 잘 모른다. 그저 식량 생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굶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 북한이 굶는 이유는 자유주의, 자본주의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 먹을 것이 풍요해서 저마다 살빼기 운동 열풍이 분 지 오래지만 한국은 식량이 형편없이 부족한 나라다. 국민이 먹을 필요 식량의 1/4 밖에 생산하지 못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국 국민들이 살찐다며 먹는 음식물의 양을 조절하고 있을 정도가 된 것은 모두가 우리나라가 택한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의 덕택이 아닐 수 없다. 북한 사람들과 남한 사람들이 다르게 살고 있는 이유는 인간이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 택한 정치 경제 체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 해외 의존도는 100%

우리가 칠레, 유럽에 이어 미국과 FTA를 체결하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나라가 살아온 삶의 방식을 더욱 진전 시킬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무역을 통해 먹고사는 대한민국이 세계 최대의 시작인 미국 시장에 자유롭게 진출하게 되는 것이 미국과의 FTA 체결이다. 미국과의  FTA를 죽어라 반대하는 저 사람들은 놀랍게도 유럽과 칠레와의 FTA를 그토록 심하게 반대하지는 않았다. 우리나라의 수출입 총액은 우리나라의 GDP 전체보다 오히려 더 많다. 즉 우리나라 경제의 해외 의존도는 100% 이상이라고 말해도 될 정도다. 그런 대한민국이 세계 최대의 시장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장치를 갖추게 된 것은 우리 후손들에게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이 세상 인간 만사 중 어느 것도 100%의 이익과 만족을 가져다주는 경우란 없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하는 어떤 일이 100% 손해만 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공존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은 다른 일을 할 시간을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미래한국의 전략이야기 에세이를 읽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이다.

FTA를 체결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떤 나라는 100% 이익을 보고, 또 다른 나라는 100% 손해 본다면 국가들이 무엇인가 약속을 하고 협정을 맺을 일은 없을 것이다.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이익이 되니까 국가들은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다. 한미 FTA를 체결하면 단기적으로는 피해를 보는 곳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미국의 값싼 농산물과 경쟁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공업은 즉각적인 이익을 볼 수 있다. 미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한국 자동차들에 한미 FTA는 날개를 달아주는 일이 될 것이다.

한국의 식자들과 정치가들이 말하기 대단히 꺼리는 것이지만 한미 FTA 체결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식비(食費)를 낮춰준다는 당장의 이익을 제공할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들 중 농사를 짓지 않는 95%는 식량을 사 먹어야 하는 사람들이다. 식량 자급률이 25%도 미치지 못하는 나라가 진정 국민들을 위한다면 식량을 싼값에 수입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미국의 자동차가 관세 없이 수입될 경우 우리나라 자동차회사가 망할 것으로 우려할 필요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값싼 농산품이 무관세로 수입 된다고 우리나라 농업이 붕괴된다고 볼 이유도 없다. 한국 농업은 미국산 싸구려 때문에 망할 것을 한탄하기보다 고급 먹거리 산업으로 변신할 궁리를 해야 한다. 농민들이 그렇게 변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정치인들의 몫이지 농민들과 함께 대책 없는 데모대의 맨 앞줄에 앉아서 구호를 외치는 것이 정치인들의 몫은 아니다.

한·칠레 FTA 이후 우리 포도 농가 건재

한국보다 앞서 의회에서 FTA를 통과 시킨 미국에도 한미 FTA를 반대하는 데모가 있다. 미국 자동차회사 및 다른 제조업 종사자들이 한미 FTA를 반대하는 미국 시민들이다. 자동차회사 직원들의 반대 시위를 보는 다른 미국 시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보통 미국 시민들은 자신들이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더욱 품질 좋고 값싼 자동차를 살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 미국차가 값싸고 품질이 좋은데 누가 외제차를 사겠는가? 그러나 국내에서 생산되는 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는 사정이 다르다.

우리 국민들이 체질과 입맛에 더욱 맞는 우리 농산품을 외면하고 값싼 수입산 만을 고집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는 이미 한.칠레 자유무역을 통해 증명된 사실이다. 칠레 포도주가 쏟아져 들어오지만 우리의 포도 농가는 당당하게 건재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도 한미 FTA를 반대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FTA가 대한민국에 유리하다고 생각해서일까 혹은 그 반대일까? 북한은 1945년 이래 지금까지 66년 동안 대한민국에 유리하고 대한민국이 잘되는 모든 일들에 대해 사사건건 반대해 왔다는 일관성 있는 행태를 보였다. 그렇다면 북한이 이번 한미 FTA 체결을 반대하는 것 역시 FTA가 한국에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 경제력에서는 한국과 게임을 벌일 수 없게 된 북한이, 그리고 이 나라의 종북주의자들이 그토록 한미 FTA를 반대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한미 FTA의 정치군사적 성격 때문일 것이다. 자유무역은 두 나라를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만들며 두 나라가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형성할 경우 두 나라의 안보체제는 하나의 안보공동체로 승격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미 FTA는 기왕의 한미안보협력체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것이며 이는 한국의 적화를 획책하던 북한과 종북세력이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또 하나의 심각한 장애물이 형성됨을 의미한다. 그래서 저들이 그토록 격렬하게 반대하는 것 아니겠는가.(미래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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