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무너뜨린 강성 노조의 ‘치적들’
기업을 무너뜨린 강성 노조의 ‘치적들’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3.05.16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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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여년간 강성노조가 한국 경제에 끼친 악영향은 결코 가볍지 않다. 노조의 무리한 요구로 인한 파업으로 해당 기업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구조조정이 절실한 상황이었음에도 이에 실패한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주주와 경영진의 고유 권한인 기업 구조조정 및 사업 다각화에까지 개입하면서 파업이라는 가장 극단적인 수단을 통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저지하곤 한다.

지난 10여년간 강성노조의 횡포로 인해 기업들이 타격을 입고,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는 등 경제에 타격을 입힌 사례들을 정리해본다.

3000억 이상 손실 입힌 쌍용차 파업

2009년 4월 쌍용자동차 노조는 채권단과 회사의 구조조정 방침에 반발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앞서 쌍용차 사측은 전체 인력 7179명의 36% 가량인 2646명을 정리해고하는 내용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앞서 2009년 1월 쌍용자동차가 법정관리에 돌입한 이후 석 달 뒤였다.

노조는 그해 5월 22일부터 공장 점거 등 옥쇄파업을 시작했고 5월 31일에는 쌍용차 평택공장이 직장폐쇄 조치를 내렸다. 이윽고 6월 8일에는 사측이 976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결국 8월 4일 경찰이 공장 진압에 성공하면서 사상자 없이 불법파업을 종결시켰고 8월 6일 노사협상이 타결된 데 이어 8월 13일부터는 완성차 생산이 재개됐다.

이 파업으로 인해 쌍용차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77일간 계속된 점거파업으로 발생한 물적 피해는 생산차질 1만4590대, 손실액 3160억 원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파업기간 중에는 단 한 대의 차량도 생산되지 못했고 6월에는 총 217대, 7월에는 총 71대만이 판매되는 데 그쳤다.

특히 2009년 상반기 전체적으로는 내수 9727대, 수출 3293대 등 총 1만3020대를 팔아 2008년 같은 기간에 비해 실적이 73.9%나 감소했다. 법정관리 이후 신속한 구조조정으로 경영정상화를 이뤄내고 손실을 최소화시켜야 할 쌍용자동차에는 큰 시련이었다.

한진중공업은 2010년부터 경영난으로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를 추진해 왔으며 2011년 1월에는 부산 영도조선소, 울산공장, 다대포공장에 대해 직장폐쇄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노조는 전면파업과 합께 타워크레인 고공 농성에 돌입했다.

이어 파업 사태가 지난 2011년 9월 노사 합의에 의해 종결됐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과 민주당-민주노동당 등이 주도하는 외부세력의 개입 및 점거시위는 그해 11월까지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들은 ‘희망버스’라는 이름을 앞세워 총 5차례의 폭력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희망버스’ 사칭한 한진중공업 점거 사태

한진중공업이 실시한 정리해고는 법원으로부터 정당하다는 판결을 이미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외부세력으로 이뤄진 시위대는 일부 정치권과 손잡고 ‘해고는 살인이다’는 구호 하에서 한진중공업의 조업을 저지하고 구조조정을 막은 것이다.

파업의 여파는 혹독했다. 2004년만 해도 세계 5위 조선사였던 한진중공업은 장기간의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이 맞물리면서 현재는 세계 30위 밖으로 밀렸다. 특히 6개월 넘게 이어진 파업으로 매일 4억원 가량의 손해가 발생해 피해액은 500억원에 달했다.

인력을 감축시킬 정도로 경영난이 악화된 한진중공업에 민주노총 등이 개입해서 주도한 불법파업 사태가 얼마나 큰 피해를 입혔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부 강성노조의 횡포에 의한 피해자들은 국내 기업들뿐만이 아니다. 외국 기업들 중에도 노조의 파업과 무리한 요구로 인해 손실을 입고 한국에서 철수했거나 철수를 고려 중인 업체들이 있다.

한국GM공장은 2012년 약 3000억원의 적자를 냈는데 보너스와 각종 수당을 합한 액수를 ‘통상임금’으로 지급하라는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8000억원에 달하는 추가 임금을 지급했던 결과였다. 미국 GM본부는 노조가 점령한 한국 공장의 철수를 고려 중이다.

HSBC(소매부문), 골드만삭스자산운용, ING생명 등도 최근 한국에서 철수했다. 이에 대해 임석정 JP모간코리아 총괄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글로벌 본사의 자본 확충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지만 한국시장 전반의 규제와 강성 노조가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외국계 자동차 부품회사인 깁스코리아도 2011년 말 한국에서 경영을 접기로 하고 매각을 결정했다. 적자가 이어지던 와중에 적자기업 깁스를 인수하겠다는 국내 기업 K사가 있었으나 깁스노조(금속노조 만도지부 깁스지회)가 이 인수를 반대했다.

외국기업들의 연이은 한국시장 철수

이들은 금속노조와 함께 공장 점거 농성을 벌였고 같은 노조(금속노조 만도지부) 소속 사업장인 만도에 매각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노조의 반대가 지속되자 K사는 깁스 인수를 포기했다.

프랑스계 자동차부품업체인 발레오전장시스템스 코리아까지도 강성노조의 횡포로 인해 지난 2010년 사업 철수를 검토한 바 있다. 경북 경주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지난 2010년 2월 19일 “노조의 끝없는 쟁의행위 때문에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불가능해졌다”며 “다음 달 열릴 이사회에서 한국 철수를 공식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금속노조 발레오전장 코리아 지회는 경비직 5명에 대한 외주화를 막는다며 2010년 2월 조합원 92.1%의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결의했다. 이후 하루 10시간 근무에 종전의 70%만 생산하는 태업을 벌여왔다. 회사 측은 정상 경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직장폐쇄로 맞서왔다.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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