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목표는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
‘나꼼수’목표는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
  • 미래한국
  • 승인 2011.12.2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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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나꼼수’ 출연진인 정봉주 전 의원은 TVN ‘백지연의 끝장토론’에 출연해 ‘나꼼수’를 조중동 등 보수언론 대항매체로 설명했다. 이는 생소한 개념이 아니다. 이미 좌파진영에서는 90년대 중반부터 조중동 대항매체 건설을 주요 사업 과제로 선정했다. 그런 관점에서 ‘나꼼수’의 기획자 김어준은 1998년 인터넷신문 딴지일보를 창간했다. 딴지일보는 당시 좌파진영에서 급속히 퍼져나갔던 안티조선의 흐름을 그대로 타며, 조선일보 공격의 최전방에서 맹활약했다.

2002년 10월 대선 직전에는 웹진 서프라이즈라는 칼럼 사이트가 오픈했다. 이 정치 웹진은 철저히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 당선을 위해 기획됐다. 90년대 후반부터 좌파진영에서는 다양한 인터넷매체가 기획됐지만 특정 정당의 후보의 당선을 위해 매체가 창간된 것은 서프라즈가 처음이었다. 필자 역시 이 웹진의 필진 및 대표운영자로 참여했으며 현 김대중연구소의 장신기 연구위원, 수복닷컴의 공희준, 김어준의 저서 ‘닥치고정치’의 인터뷰 대담자 지승호 등도 참여했다.

딴지일보에서는 노무현 집권 이후인 2003년 ‘김구라 황봉알의 시사대담’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개설한다. 주로 노무현 대통령의 반대편에 서 있는 정치인들과 각종 연예인에 대해 무차별적인 욕설로 인신공격하는 내용이었다. 특히 김구라는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온갖 욕설을 퍼붓고 탄핵 주도자들에 대해 인신공격형 노래를 유포하면서 친노세력에 눈도장을 찍기도 했다. 그 이후 김구라는 열린우리당의 총선 압승 이후 정연주 KBS 사장에 의해 ‘가요광장 ’MC‘라는 전리품을 챙기기도 했다.

나 꼼수의 태생과 전략

‘나꼼수’의 포맷이나 기획 목적은 바로 웹진 서프라이즈와 ‘김구라 황봉알의 시사대담’을 섞어놓은 모습이다. 웹진 서프라이즈는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 기획됐고 ‘나꼼수’는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 기획됐다. 다만 논객들의 칼럼이 아니라 ‘김구라 황봉알의 시사대담’처럼 라디오 방송 형식을 취했다.

웹진 서프라이즈에 비해서는 보다 더 대중적이 될 수밖에 없었고, ‘김구라 황봉알의 시사대담’에 비해서는 더 높은 신뢰성을 확보했다. 개그맨들이 아니라 전직 국회의원과 현직 기자 등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꼼수’의 뿌리를 찾아보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져나온 프로그램은 아니다. 좌파진영에서 성공한 모델의 장점을 적절히 결합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보수우파진영에서 쓸데없이 ‘나꼼수’를 따라할 필요도 없다. 각자의 뿌리가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보수우파진영에서는 제대로 간파하기 어려운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웹진 서프라이즈가 오픈되고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웹진 그 자체는 물론 이에 참여한 논객들의 위상도 크게 올라갔다. 그러면서 예기치 않게 정치 권력이 개입하기 시작했다. 문제가 됐던 것은 열린우리당 분당 사태였다. 필자와 장신기 등은 열린우리당 분당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던 반면, 서영석, 공희준 등은 친노세력의 분당 입장을 대변했다. 이에 더 이상 편집 방향을 조정할 수 없게 돼 필자와 장신기 등은 서프라이즈에서 나와 시대소리를 거쳐 정치 웹진이 아닌 정식 언론사인 인터넷신문 브레이크뉴스를 창간하기에 이르렀다.

‘나꼼수’도 ‘딴지일보’도 ‘서프라이즈’도 모두 상대편을 악의 축으로 상정한 뒤 독자들의 분노와 증오를 끓어오르게 해서 세를 모으는 같은 전략을 구사한다. 적이 분명할 경우에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적이 분산된다거나, 하나의 적을 간주하는 데 내부의 의견이 갈라진다거나 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손을 써볼 수도 없을 정도로 무너지게 된다. 실제로 웹진 서프라이즈는 내분 이후 그 영향력은 현저히 떨어졌고 노무현 정권의 어용부대로 전락해 현재까지도 유명무실한 상태이다.

야권진영 후보 경쟁 과열되면 문재인 이외의 세력 ‘나꼼수’에서 이탈할 수 밖에 없어‘나꼼수’의 미래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하다. ‘나꼼수’의 김어준은 분명하게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를 선언했다. 이 때문에 김어준은 벌써부터 그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손학규 대표, 정동영 최고위원 등에 대한 비판을 조금씩 흘리고 있다. 물론 필자의 경우는 김어준의 손학규, 정동영 비판에 대해서 대부분 동의하나 그들의 지지층은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즉 문재인과 손학규, 정동영 등의 경쟁이 시작되면 자연스럽게 ‘나꼼수’의 독자층도 떨어져나갈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정치판 전체로 보면 더 위험한 일들이 도사리고 있다. 문재인은 정통적 좌파라 할 수도 없고 전통적 민주당 노선이라 할 수 없는 애매모호한 친노세력이다. 정치판 한번 잘못 흔들리면 문재인과 친노세력은 노동당의 종북좌파와 전통적 민주당 세력에 의해 포위될 위험에 처할 수 있다. 2004년 총선 이후의 열린우리당이 그랬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는 친노세력이 급속히 몰락하는 시기였다. 이 때 김어준의 딴지일보 역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명맥만 유지했을 뿐이다.

그 점에서 김어준의 부활은 본인의 날카로운 대중적 감각 이외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 이후 부활한 친노세력의 덕이 컸다. 노 전 대통령의 자살 이후 그를 맹비난하던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 멤버들조차 친노로 위장해야 했을 정도로 그의 부활은 야권진영에 엄청난 영향을 줬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나꼼수’에 참여하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이다.

정봉주 전 의원은 당시 대선주자인 정동영 최고위원 측에 줄을 선 뒤 “노 대통령과 이명박 후보 간의 거래가 있을 것”이라는 등의 노 대통령에 대한 온갖 인신공격을 퍼부었던 인물이다. 정봉주 전 의원은 ‘나꼼수’에 참여한 뒤 이에 대한 반성을 했지만 친노세력이 부활하지 않았다면 그가 사과해야 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매체는 해당 인물의 부침에 따라 그 운명이 결정 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나꼼수’의 생명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나꼼수’를 듣는 것보다는 차라리 문재인과 ‘혁신과통합’의 친노세력의 권력투쟁을 파악하는 게 훨씬 빠른 일이다.

문재인은 무능하고 위험한 인물

필자는 김어준과 달리 문재인이야말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에 절대적 책임이 있는 인물로서 다시는 공직에 들어서면 안 되는 무책임하면서도 위험한 인물로 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가족들이 대통령도 모르게 뇌물을 주고 받고 있을 때 민정수석 출신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를 몰랐다는 것은 무능의 극치이며 그 이후에도 반성은 커녕 권력을 잡으러 다시 정치판에 나섰다는 것은 성찰능력이 없는 뻔뻔함의 극치이다. 이런 인물은 무능을 넘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김어준이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것은 선거권을 가진 국민으로서 그의 자유이다. 그러나 최소한 특정인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프로그램을 대서특필하는 언론인들은 스스로 언론이 무엇인지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이미 서프라이즈, 딴지일보 등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한 행위를 또다시 반복하는 것, 문재인과 똑같이 성찰능력이 없는 무능한 언론인들의 자해행위에 가깝다. ‘나꼼수’로 인해 문재인 개인의 몰락이 ‘나꼼수’와 친노좌파 언론 전체의 몰락으로 이어질 고리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미디어워치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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