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차베스 흠모론 유감
진보의 차베스 흠모론 유감
  • 한정석 편집위원
  • 승인 2013.03.1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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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맞짱을 뜬 대통령’

국내 진보-좌파 진영에서는 최근 사망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찬양론이 존재한다.

지난 KBS의 정연주 사장 시기에는 이 차베스 대통령을 띠우는 다큐멘터리가 방송되기도 했고 한 진보 교수는 차베스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나눈 영광으로 1주일간 손을 씻지 않았다는 말로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이러한 사정을 반영이라도 하듯, 지난 8일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분향소를 찾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진보-좌파 진영이 생각하는 차베스의 ‘미국 맞짱뜨기’는 사실 실패했다.
그 결과 세계 석유 매장량 1위, 생산량 4위의 산유국인 베네수엘라 경제는 피폐해졌고 국민들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왜 그랬던가.

좌파 포퓰리즘이 세계 4위 산유국 베네수엘라 파탄시켜

차베스는 1992년 육군 중령의 계급으로 쿠테타를 일으켰다가 실패했다.
그 죄로 2년간 투옥된 뒤, 사면 받아 정당을 조직해 98년 선거에 당선됐다.

이후 차베스는 '신자유주의 반대'와 '볼리바르 동맹'이라는 남미의 반미진영 조직에 나서며 좌익 포퓰리즘을 시행한다. 이른바 ‘21세기 사회주의 노선’이 그것이다.

농장과 주요 산업시설의 국유화를 단행했고 석유 수출로 번 돈을 온갖 포퓰리즘 사업에 쏟아 부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4위의 산유국이다. 미개발 유전을 합치면 사우디보다 매장량이 많다.

 

국가 경제의 90%가 석유 수출이 차지한다.
문제는 엉터리 사회주의 경제와 외환 통제로 경제가 엉망진창이었다는 사실이다.

2011년 베네수엘라 인플레율은 27%대에 달했다. 베네수엘라 통화는 2006년 달러 대비 30%나 가치가 떨어졌지만 회복 기미가 없다. 국부유출을 막는다는 이유로 외환거래를 통제한 이유였다.

차베스의 농장 국영화로 농산물 생산이 급갑해 베네수엘라는 식량 소비의 70%를 수입해야 했다. 그러니 그 막대한 석유 수출로 번 돈을 식량 수입에 대부분 지출하고는 도로, 항만, 철도와 같은 산업 인프라에는 건설은 커녕 10여년간 보수 유지에 손도 대지 못했다.

그러면 부의 형평이나 이뤘을까?
베네수엘라의 지니계수는 차베스 집권후 0.4대를 오르내리다가 2011년에는 처음으로 0.39를 기록했다. OECD국가 중에 소득불평등이 최고라고 진보가 악을 쓰는 대한민국 보다 더 높은 수치다.

빈곤율은 차베스가 재집권한 2002년 50%대에서 2011년 30%대로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이는 다른 남미국가들의 평균 빈곤율보다 높았다. 오히려 신자유주의 경제를 채택한 멕시코와 브라질의 중산층이 베네수엘라보다 빠르게 늘어났다.

베네수엘라는 최고 소득구간의 통계를 내지 않는다.
그랬다가는 나라가 뒤집어 질 판이다. 왜냐하면 베네수엘라는 유엔이 집계하는 부패국가 중에 최상위권을 달려왔다. 나라가 썩을 대로 썩었다는 이야기다.

살인 범죄율은 전세계 최고를 기록한다. 인구 천명당 45.1명이다. 이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온갖 내전으로 살육이 이뤄지는 잠비아가 38.1명, 우간다가 36.1명, 콩고가 30명, 르완다가 17.1명 수준이다.

참고로 미국이 4.1명이고, 한국은 2.5명이다. 북한이 15명에 달한다.
북한의 살인범죄율은 르완다 수준이다.

베네수엘라 살인율은 차베스 집권 이후 항상 세계 최고였다.
길에서 사람이 맞아 죽고, 찔려 죽는 일이 우간다나 잠비아보다 못하지 않다는 거다.

인플레 27% 세계 살인범죄 1위, 우간다, 콩고 보다 심각

그건 그렇다 치자.
그렇게 막대한 석유의 부를 서민 복지에 쏟아 부었으니, 인간개발 지수는 어떨까.

 

같은 산유국인 바레인, 사우디가 인간개발 지수로 40위권일 때 베네수엘라는 70위권을 맴돌았다. 우리가 15위권이다. 엉뚱한 데다 돈을 쏟아 부었다는 이야기다.

가장 아이러니한 것은 차베스가 반미주의라는 주장이다.

차베스 집권동안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가장 큰 교역국이었다. 차베스는 생산한 석유의 절반 가까이를 미국에 팔았다. 그 대가로 미국으로 부터 식량과 기계등을 수입했다.

다른 나라 국가들의 투자는 안받아도, 미국은 500개 이상의 기업이 베네수엘라에서 활동했다.
미국이 그렇게 싸게 팔아주었어도 차베스의 베네수엘라 인플레가 20%대였다면 말 다한 것이다.

차베스는 '미국에 맞짱 뜨자'고 니카라과, 파나마등 남미 볼리바르 동맹국들에 연간 7조원의 석유를 퍼주었지만, 이 동맹국들 전체 GDP의 남미 지역 차지율은 20%대에 불과했다.

멕시코, 브라질 등이 신자유주의 경제를 도입해 번성한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볼리바르 동맹'의 경제 수준은 비교도 안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차베스는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석유 자원을 갖고도 이를 경제발전에 쓰지 못했고, 그 결과는 엉망진창이었다는 이야기다. 바로 사회주의 좌파 포퓰리즘 노선 때문이었다.

그런 점을 보면 같은 한국의 진보는 차베스를 존경하느니 차라리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의 권위주의 통치자였던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의 경제 리더십을 오히려 칭송해야 하지 않을까. 

한정석 편집위원 kalito7@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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