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현상이 4대강 사업 때문이라고?!
녹조현상이 4대강 사업 때문이라고?!
  • 한정석 편집위원
  • 승인 2012.08.1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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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녹조라떼 쇼’의 진실

좌파진영의 ‘쇼타임’이 또다시 도래했다. 여름 이맘때가 되면 벌어지는 4대강 ‘쇼쇼쇼’의 올해 레퍼토리는 ‘녹조라떼’다. 시중에서 히트한 음료상품 녹차라떼를 최근 낙동강 등에 번진 녹조현상에 빗댄 신조어다.

지난해는 그 많은 비에도 4대강에 홍수가 나지 않아 ‘참패’했으나 올해는 설욕하겠다는 저들의 굳은 다짐(?)마저 엿보인다. 그러나 녹조라떼는 ‘참신한’ 선동 아이디어이기는 하지만 역시 진실을 담보하지는 못했다.

“일단 녹조는 물이 흐르는 곳에는 절대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낙동강 본류에는 물을 가로막는 댐이나 보나 이런 것들이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흘러갔어요. 그리고 그 낙동강에는 하얀 모래가 낙동강 바닥을 뒤덮고 있고, 그 위에는 수초가 나 있는 아주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강이었습니다. 이런 강에서는 녹조가 낄 이유가 없죠. 그런데 4대강 사업을 하면서 강바닥을 다 파내고요. 수심이 깊어졌습니다. 그 다음에 낙동강에는 8개의 보가 만들어졌습니다.”

지난달 25일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임희자 사무국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임 국장의 주장은 낙동강의 보 설치가 강의 흐름을 막아 녹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그의 주장은 진실일까? 다음의 기사를 보자.

[속보] 서낙동강 녹조, 낙동강 본류까지 확산
최근 서낙동 일대에서 발생한 녹조류가 낙동강 본류까지 확산되면서 부산지역 상수원을 위협하고 있다. 5일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2일 낙동강 본류인 화명정수장 부근의 수질을 조사한 결과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가 ㎖당 5천세포 이상 발견돼 물색깔이 녹색으로 변하는 등 녹조류의 이상 번식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1996. 8. 5. 연합뉴스 中)

보 설치 안한 태화강, 북한강 녹조는 왜?

‘1996년’ 연합뉴스는 낙동강의 녹조가 갈수기와 고온상승으로 인해 하류에서 본류로 번지고 있다며 그 대책을 촉구하는 보도를 냈다. 당시에는 낙동강에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보도 없었고 낙동강은 환경운동연합이 말하는 그대로 ‘하얀 모래에 수초가 아름답게 떠 있는’ 강이었다. 낙동강 녹조 사례는 그 이후에도 보도된다.

‘강마저 녹조현상...’(한겨레 1997. 9. 3.), ‘낙동강 녹조확산’(조선일보 2001. 6.8.) 등의 기사가 바로 그것이다. 4대강 사업 이전에도 수온이 상승하고 일조량이 증가하는 시기에는 낙동강, 한강하류지역 등에서 조류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왜 환경운동연합은 거짓말을 동원하고 있는 걸까.

환경운동연합과 일부 좌편향 매체들은 낙동강 녹조원인을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보 설치로 주장한다. 이 보 때문에 유속이 느려지고 이에 햇빛과 부영양화로 인해 녹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으로는 왜 4대강 사업으로 보가 설치되지 않은 태화강과 북한강에서도 이번에 녹조현상이 발생했는지 설명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일단 올해 여름의 고온과 가뭄의 정도가 어느 정도였는지 비교해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9일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조류번무현상 해석-가뭄과 고온 탓만이 아니다’라는 자료발표를 통해 ‘7월 상순~중순 전국 강수량 증가로 하천유량이 오히려 증가했고 7월 평균기온은 작년보다 0.4℃ 높은 수준이며, 평년보다는 1.0℃ 높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김좌관 교수의 이러한 데이터가 환경단체들의 주장에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사실만 놓고 보면 과연 낙동강의 녹조가 고온, 가뭄현상 때문인지 의심이 간다. 본지 <미래한국> 취재진이 이를 조사해 본 결과는 김 교수의 주장에 문제가 있었다. 다시 말해 김좌관 교수가 설정한 전국 강수량 증가 데이터는 7월 1~20일 경까지의 강수량 데이터였다. 문제는 지금의 녹조현상을 보려면 그 이후의 강수량 데이터가 어땠냐는 것이다.

본지 취재 결과 지난 7월 20일 장마를 끝으로 8월 8일 현재까지 강수량은 예년의 5%에 불과했다. 즉 2012년 7월 20~8월 8일까지의 강수량은 7.9mm로 평년(152.4mm)의 5% 수준이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극심한 가뭄상태였다.

이와 함께 일조시간을 살펴봤다. 일조시간은 광합성을 하는 남조류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일조시간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서울은 3.6배, 낙동강은 2.4배나 높았다.

즉, 예년에 비해 올해 낙동강은 7월 장마 이후 지난해의 5%에 불과한 강수량과 2.4배나 높은 일조량에 노출됐던 것이다. 이러한 특별한 상황은 왜 보가 설치되지 않은 태화강과 북한강에서도 녹조가 발생하는지를 설명해 준다.

편향된 데이터와 편향된 보도의 목적은?

김좌관 교수는 또 낙동강 수질측정 결과 2012년 3월 14~15일 Chl-a데이터를 통해 강정지역의 보부터 조류가 증가함을 근거자료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마치 서로 다른 사람의 키와 몸무게를 비교하는 오류라는 지적이다.

단 3일간의 데이터, 그것도 지금과 같은 7~8월이 아닌 3월경의 데이터를 가지고 보 유역의 녹조증가가 보 때문이라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인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언론매체들도 전화 한 통화면 확인할 수 있는 사실조차 환경단체들의 제보와 보도자료에 의존해서 오보를 남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예로 지난 8일 연합뉴스는 ‘구미 취.정수장에는 남조류나 클로로필a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가 없어 구체적으로 남조류가 얼마나 발생했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어처구니없는 것은 구미 취.정수장의 물은 식수가 아니라 공업용수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남조류나 클로로필a를 측정할 이유가 없었다. 간단한 확인도 거치지 않은 오보들이 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혐오스러운 것은 8월 4일자 한겨레신문에 보도된 ‘간질환 유발, 치명적인 독성물질 대구까지 올라왔다’였다. 신문은 보도에서 ‘지난 6월 창녕함안보에서 다량 발생한 조류가 합천창녕보를 넘어 대구시 달성군 일대까지 확산되었다’며 이를 ‘낙동강 보 건설 때문‘인 것으로 주장했다.

하지만 검사 결과 이 지역의 보 설치 인근 지점의 최근 3년간(2007-2009년) 상반기와 금년 상반기 chl-a 수질을 비교한 결과, 예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나 보 건설로 인해 조류가 더 발생했다고 단정할 근거가 없었다. 대선에서 특정 정파를 지원하기 위한 편파 보도였다고 밖에 볼 수 없다는 점에 씁쓸할 뿐이다.

한정석 편집위원 kalito7@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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