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은 지금 ‘전쟁 중’
서울교육은 지금 ‘전쟁 중’
  • 이원우
  • 승인 2013.07.1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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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조례안 놓고 서울시교육청‧시의회 대립 격화


‘서울특별시 혁신학교 조례안’(통칭 혁신학교 조례안)의 서울시의회 본회의 상정이 전격 보류됐다. 지난 2012년 9월과 11월에 발의되었으나 번번이 무산되었던 이 조례안은 지난 5일 시의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하며 12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명수 의장은 12일 “조례안 자체는 문제가 없으나 반대여론이 있는 만큼 여러 의견을 수렴할 기간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의장 권한으로 안건 상정을 보류했다. 김형태 교육의원은 강하게 반발하며 “조례안을 상정할 다른 수단이 없는지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례안의 핵심은 혁신학교에 대한 지정 및 운영의 실질적 권한을 서울시 교육감에서 혁신학교위원회로 넘기는 것에 있다. 조례안이 시행되면 혁신학교 지정 및 운영에 대한 협의기구(혁신학교운영위원회) 설치가 의무화된다(제6조).

제3조 3항에 따르면 교육감은 혁신학교 지정 및 운영에 관하여는 서울특별시 혁신학교 운영위원회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위원회는 혁신학교 지정, 취소, 평가, 예산 종합계획 등 모든 부분에 관여한다.

이 조례안에 대한 교육청의 일관된 주장은 ‘교육감의 권한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상위법에 저촉된다’는 것이다. 혁신학교는 자율학교로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105조 4(자율학교등 지정‧운영위원회)의 적용을 받는다.

이에 의하면 자율학교에 대해서는 교육감 소속으로 지정‧운영위원회를 둔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별도의 조례로 혁신학교 운영위원회를 두어 교육감의 고유권한을 제한하는 것은 상위법에 위배된다는 논리다. 교육청은 2013년까지 혁신학교 제도에 대한 평가를 진행한다.

만약 이 조례안이 본회의에 상정돼 통과되면 교육청은 20일 이내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재의결을 해도 시의회 재적의원 과반수가 출석하고 3분의 2가 찬성하면 조례로 최종 확정된다. 서울시의회 전체 113명의 의원 중 77명(67.5%)이 민주당 소속인 현재로서는 이 시나리오대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교육청은 대법원 제소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한편 최근 경기도교육연구원은 혁신학교의 ‘원산지’로서 154개교의 혁신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의 교육 현황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해 시선을 모았다(책임연구자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

연구는 초등학교 4학년생 3,541명(85개교), 중1 4,051명(63개교), 고1 일반고 3,361명(49개교), 고1 특성화고 881명(15개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결과에 따르면 혁신학교 초등학생들의 시험스트레스 정도는 2.98점으로 일반학교 학생의 3.13점보다 낮았다. 그러나 정신건강영역에서 혁신학교 초등학생들은 일반학교 학생들에 비해 정신적 우울과 불안을 상대적으로 많이 경험(혁신학교 1.80점/일반학교 1.66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학생들의 경우 혁신학교 학생들이 일반학교 학생들에 비해 부모와의 관계가 다소 부정적(혁신학교 2.68점/일반학교 2.60점)이라는 결과도 나왔다.

고등학교 부문에서 혁신학교 학생들은 일반학교에 비해 교사들의 사기와 열의에 대한 인식에서 더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혁신학교 3.57점/일반학교 3.40점). 교과에 대한 효능감과 교과 흥미도 부분에서도 혁신학교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보였지만 실질적인 학업성취도는 일반학교 학생들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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