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바라는 차기 대통령
국민이 바라는 차기 대통령
  • 미래한국
  • 승인 2012.09.2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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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각 편집고문·고려대 명예교수

국민의 삶에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은 바른 정치철학과 식견을 갖춘 지도자이다. 부존자원과 국민의 의식수준 등 국가의 하부구조도 중요하지만 훌륭한 인격, 사상, 철학을 가지고 장단기 국정비전을 펼칠 수 있는 바른 판단력, 결단력 그리고 통솔력을 갖춘 지도자가 제일 중요하다. 이스라엘이나 싱가포르 등 작은 나라의 힘은 천연자원의 풍부함이 아니라 훌륭한 지도자의 국민응집능력에 있음을 보아왔다.

능력 있는 한 사람의 지도자와 그를 중심으로 뜻을 같이 하는 지도체제가 국정을 책임지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흥기와 쇠퇴가 뒤바뀔 수 있음을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

최근 우리의 인접국인 중국의 역사는 모택동의 홍위병 통치하의 암울했던 억압과 빈궁의 시절과 등소평의 개방정책 도입 이후에 진행되고 있는 놀라운 성장 변화를 잘 대비해 보여주고 있다. 동일한 지리적 영토여건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지도자가 어떤 정치철학으로 어떻게 국정을 운영하느냐에 따라서 그 국가의 시대적 상황과 국운은 달라진다.

지난 60여년 지리적 분단 상황에 처해온 남북한의 극명한 발전상의 차이에서뿐만 아니라 대통령을 10여 차례 바꿔 온 우리 남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흐름 속에서도 시대별로 큰 차이를 이루며 오늘에 이르렀다.

분명한 것은 훌륭한 선장을 모셔야 국민 모두를 실은 배가 좌초당하지 않고 바른 항해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도 여전히 대한민국호(號)의 진로에는 태풍이나 암초가 많이 예상된다. 그중 중요한 정치, 경제, 사회적 문제들을 중심으로 들면 대외적인 것과 대내적인 것들로 구분할 수 있고 또 국내외 문제들도 거시적인 것들과 미시적인 것들로 나눠 생각해볼 수 있지만 크게 중요한 몇 가지만을 초점으로 우리에게 바람직한 지도자상을 보기로 한다.

훌륭한 선장이 바른 항해를 한다

첫째는 수년 내에 닥칠 남북한 통일 또는 정치적 군사적 충돌 발생의 경우 대통령이 되고자하는 지도자가 어떤 정치적 철학과 국가관을 가지고 준비하고 대처하느냐는 대단히 중요하다.

지도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로의 한반도 통일을 준비하고, 그에 대응할 가장 적절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통일을 준비하는 지도자는 현재의 국가안보에 대한 고도의 전문성과 식견 그리고 현명한 판단력을 지녀야 한다. 국내외 안보환경 변화를 바르게 인식하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둘째, 국내외적으로 경제여건은 상당기간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국민경제의 안정을 유지할 방법과 식견을 갖춘 지도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대외교역 확대 경쟁이나 새로운 기술제품 관련 무역전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저개발국들 대상 자원개발협력 개척을 위해서도 더욱 성숙한 대응이 필요하다. 자원개발대상국들과의 상생을 모색하는 윈-윈 경제외교정책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셋째, 계층과 세대 간, 그리고 이념적으로 심각하게 분열돼 있는 갈등구조의 한국사회에 적절한 공통분모를 대입하고 여과시켜 화해와 협력 분위기로 통일시킬 수 있는 방안과 정책연구가 긴급하게 요청된다. 이러한 때 희망이 담긴 정치 포부 제시를 통해 흩어지고 찢어진 국민들의 마음이 공감대를 형성하며 상호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고민할 줄 알아야 한다.

공통희망의 제시가 연속적인 충격요법이어도 좋다. 그러나 그 희망은 실현 가능성을 담은 약속이고 그 약속대로 하나하나 이루어져 모든 국민계층의 기대를 충족시켜나갈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사회 저소득층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그들에게 교육과 사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해줘야 한다. 중요한 것은 무상으로 빵을 제공해주기보다는 빵을 생산하는 방법과 기술을 제공해주는 정책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요즘 회자되는 소위 동반성장정책의 초점을 대기업의 활동영역을 제한해 중소기업에게 나눠 주려는 비대칭적 선심정책에 둔다면 이는 중소기업을 살리는 정책이 아니라 오히려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소멸시키게 될 것이다. 기업 간 업종영역의 비효율적 비경쟁적 분할정책의 강제적 도입보다는 중소기업이 국내외 시장에서 비교우위를 가지고 경쟁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 영역을 개발케 하고 중점보조지원을 해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써야 한다.

평등화보다는 빈곤 탈출의 기회 제공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고정된 관념으로 약한 자는 경쟁능력이 없다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철학을 가질 때 작은 규모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사업과 아이디어 영역은 얼마든지 있는 법이다. 인간사회심리는 전통적으로 가진 자는 심술궂은 놀부요 도둑이고, 가지지 못한 자는 심성이 고운 약한 흥부로 보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 물질적으로 부를 많이 축적한 사람들 중 정직하지 못한 수단과 방법을 써온 자들이 많음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직한 기업인들에게 이윤 동기를 약화시키는 방향의 여론몰이 즉, 부자=도둑이라는 등식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근성에는 전통적으로 가난한 자를 동정하는 마음을 갖는 반면 부자를 질시하고 경멸하는 마음을 갖는 속성이 있다. 정직한 이윤 동기와 보다 많이 가지려는 인간 본질적 욕망을 억누르는 정책을 쓰면 종국에는 우리 모두 거지와 게으름뱅이의 세상으로 몰락한다.

나라를 통치할 대통령은 이러한 사회 심리적 문제들을 바로 이해하고 분별하는 지식을 갖춘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가난한 계층에게 교육과 빈곤 탈출을 위한 기회를 넓혀주는 정책을 펴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개인의 노력과 능력과 관계없이 모두 평등한 생활수준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은 창의력과 경쟁력을 말살시켜 한 국가는 물론 인류 전체의 발전을 막는 일이나 다름없다. 평등이란 누구에게나 도전해 볼 기회가 차별 없이 주어진다는 의미일 뿐, 각자에게 생산성과 관계없이 동일한 임금이 주어져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정치는 모두를 평균적으로 가난하게 만들기보다 각자가 능력과 노력에 따라 현재보다 더 자유와 평화를 누리며 잘 살게 되도록 이끄는 작업이다. 모두를 갈등으로 끌어내리기보다 모두를 협력을 통해 높은 곳을 향해 끌어 올리는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

끝으로 훌륭한 지도자란 연령이나 성별 학력에 관계없이 각계로부터 적재적소의 능력 있는 인재를 발굴하고, 국민을 이해시키며 국가정책에 국민적 합의와 응집력을 이끌어낼 막중한 지도력과 임무를 책임지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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