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vs 중국, 미리보는 종합 1위 쟁탈전
미국 vs 중국, 미리보는 종합 1위 쟁탈전
  • 미래한국
  • 승인 2012.07.0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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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개최를 주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대회조직위원회는 모두 국가별 종합순위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는다. 각 종목 우승자와 입상자에게 메달을 수여할 뿐이다. 특정 국가가 금메달을 몇 개 땄으며, 이로 인한 종합 순위가 어떻게 되는지는 고려하지 않는다.

그러나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이 국가들 간 국력을 자랑하는 무대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4년만의 리턴매치, 엇갈리는 전망

구(舊) 소련 붕괴 이후 열린 역대 올림픽 대회 때마다 종합순위 1위는 미국의 차지였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미국이 금메달 44개, 은메달 32개, 동메달 25개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러시아는 금메달 26개, 은메달 21개, 동메달 16개에 그쳤고 독일이 금메달 20개, 은메달 18개, 동메달 27개로 3위였다.

21세기 첫 올림픽이었던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도 미국은 1위였다. 당시 미국의 메달수는 총 92개였으며 금메달 37개, 은메달 24개, 동메달 31개를 각각 획득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도 1위는 미국이었다. 미국은 금메달 35개, 은메달 39개, 동메달 29개로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2위와의 격차는 확연히 좁혀졌다. 전 대회에서 3위였던 중국은 금메달 32개, 은메달 17개, 동메달 14개로 미국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미국과 1위를 다투던 러시아는 금메달 28개, 은메달 26개, 동메달 38개에 그치며 중국에도 밀려 3위로 내려갔다.4년 뒤인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결국 미국은 개최국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중국은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 51개의 금메달을 획득, 사상 처음으로 종합 1위에 올랐다.

베이징올림픽 당시 중국의 독주를 지켜봐야만 했던 미국이 4년 만에 종합 1위를 탈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바스찬 코 2012 런던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이번 올림픽에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종합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했다.

전 이탈리아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국장인 루치아노 바라도 중국이 43개의 금메달을 포함해 총 103개의 메달을 획득해 런던올림픽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82개(금 35개), 러시아는 76개(금 30개)의 메달을 따내 각각 2, 3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그러나 스포츠 통계 전문 사이트인 '인포스트라다'(www.infostradasports.com)에서 종목별 세계 랭킹과 국제 대회 성적을 토대로 올림픽 메달을 전망하는 '올림픽 메달트래커(tracker)'에서는 미국이 금메달 숫자에서 중국을 누를 것으로 전망됐다. 6월초 발표된 메달트래커 집계에 따르면 미국이 금메달 40개로 1위를 탈환하며 중국은 37개로 2위, 러시아는 20개로 3위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상-수영 미국 vs 역도-다이빙-탁구 중국

미국과 중국은 각각 전통적인 메달박스(메달을 많이 따는 종목)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육상과 수영에서 세계 최강이며, 중국은 역도와 다이빙 및 탁구 등의 종목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미국은 수영에서 2011년 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 5관왕인 라이언 록티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 8관왕인 펠프스를 앞세워 최소 10개 이상의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남자 수영에서 8개 가량도의 금메달을 확보한 뒤 여자종목에서 4~5개를 추가, 10여개의 금메달을 수확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육상에서도 미국은 최소 10개의 금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2011년 8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당시 미국은 12개의 금메달로 종합성적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어, 올림픽에서도 10개의 금메달은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어 테니스, 농구, 배구 등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 온 구기종목에서 올림픽 막판에 3~4개의 금메달을 추가함으로써 중국을 따돌리고 1위를 굳히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맞서는 중국은 역도와 다이빙 등 전통적 메달박스와 탁구-배드민턴 등 일부 구기종목에서 메달 사냥에 도전한다. 2008년 8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던 역도에서는 그에 버금가는 메달 수를 노린다.
중국이 세계 최강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다이빙에서는 8개 전종목 석권에 도전한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추격이 거세지만 중국이 대부분의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중국 선수들이 세계 1,2,3위에 모두 랭크돼 있는 탁구에서도 중국의 금메달은 확실시된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이 메달박스에서 순조로운 금메달 수확에 성공할 경우 종합 1위의 향방은 양국간 맞대결이 벌어지는 종목에서 판가름이 날 수도 있다.

한-러 선전 여부도 종합 1위에 직접적 변수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소련은 무려 55개의 금메달로 종합순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2위는 동독(37개)이었고, 미국(36개)은 3위에 그쳤다.

재미 있는 부분은 당시 소련의 메달박스였던 종목들이 현재 중국의 메달박스와 중복된다는 점이다. 소련은 역대 올림픽 때마다 체조, 역도, 사격 등에서 금메달을 무더기로 땄다. 예컨대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소련은 역도에 걸린 10개의 금메달 중 6개를 획득했으며 체조에서는 19개 중 무려 15개를 차지했다. 사격에서도 13개의 금메달 중 4개를 따냈다.

이는 놀랍게도 중국이 현재 강세를 보이고 있는 종목들과 유사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중국은 체조에서만 18개 중 11개의 메달을 따냈고 사격에서는 15개 중 5개, 역도에서는 15개 중 8개를 획득했다. 따라서 중국이 런던올림픽에서 종합순위 1위를 지켜낼지 여부는 러시아 등 구 소련 국가들이 과거 자신들의 메달박스였던 이 종목들에서 중국의 메달수를 얼마나 잠식해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한국 대표팀도 몇 개 종목에서 중국과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어 미·중의 종합 1위 경쟁이 접전 양상으로 갈 경우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이 최근 올림픽 때마다 메달을 독식해 온 탁구에서는 남녀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만리장성에 도전한다.

한국의 강세종목인 배드민턴 역시 중국과 경합하고 있다. 남자복식 세계랭킹 2위인 이용대-정재성 조는 최근 국제대회에서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의 차이원-푸하이펑 조를 최근 연파하는 등 상승세다. 이외에 진종오가 10m 공기권총에서 올림픽 2연패에 나서는 사격과 사재혁-장미란이 2연패에 도전하는 역도 및 최근 전력이 급상승한 여자유도에서도 한국 대표팀은 중국의 메달박스를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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