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원 사망이 누구 책임인가
중국선원 사망이 누구 책임인가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2.10.18 14: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법조업에 대한 합법대응에 항의하는 이상한 나라 중국

지난 16일 우리 영해에서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인 선원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중국이 정부 차원의 항의에 나섰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주한 중국대사관은 이미 공고를 통해 “한국 해경의 폭력적인 법집행이 우리 어민의 사망을 초래한 것에 대해 한국에 강렬한 불만과 항의의 뜻을 전했다”며 “엄정하게 사건을 조사해 빨리 중국에 조사와 처리 결과를 통보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통보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외교부와 주한 중국대사관은 한국에 엄정 항의하면서 공정하고 책임 있는 조사를 통해 사건 원인을 철저히 밝혀내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이 폭력적인 법 집행을 중단해 유사 사건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방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우리 해경은 중국 선원들에게 실탄을 발사하지 않았으며, 비살상 무기인 고무탄을 발사해서 제압을 했다. 우리 측으로서는 최대한의 배려를 한 셈이다. 중국 선원들의 불법 조업과 폭력행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생명을 해치지 않게 하려고 고무탄을 쓴 것이기 때문이다.

쇠톱, 도끼 들고 해경 공격한 中 선원들

특히 사망한 장수원(張樹文·44) 씨를 비롯해 중국 선원들은 애초부터 목포해경의 검문검색에 살상 목적의 흉기를 들고 격렬하게 저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목포해양경찰서(서장 강성희)는 17일 사망한 중국인 선원 장 씨가 검문 요구에 불응, 흉기를 휘두르며 저항하다 단속 해경이 발사한 고무탄 5발 중 한 발을 맞았다고 밝혔다.

해경은 이 같은 장면이 담긴 현장 영상을 확보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찍은 5분짜리 채증 영상에 이들이 해경에게 칼, 쇠톱, 쇠파이프, 도끼 등을 들고 격렬하게 저항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에 해경 측은 "불법조업과 폭력적 저항 및 도주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법을 집행해 나간다는 불관용의 원칙을 고수한다"며 "흉기를 들고 저항한 대부분의 선원들은 재발 방지 차원에서 구속 수사 등 엄정하게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해경은 지난 17일 압송한 중국선적 93t 요단어 23827호(주선) 선원 11명과 23828호(종선) 선장, 기관장 등 모두 14명에 대해 이틀째 밤샘 조사를 벌여 이들의 혐의를 대부분 입증했다.

해경은 이들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해경은 앞으로도 우리 해역에서 흉기를 들고 단속을 방해하는 불법 조업에 대해 강력하게 처벌하겠다는 방침이다.

참고로 지난 2008년 9월에는 목포해경 박경조 경위가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을 검문하다 선원의 흉기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서해 소청도 앞바다에서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을 단속하던 해경 이청호 경장이 중국 선장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최근 5년간 단속 중 부상을 입은 해경대원도 38명이나 된다. 따라서 만일 우리 해경이 고무탄을 발사하면서 진압에 나서지 않았더라면, 어떤 불상사가 생겼을지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中 불법 조업 단속하다 5년간 우리 해경 39명 사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먼저 폭력을 행사한 자국 선원의 죽음과 관련해 우리 측에 항의를 하고 있는 모습은 비정상적이다. 우리 해경 입장에서는 도끼와 쇠톱을 들고 덤벼드는 중국 선원에 대해 인명살상의 위험이 있어 고무탄을 쏘면서 합법적인 대응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이 이에 대해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공무 집행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노골적인 내정간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지난 7월 러시아 영해에서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에 대해 러시아 당국은 함포와 총기를 사용해 진압했고, 이 과정에서 중국 선원 1명이 실종된 바 있다. 당시 중국은 러시아에 별다른 항의를 하지 못했다.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전형적인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선원의 사망 원인이 고무탄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강성희 목포해양경찰서장은 17일 사망 원인으로 제기됐던 고무탄에 대해 “국내·외를 불문하고 사망사고가 발생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해경이 사용한 고무탄은 전형적인 비살상무기로, 지름 4㎝이고 무게는 60g이다. 유효사거리는 최대 30m이나 제압효과가 없어 해경 내부 지침으로는 8~10m거리에서 쏘도록 돼 있다. 강 서장은 "조만간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터넷에서는 중국 선원들이 사망자인 장 씨를 고의적으로 살해한 뒤 우리 해경에게 덮어씌운 게 아니냐는 음모론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시민단체인 ‘자유주의진보연합’은 17일 성명을 내고 “중국 선원이 사망한 것은 무척 안 된 일이지만 오히려 사과를 해야 할 측은 중국”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최소한의 개념과 양심이 있다면 중국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사죄해야 한다”며 “우리 영해를 불법으로 침범해서 허가되지 않은 조업을 하는 건 명백한 침략행위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중국 정부는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고 있을 게 아니라 자국 어민들의 불법 조업부터 철저히 단속하라”고 덧붙였다. (미래한국)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