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20대는 누구인가?
대한민국 20대는 누구인가?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3.01.22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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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그들의 정치 성향


제18대 대선 당시 20대 유권자들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2012년 12월 19일 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 문재인 후보는 20대에서 65.8%의 득표를 얻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33.7%)에 두 배 가까이 앞섰다.

20대가 좌파 후보에 몰표를 던지는 추세는 지난 2002년 대선과 판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지역 출구조사 결과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20대에서 33.9%의 지지를 얻어 노무현 후보(60.3%)에 두 배 가까이 뒤졌다. 경기도에서도 노무현 후보가 20대로부터 66.4%의 지지를 얻어 이회창 후보(27.2%)를 압도했다.

다만 2007년 대선에서는 20대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몰표’를 던졌다. 출구조사 결과 20대의 46%가 이명박 후보에게 투표했으며 정동영 후보는 19%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그러나 안보 관련 이슈로 오면 20대의 여론은 다소 달라진다. 단순히 20대를 ‘좌파성향’이라고 규정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미다.

지난 2010년 12월 21일 국방부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맞서 서해 사격훈련을 강행한 바 있다. 북한 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까지 나서 사격훈련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중단하라고 협박했지만 우리 영해에서의 군사훈련은 주권국가로서 당연한 조치였다.

안보 이슈에선 20대 여론 달라져

이에 대해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는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조사 결과 ‘사격훈련을 계속 해야 한다’는 의견이 66.6%로, ‘사격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26.2%)보다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20대의 경우 사격 훈련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76.2%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50대 이상이 68.7%, 40대가 65.2%, 30대는 57.3%로 조사됐다.

당시 리얼미터 관계자는 “최근 해병대 지원율이 높아져서 주목을 받고 있는 20대가 사격훈련을 계속해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다”며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인해 민간 피해가 컸던 만큼 군의 사격 훈련에 높은 지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바 있다.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서도 20대들의 생각은 우측에 가까웠다.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이 지난 2010년 10월 19일 발표한 ‘연례 현안 여론조사 2010’에 따르면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본 응답자는 전체의 68.7%였다. 이들 중 20대에서는 62.1%가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이라고 응답했다.

20대 유권자들은 연평도 포격 직후 대북 강경책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2010년 11월 30일, 12월 1일 양일간 동아일보와 코리아리서치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김정일 체제 유지에 도움 되는 어떤 지원도 반대한다’고 답변한 20대(43.5%)가 전 연령대(30대 35.0%, 40대 32.9%, 50대 이상 35.0%) 중 가장 높았다. 북한 독재체제에 대해 강경한 20대들의 인식을 보여준 것이다.

안보불안 해법을 묻는 질문에도 당시 20대 유권자들 중 61.2%가 ‘강력한 대북 제재를 통해 북한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답했다.

反 전교조 표심 드러낸 20대

제18대 대선과 동시에 있었던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는 20대 유권자들의 ‘反종북’ 정서가 재차 확인됐다. 당시 선거를 앞두고 교육감 선거 여론조사에서 이수호 후보 경력에 ‘전(前) 전교조 위원장’을 넣으면 지지율이 확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 후보의 다른 경력을 소개하면 문 후보를 앞서는데 ‘前 전교조 위원장’으로 소개하면 문 후보에게 크게 뒤지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출구조사 결과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20대들 중 상당수가 이수호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문용린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이 후보(41.6%)보다 문 후보(48.4%)에게 훨씬 많은 표를 던졌다. 반면 서울의 30대는 서울시교육감 선거(문 후보 41.1%, 이 후보 51.0%)와 대선(박 후보 29.3%, 문 후보 70.5%)에서 야당 성향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수호 후보의 전교조 위원장 경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2012년 12월 6일 서울시 교육감 후보들의 TV 토론에서 문용린 후보는 전교조 교사의 시국선언, 민노당 가입 등을 예로 들며 “공교육 활성화의 가장 큰 장애는 전교조 교사”라고 했다.

그러자 전교조 위원장 출신인 이수호 후보는 “전교조는 참교육을 위해 교사들이 희생하면서 나선 단체”라며 “3월 신학기에 전교조 교사가 담임이 되면 학부모들이 정말 좋아한다”고 반박했다. 이 발언은 이수호 후보의 과거 경력과 맞물려서 20대 유권자들의 반감을 불러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

6·25 등 역사문제엔 지식 부족

다만 20대의 전반적인 反종북-反전교조 추세와는 별도로, 6·25 남침 등 대한민국 현대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식이 다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보훈처가 종전 60주년을 앞두고 최근 국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25전쟁을 인지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알고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89%에 달했다.

그러나 20대에서는 ‘모른다’는 응답이 23.2%로, 50대의 6.7%보다 4배 가까이 높았다. 같은 질문에 ‘모른다’는 응답이 30대 응답자의 경우 7.8%, 40대 7.7%, 60대 이상 9.7% 등으로 10% 이내인 것과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였다. (미래한국)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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