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프라이머리의 불편한 진실
오픈 프라이머리의 불편한 진실
  • 한정석 편집위원
  • 승인 2012.05.1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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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예비선거는 돈(money)선거, ‘선진형’ 아니다

새누리당에 대선 후보 경선 방식에 대한 갈등이 표면화를 기다리고 있다. 일명 오픈 프라이머리라고 불리는 개방형 국민참여 경선이 그것이다. 지난달 김문수 경기지사가 대권 도전을 선언하며 요구한 것이 바로 오픈 프라이머리였고 그 방식은 완전히 국민에게 개방된 경선방식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완전 국민 경선, 즉 오픈 프라이머리가 당원투표보다 민주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꽤 많이 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완전 개방형 방식으로 경선하는 주는 전체 가운데 27개고 나머지 23개주는 코커스(Caucus)라는 당원 투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27개주의 오픈 프라이머리 방식도 제각각이다. 완전 국민개방형도 있고 당원과의 혼합형도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미국의 대선 프라이머리는 후보에게 직접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를 지지하는 대의원(delegate)을 뽑는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돈들이 대의원 확보에 뿌려진다. 한마디로 미국식 프라이머리 선거가 돈선거라는 것은 상식이다. 미국 대선에서는 정치자금 모금액에 상한선이 없다.

오픈 프라이머리는 사실 미국의 '프로그레시브', 즉 좌파세력의 선동술로부터 창안됐다는 것을 아는 우리 국민들도 드물다. 흔히 party-raiding (정당공략)이라고 하는, 즉 상대당의 강력한 후보보다는 가장 취약한 후보를 라이벌 정당이 조직적으로 지원해서 혼란 상태로 만드는 크로스 오버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문제는 당원들의 의사와는 다른 결과를 만드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미국에선 그런 문제가 종종 언론에 보도되기도 한다.

미국의 양대 정당지지 시민단체들과 정치 세력들은 오픈 프라이머리에서 '파티 레이딩'을 통해 서로 상대당 후보 경선에 참가해 후보들을 흔든다. 그럼으로써 각당 후보들간에 역전에 역전이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사건들이 벌어지고 이벤트가 된다. 정치자금 모금에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 보수적인 공화당의 외곽세력들이 민주당 후보들을 흔들기도 하고 민주당 지지세력들이 공화당 후보들을 흔들기도 하는 것인데 문제는 우리의 경우 과연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얼마나 조직력을 발휘해서 야당의 후보들을 교란시키는 파티 레이딩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아마 그 반대는 상당한 수준에서 가능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한 점에서 완전 국민경선은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국민들과 당원들의 의사가 존중되지 못하는 양상이 발생할 여지가 높다. 물론 우리나라도 야당이 미국의 민주당처럼 헌법안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지하는 세력이라면 오픈 프라이머리를 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지금 우리 야당이 그러한 민주적, 애국적 정치세력인가 하는 질문에는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

북한은 2012년을 자신들의 운명의 해로 여기고 있다. 강성대국의 원년에 그들은 어떻게든 대한민국의 대선 정국에 개입하리는 것은 최근 일련의 사태로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따라서 작금의 현실에서 새누리당의 완전 개방형 오픈 프라이머리는 야당과 특히 종북세력에 의해 보수진영이 놀아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는 것이다.

한정석 편집위원 kalito7@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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