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해저터널 得일까 失일까
한일해저터널 得일까 失일까
  • 한정석 편집위원
  • 승인 2013.02.01 09:2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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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공동체 위한 발판 vs 일방적으로 일본에 유리


인력거꾼 김첨지는 아침부터 운수가 좋았다. 초장 마수걸이로 30전 거리 손님을 연거푸 태우더니 마지막엔 1원50전 짜리 손님을 태우고 달려서는, 그날 하루 30원의 큰 돈을 번 것이다.

현진건의 1920년대 소설 ‘운수 좋은 날’에 주인공 김첨지의 행운은 어쩌면 멀지 않은 미래에 부산 택시기사 박 씨에게도 일어날지 모른다. 부산에서 큐슈까지 128km 해저터널로 장거리 택시 손님을 받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하지만 소설속의 김첨지가 그랬듯이 부산 택시기사 박 씨의 운수가 꼭 좋다는 보장은 없다.

지난 22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는 ‘100년 가약’이나 다름없는 한일해저터널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한 민간단체의 정기총회가 열렸다. 한일터널연구회(공동대표 서의택, 이용흠)가 바로 그 주인공. 이날 총회에는 회원과 각계인사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총회에 참석한 권태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의 특별강연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동북아를 하나로 묶고 철도를 통해 유럽까지 이어주는 한일해저터널은 북한의 도발을 막고 한반도의 평화를 도모하는 일이며 100년, 200년 후 한국을 세계의 물류중심지로 만드는 꼭 필요한 사업입니다.”

이렇듯 비장한 각오를 다짐하는 한일해저터널 추진위지만 사실 여러 번의 고비를 넘겨야 했다. ‘경제무용 및 일방적 일본 편익론’이라는 만만치 않은 반대 주장 때문이었다. 한일해저터널에 대한 찬반 입장은 한 치의 양보가 없다.

찬성: 북한개방과 동아시아의 번영 약속

한일해저터널에 찬성하는 측의 주장은 아시아 역내의 교역증가에 주목한다. 아시아는 EU, NAFTA 등과 같은 경제 통합체와의 경쟁을 위해 ‘아시아 경제 공동체’의 필요성에 놓여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아시아의 중핵 지역인 동북아는 주요 구성국인 일본이 섬나라로서 대륙과 분리돼 있고 한국은 남북한 분단에 의해 사실상 지리적으로 고립돼 반도국가로서의 지정학적 이점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된다.

무엇보다 한국이 동북아지역의 중심지에 위치해 관련국들의 경제적 통합과 물류망 구축에서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럼에도 한국은 제 역할을 못했다는 주장이다. 즉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 경제대국이자 섬나라인 일본과의 사이에서 한국은 중계지로서 실패했고 러시아, 몽골 등의 동북아 구성 국가 간 지리적 근접성도 확보하지 못한 현실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일해저 터널을 통해 일본과 연결하고 이를 다시 중국과 유라시아와 연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개방도 요구된다.

한일해저터널 찬성 측은 이와 같은 관점에서 한일해저터널 건설 논의는 유효하며 충분한 전략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한일 간에 해저 철도터널이 건설될 경우 한국이 누리게 될 것으로 기대되는 경제적 편익은 일본의 그것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점이 찬성 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입장은 무엇보다 한국 측의 준비부족과 한일해저터널의 경제성 부재를 지적한다. 한일해저터널의 개통으로 인해 동북아를 묶는 경제권의 탄생을 예견하지만, 우선 그 당사자가 되는 것은 역시나 한·일 양국이라는 점이 지적된다.

협상을 할 때도 두 당사자 중 어느 한쪽의 이익이 커질 때 그것을 불공정 협상이라고 하는데 해저터널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것. 일본의 경우 1980년대부터 이루어진 연구를 통해서 해저터널의 개통에 의해 생기는 이익과 손해에 대한 계산이 이미 끝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제 겨우 논의가 시작되는 수준이며 이에 관한 연구 및 자료는 부실하기 짝이 없다. 일본 측의 자료만을 믿고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반대: 비경제성과 일본에게만 유리

아울러 반대 주장은 부산항이 쇠퇴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한일해저터널은 대륙간 철도의 개통을 전제로 한 상태에서 진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한일해저터널이 대륙간 철도와 함께 개통될 경우를 상정해 보면 출발지는 유럽이 될 것이고 그 종착지는 일본이 된다.

부산의 경우는 그저 열차가 통과하는 경유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태평양에서 대륙으로 들어오는 화물의 경우 부산항에 기착하기 보다는 일본의 항구에 기항해 화물을 내리고 그 화물을 열차를 통해서 실어 나를 수 있게 된다. 이는 허브항구로 발전하려는 부산항으로서는 악재로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또 국제해상여객과 항공운송업의 위축 가능성도 지적한다. 철도를 통한 운송이 시작된다면, 현재 한국과 일본 양국을 연결하는 해상운송 및 항공운송의 규모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

유로터널의 개통으로 인해 영국과 프랑스 양국에서 도버해협의 운송을 독점해 오던 페리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페리 및 관련 항만업에서 약 5만5,600명 정도 고용감소가 유발된 것으로 조사 결과 추정됐다고 한다. 과연 한일해저터널이 이를 상쇄해 줄 수 있을 것인가가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다.

물론 이러한 논의는 민간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일 뿐이다. 국가적 프로젝트로 공식 논의된 바도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 한일해저터널은 그렇게 오래 포기되지 않고 끈질기게 논의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일까. 여기에는 사실 오래된 사연이 있다.

한일해저터널에 대한 최초의 발상은 일제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9년 일본 국철의 감찰관이었던 토우모토는 <중앙아시아 횡단철도 건설-세계 평화에의 大道>라는 책에서 한일간 해저터널구상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군국주의 일본은 이른바 대동아 공영권 구상 실현을 위해 5개의 해저터널을 통해 일본 본토와 사할린, 극동 러시아, 만주, 한반도 등을 연결하는 순환철도망을 계획했던 것.

하지만 그러한 일본의 계획은 2차대전 패망으로 중단됐다. 그러다가 90년대 후반 유라시아 철도네트워크 건설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다시 한일해저터널 건설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2000년 9월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는 아시아 유럽 정상회담(ASEM)에서 “한국과 일본을 잇는 해저터널을 만들어 ASEM철도로 이름을 붙이자”고 언급했고,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 노태우,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이 일본 측에 해저터널 건설을 제의하면서 이 문제는 양국간의 관심 사항으로 떠올랐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의 연장선상에서 한일해저터널을 경의선 복원사업 등과 연계하려는 꿈의 구상에 집착하기도 했다.

김대중 - 노무현 정부 비상한 관심 보여

그러한 와중에 한일해저터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하는 민간 연구가 나왔고, 경제성 분석 결과 한일해저터널 건설사업이 건설투자비에 비해 약 2배 정도의 사회적 순이익을 창출할 수 있고 한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약 54조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했다. 이러한 논의는 매우 고무적인 것이었다.

2003년 3월 김혁규 당시 경남지사가 거제 지세포와 일본 쓰시마가 최단거리로 연결되는 입지적인 여건을 갖추고 있고, 거제가 물류 처리의 중심에 위치한다는 점을 들어 해저터널과 관련한 자료수집과 타당성 조사를 지시하면서 한일해저터널의 논의는 보다 탄력을 받기 시작한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도 2003년 고이즈미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에 대해 공식 언급한 바도 있다.

하지만 2003년 한국교통연구원 등이 실시한 타당성 평가에서 한일해저터널이 ‘타당성 없음’으로 결론나면서 한일해저터널 논의는 직격탄을 맞았다. 최성호 경기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비용편익분석 결과가 1 이상이면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보는데 한일해저터널은 아직 비용편익분석에서 1 이하가 나온다”고 밝혔던 것.

당시 교통연구원의 연구는 일본 측이 제시한 자료에 근거한 연구로 제한됐는데 부산과 거제도를 출발하는 3가지 노선을 검토해 노선이 짧은 C안을 상대적으로 양호하다고 지적했으나 거제지역에 대한 철도 진입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 제기됐다.

아울러 모든 노선에 경제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교통개발연구원 측에서는 해저터널이 생길 경우 쓰시마가 육상, 해상, 항공 교통이 연계되는 국제 물류 중심기지가 될 가능성이 증가할 것이라는 이유로 부정적으로 보았던 것이다.

이렇듯 정부 유관기관의 부정적 평가로 인해 한일해저터널 논의가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무렵 이영탁 세계미래포럼 이사장(전 국무조정실장)이 대반격에 나섰다.

그는 “큰 국가적 사업은 경제적 타당성을 갖추기가 어렵다”며 “경부고속도로나 포항제철 등도 경제적 타당성이 없어 외국에서 지원을 거부했지만 지금은 우리를 먹여살리고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러한 경제적 타당성 문제를 뛰어넘는 추진론의 배경에는 사실 한일해저터널에 대해 우리보다 일본이 더욱 적극적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일본으로서는 쉽게 포기할 수 없는 프로젝트라는 이야기다.

일본은 지난 81년부터 학계를 중심으로 한일해저터널 건설계획을 추진해왔고 한국과 일본에 국제하이웨이연구회와 일한터널연구회를 각각 설립, 해저터널 예상노선에 관한 지질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10년간 1000억원을 투입해 한일해저터널의 노선과 그에 따른 지형, 지질조사 및 굴착방법을 연구했다.

현재 일본 측 해저터널연구회가 제시하고 있는 한일터널은 3가지 노선이다. 일본의 기점은 공통적으로 큐슈~대마도를 통해 부산과 거제도 등으로 각각 연결된다. 공사비는 1998년 당시 6조엔으로 한화 약 48조원이었고 공사기간은 15~20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한일해저터널은 통일교의 종교사업?

그렇다면 일본의 지난 10년간 1000억원의 연구비는 어떻게 조달된 것일까. 여기에 문선명 통일교 교주가 개입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한일해저터널 연구가 시작된 1981년 서울에서 개최된 ‘제10회 국제과학통일회의’에서 문선명 통일교 교주는 ‘대 국제하이웨이’ 구상을 처음 제안하게 된다. 유라시아와 전 세계의 도로망을 연결해서 네트워크를 만들면 북한을 비롯 전세계적으로 경제발전과 평화가 찾아온다는 것이 당시 문선명 교주의 주장이었다. 이러한 주장을 바탕으로 일본에서는 한일해저터널 건설을 위한 구체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 결과 일본은 2005년경 ‘국제하이웨이프로젝트’라는 사업을 추진하며 이를 ‘21세기 실크로드’, ‘이상세계를 향한 도전’ 등의 거창한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도쿄에서 런던에 이르는 2만km의 국제하이웨이 망이라는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 바로 해저터널이라는 것은 전문가들의 상식에 속한다.

한국의 경우 1992년 한일터널기술연구회가 설립돼 일한터널연구회의 한국 측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연구회는 약 4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고 한국해외기술공사에 사무국을 두고 있으며 일본 측과 함께 한일터널 기술교류회를 개최해왔으나 한일터널에 관한 연구는 주로 일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듯 찬반이 팽팽한 한일해저터널 추진 논의는 2012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한국과 중국, 한국과 일본 사이에 해저터널을 만들자”고 주장하면서 급격한 동력이 붙기 시작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개최한 관광산업특별위원회에 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한 박 회장은 “한국 방문객의 50%가 넘는 중국, 일본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해저터널 건설 방안 논의를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

이에 이용흠 한일터널연구회 공동대표는 “한일해저터널 건설사업은 국가적 과업인데도 물류 거점 확충 등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논의가 지지부진한 게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는 순수 민간단체인 한일터널연구회가 그동안 연구해온 내용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활동을 벌여 디딤돌을 놓는 역할을 반드시 다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운수 좋은 날’의 인력거꾼 김첨지는 21세기에 정말 운수 좋은 장거리 손님을 받게 될 것인가. 아직 그 대답은 아무도 모른다.

한정석 편집위원 kalito7@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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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순 2013-02-02 21: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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