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로 갈라진 8월 15일
좌우로 갈라진 8월 15일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3.08.2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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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4일 대한민국사랑회 주최로 우남 이승만 애국상 시상식이 개최됐다.

8월 15일 광복절을 즈음해 전국 각지에서 각종 집회가 개최됐다. 좌파진영과 우파진영이 각각 집회를 열면서 눈길을 끌었는데 일부 집회는 폭력으로 얼룩지기도 했다.

우선 성남시에서는 ‘종북세력척결을 위한 성남범시민대회’가 오후 6시 1000여명의 시민이 운집한 가운데 개최됐다.

국민행동본부(본부장 서정갑)와 선진화시민행동(상임대표 서경석) 한국시민단체협의회(최인식 집행위원장)가 주최한 이날 대회에는 성남시민회의(준), 성남시(수정·중원·분당) 재향경우회, 한국자유총연맹 성남시지회, 대령연합회, ROTC구국연합, 해병대구국결사대 등이 참여했다.

이날 행사는 현재의 성남시가 종북세력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비판의 연장선상에서 개최됐다. 특히 이재명 성남시장과 ‘종북 논란’ 관련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정미홍 씨가 진행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을 비롯해 서경석 목사, 황장수, 정미홍, 변희재, 최인식 등 우파진영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국정원 댓글’을 문제 삼는 좌파진영을 규탄하고 NLL 사수에 대한 목소리도 우파진영에서 터져 나왔다. 해병대전우회 회원 500여명은 오후 2시경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NLL(북방한계선)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해병대가 목숨으로 지켜낸 NLL을 포기하려는 세력과 전면전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종북세력이 국가 흔들려 해"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도 오후 3시쯤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약 3000명의 군중들이 모인 가운데 ‘국정 혼란 부추기는 반국가 종북세력 척결 결의대회’를 열고 “‘제2의 촛불집회’로 국정원을 무력화하려는 반국가 세력에 강력히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희찬 고엽제전우회 후원회장은 “국정원이라는 큰 기관의 작은 허물을 가지고 종북세력이 국기를 흔들려 하고 있다”며 “국민을 선동해 새 정부에 혼란을 야기시키고 국정 운영을 어렵게 하는 세력들을 척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인 14일 오후 2시 30분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는 대한민국사랑회(회장 김길자)가 건국 65주년 기념식과 제6회 우남이승만애국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김길자 회장은 인사말에서 “1948년 8월 15일 건국일을 국가 명절인 건국절로 제정해 광복절과 나란히 온 국민이 한 마음으로 뜨겁게 경축하고 건국의 아버지를 제대로 예우해 국격을 갖춘 명문 대한민국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대포가 동원된 좌파 집회

우남이승만애국상 단체부문에서는 애국단체총협의회(상임대표 이상훈)가, 개인부문에서는 건국이념보급회 김효선 사무총장이 수상했다.

대한민국사랑회는 민족자주독립에 헌신한 초대 이승만 대통령의 애국애족정신을 기리기 위해 상을 제정하고 국가정체성 확립에 노력해온 단체와 개인을 선정해 매년 수여하고 있다. 지난 2009년에는 본지 ‘미래한국’이 우남이승만애국상을 수상한 바 있다.

우파진영의 집회와 달리 좌파진영의 집회는 도로 불법 점거와 폭력으로 얼룩졌다. 한국대학생연합 등으로 구성된 좌파 시위대 126명은 15일 오전 8시 40분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도로를 점거, “국정원을 해체하라”, “박근혜가 책임져라” 등의 구호를 외치다가 모두 경찰에 연행됐다.

이들은 오전 10시 제6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기 위해 세종문화회관으로 이동하던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규탄한다는 의사를 전하려는 의도로 시위를 벌였다.

공산주의자 체게바라 등장시킨 광주시 행사

오전 11시쯤에는 서울역 광장에서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주최로 ‘8·15 평화통일대회’가 열렸다. 민주노총과 시민단체, 야당 관계자 등 5000여명(경찰 추산 3500명)으로 구성된 시위대는 대회 후 보신각 방향으로 거리 행진을 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에게 물대포를 쏜 뒤 175명을 연행했다. 새 정부 들어 경찰이 집회 현장에서 물대포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시위 여파로 한때 종로와 을지로 일대의 교통이 마비됐다.

검찰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대검찰청은 “검찰과 경찰이 불법폭력시위에 대해 단호한 대처방침을 발표했는데도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며 “합법적인 집회는 보장하지만 불법시위에 대해선 배후세력까지 찾아 책임을 묻는 등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광주시 광복절 기념행사 때 체게바라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한편 광주시의 광복절 기념행사에서는 2만여명의 민간인들을 학살한 쿠바의 공산주의자 체게바라를 그려 넣은 티셔츠가 등장해 논란이 있었다. 이날 광주시립소년소녀 합창단은 남미의 공산주의 혁명가 체게바라 얼굴이 그려진 옷을 입고 공연을 했다.

기념식 중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 48명은 흰색 저고리를 입고 무대에 올라 ‘아리랑’을 합창했다. 이어 ‘광주는 빛이어라’(고은 작시)라는 공연을 시작하면서 흰색 저고리를 벗어 체게바라 얼굴이 새겨진 검은색 티셔츠를 5분간 드러냈다. 합창단 공연은 총 10분간 진행됐다.

그러자 이 자리에 참석한 전홍범 광주보훈청장이 “광복절 기념행사 취지와 맞지 않는 것 같다”며 함께 있던 강운태 광주시장에게 이의를 제기했고 강 시장은 “진상을 파악해 문제가 있다면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체게바라는 쿠바 공산혁명 당시 임산부와 어린 아이들을 포함한 1만4000명 이상의 민간인들을 학살한 바 있다. 이후에 그는 볼리비아에서 정부군에 의해 체포됐고 총살 직전까지 목숨을 구걸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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