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은 외교노선에서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를 선언한 바 있다. 각종 영토분쟁에 이은 군사력 증강으로 아시아 지역을 위협하는 중국의 패권주의를 견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1970년대 적국이었던 베트남과의 외교를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합동 군사훈련을 벌이기도 했다. 팽창하는 중국의 군사력과 패권주의에 우려하고 있는 베트남은 전략 항구인 캄란만에 미국을 복귀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베트남은 최근 수년간 남중국해 시사군도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기에 미국의 도움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또한 미국은 그간 친중 성향으로 알려졌던 미얀마와의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미얀마는 지리적으로 볼 때 중국을 남쪽으로부터 견제하는 최적화된 조건을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미얀마가 새 정부 출범 이후 제한적 범위의 민주화 조치를 단행하자 미국은 더욱 전향적인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
또 미국은 지난해 5월 미얀마에 대한 제재를 일부 유예해 허가받은 기업에 한해 미얀마에 대한 투자를 허용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19일에는 오바마 미 대통령이 미얀마를 방문, 양곤에서 테인 세인 대통령과 회담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미얀마의 개혁은 이 아름다운 나라에 놀라운 잠재력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의 자택을 방문해서도 이번 미얀마 방문이 양국의 새로운 장을 여는 움직임이라며 재차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중국이 미국의 행동을 주시하며 동남아국가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 해 이 지역 일부 국가들은 미국에 적극적인 협력을 주저하는 입장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오바마의 아시아 3개국 방문은 위협적인 행태로 보이지만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중국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현실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동남아 국가들은 이런 종류의 유혹을 지난 4년 동안에도 여러 차례 받았지만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며 미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편 한국은 최근 동남아지역 국가들과 경제협력을 증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질의 노동력과 값싼 인건비를 무기로 경제성장을 노리는 동남아 국가들은 한국 기업들의 새로운 파트너가 될 여지가 충분하다.
개혁개방 이후 고도성장 중인 베트남은 인구가 1억명에 육박하며 중국에 비해 훨씬 저렴한 인건비를 자랑한다. 역시 생산기지로서 각광받고 있는 인도와 스리랑카도 있다.
이에 중국에 진출해 있던 한국 기업들은 최근 동남아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사례가 많다. 경제교류 활성화를 토대로 한국과 이 지역 국가들의 우호가 돈독해지고 있다.
미국은 한국과 협력할 경우 이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호의적인 한국의 이미지를 활용해 동남아에 원활하게 진출할 여지가 생긴다. 한국이 미국에 도움을 줌으로써 동남아지역에서 진정한 한미 양국간 파트너십이 이루어진다.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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