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일관성 없이 정치행정 추구”
“박원순 시장, 일관성 없이 정치행정 추구”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3.09.17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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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좌담] 강감창 서울시의원‧이지현 서울시의원

사   회: 한정석 편집위원(左)   참석자: 강감창 서울시의원(中)  이지현 서울시의원(右)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정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시의 재정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전면 무상급식 등 복지 일변도로 간다는 지적이 일반적이었다. 최근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되는 경전철 계획을 발표하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서울시의회 내에서 시장을 견제하는 입장에 있는 강감창 의원과 이지현 의원을 만나 박 시장의 시정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들었다. 좌담회는 9월 4일 오후 서울시의회 회의실에서 열렸다.

- 오늘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싶은 건 서울시정에 대한 평가가 어떤가 하는 부분입니다. 박원순 시장이 잘 하고 있는지도 궁금하고요. 부실한 지방 재정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요, 서울은 어떤지요?

강감창 서울시의원

강감창=기본적으로 부채를 먼저 보고 재정건전성을 봐야 합니다. 박원순 시장이 부채를 줄이겠다고 했지만 그대로입니다. 오히려 늘어나는 중이죠. 재정이 대단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정된 재원을 가지고 효율적으로 써야 하는데, 아시다시피 복지 쪽에 집중하다 보니까 어려움이 많습니다. 부동산경기도 안 좋고 세원 확보의 비전은 안 보이는데 쓸 곳은 많습니다. 반면 복지 수요는 많고요.

여야 무관하게 정책을 남발하고 있는데 그런 가운데서도 박원순 시장은 복지 관련 부분에 치중합니다. 서울시 산하 투자기관 부채도 늘고 있습니다. 특히 부각하고 싶은 건 박원순 시장의 부채 감축 약속이 사실은 안 되고 있고 앞으로도 힘들어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부채 감축을 하려면 비용 절감을 위한 자구 노력, 다양한 수입 창출, 중앙정부 지원의 세 가지 방법이 필요한데 모두 반대 방향으로 가는 중입니다. 실례로 청소용역 자회사의 비정규직들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등 오히려 비용을 더 늘리고 재정을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다양한 수익창출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경전철을 포함해 재정이 더 필요한 사업만 하고 있습니다.

박 시장 부채경감 약속 지키기 어려워

이지현=강감창 의원님이 다 얘기하신 듯해서 전 할 얘기가 별로 없는데요.(웃음) 전반적으로 박원순 시장의 최대 슬로건은 복지였습니다. 복지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기 때문에 복지 관련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여기엔 노인복지, 어린이 복지, 무상급식, 무상보육, 일자리창출 등이 포함됩니다.

박원순 시장은 일자리를 만드는 재원이 아니라 임금을 나눠주는 일에 치중하기 때문에 비용만 증가하는 현실입니다. 국내외 경제가 나쁘고 지방세가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박원순 시장의 정책이 현재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고 세계 10대 도시가 되려면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가 있어야 하는데도 소비지향적 시정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소통의 부재도 심각합니다. 중앙정부와 계속 삐꺽거리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국고보조금이 상향돼야 무상보육이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런 재원 조정에 대한 부분을 서울시장과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계속 조절했어야 하는데 2011년부터 지금까지 한 걸 보면 언론플레이 위주입니다. 그 결론이 무상보육 사태죠. 지방재원 분담비율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조정 작업은 분명히 있어야 합니다.

- 최근 경전철사업 문제가 논란인데요.어떻게 해야 할까요?

=경전철사업은 제가 심층 연구를 해봤습니다. 결국은 경제성이 과거에 비해 좋아졌느냐가 관건인데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서울시가 교통복지를 커버할 여력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신중하게 가야 하는데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접근한 분위기가 강합니다.

경전철 관련 도시철도 계획은 5년 주기로 나오는데 아직 결정되지도 않은 사항을 시장이 직접 발표한 게 좀 의아스럽습니다. 확정되지도 않은 초안을 가지고 말이죠. 아직 검토조차도 안 되고 사업성도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경전철, 일관성 없는 난센스 행정

사업성이 없다는 건 서울시 재정으로 민간사업자의 손실을 메워 준다는 의미입니다. 과거에 그런 문제 때문에 추진을 못했고 시민단체들도 걱정했던 것인데 말이죠.

그런데 박원순 시장은 이번에 발표를 하면서 후보 노선들까지 언급을 했습니다. 비용편익비율(B/C)이 1.0이 안 돼서 진행하면 안 되는데도 지역의 기대심리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박 시장이 과거에 그토록 비난하던 뉴타운-재개발 예정지구 지정하는 것과 대체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재개발 사업에 대해서는 출구전략까지 내놓으면서 반대를 하는 분이 경전철은 사업성 없는 후보노선들까지 발표한다는 건 일관성이 결여된 난센스 행정으로 보입니다.

=공감합니다. 이러니까 선심성이고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겁니다. 박원순 시장의 기존 노선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죠. 일을 벌이지 않고 소통을 하고 소프트웨어를 더 챙기고 마을을 만드는 시장을 표방했는데 경전철 사업을 보니 일관성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 시장은 예전에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 대해서도 비판했고 노들섬 예술센터도 폐기시켰고 세빛둥둥섬도 비판해 왔습니다. 전임시장이 한 일들을 모조리 이렇게 비판했던 것이죠. 그런데 갑자기 경전철은 후보노선까지 발표하면서 이 시점에 이렇게 큰 토목사업을 발표했다는 데 대해 일관성이 없다고 비판하는 겁니다.

- 박 시장은 경전철 사업을 ‘교통복지’라고 규정하던데요.

=그것도 설득력이 약합니다. 세금으로 경전철을 지어주겠다는 건데요. 경전철 역이 없는 지역에 사는 분들은 뭔가요? 결국 그분들의 세금 거둬 특정 동네에만 경전철을 지어주는 겁니다.

“마을공동체보다 더 시급한 일들이 있다”

- 이지현 의원님은 지난번에 박 시장의 마을공동체 문제를 제기하셨는데요.

이지현 서울시의원

=2012년에 부진하고 지연됐던 사업들이 많다 보니까 2013년에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래도 200억원 이상의 사업비가 투여됐습니다. 문제는 서울시는 1천만명이 사는 도시이고 도시마다 모습이 다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지역마다 특색이 다 다른데 그걸 공동체로 다 만드는 게 과연 서울시장이 할 일인지요?

물론 마을 한 개 정도는 할 수도 있습니다. 피폐한 도시의 삶을 개선하는 실험을 할 수는 있겠지만 위원회를 만들고 마을 사업가, 전문가, 활동가를 양성해서 동네들을 만드는 사업을 하는 자체가 서울시장의 일이 맞는지는 심히 의문입니다.

사업 자체의 문제들도 있습니다. 북카페 사업의 경우 기존 민간 북카페랑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작은 도서관은 기존의 도서관과 뭐가 다릅니까? 아파트 공동체라고 하는데, 마을 활동가가 와서 주민들에게 비누를 만들어줍니다. 여기에 서울시가 재정을 대야 하는지는 의문입니다. 쪽방촌 노인 등 더 취약한 계층을 돕는 게 서울시가 해야 할 일 아닙니까? 중산층까지 지원해야 하는지는 의문입니다.

마을공동체의 또 한가지 문제는 내용을 아는 사람만 계속 사업비 수령이 가능합니다. 사업계획서도 짜야 하고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어요. 그러니까 중복지원이 많죠. 부모커뮤니티라고 있는데 지원한 단체들을 보니까 특정단체 및 정당을 지지한 유권자들로만 한정돼 있어요.

=이런게 모두 박원순 시장만을 위한 사업이고 자기 색깔을 칠하는 작업일 뿐입니다. 시민들의 필요를 위해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인위적으로 진행되는 모습이죠. 우려를 안할 수 없습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그런 병폐들은 금방 드러날 겁니다.

- 그래도 박 시장이 잘한 부분도 있지 않겠습니까? 한가지만 지적해 주시면 어떠실지요.

=큰 그림에서 볼 때 복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시각은 맞습니다. OECD 기준으로 보면 아직 대한민국은 복지예산이 부족한 게 사실이니까요. 다만 너무 일방적으로 가거나 급진적으로, 보편적으로 폭넓게 가는 건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의도는 좋았으나 결과가 나쁘게 나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 박 시장이 시정 초반에는 그나마 소통을 하려고 시도했다고 생각하고요, 그 노력을 한 부분은 인정하고 싶습니다. SNS를 통한 소통이나 열린 시장실이라든지 귀담아 듣는 소통의 장과 공관을 오픈한 부분 등입니다. 이런 부분은 이전 시장들이 안 한 부분이므로 시민들도 좋아할 것 같습니다.

무상보육 논란은 박 시장의 정치적 액션

- 무상보육 문제가 최근 논란인데요. 박원순 시장은 정부가 약속한 예산을 왜 안주냐고 하는 중입니다. 반면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이제 무상보육이 예산상 어렵다고 하고요. 이런 건 어떻게 보시는지요?

=그 말씀을 들으니 전 여야를 떠나 오세훈 전 시장이 왜 시장직을 걸고 무분별한 복지에 반대했는지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정말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겠죠. 재원은 한정돼 있는데 무상으로 다 주면 정작 필요한 사람들이 못 받게 됩니다.

저는 무상복지의 한계를 결국 박원순 시장도 느끼고 있는 것이고, 미리부터 방향에 대한 부분을 나름대로 수정하고 치고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책임을 중앙정부에 떠넘기겠다는 발상으로 보입니다.

어차피 기존의 서울시 예산을 가지고는 무상보육이 어렵고, 애초에 안 될테니 정치적 액션으로 돌파하려는 것이죠. 무상복지 문제는 여야 무관하게 같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문제입니다.

=이미 재원이 고갈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불만인 건 박원순 시장이 이걸 정부와 논의했어야 하는데 국민들 상대로 정치성 광고를 한 부분입니다. 저희는 여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거고요. 누가 얼마씩 댈 것인지, 재원은 있으며 언제까지 지속 가능한지에 대해 우리 의원들로서도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상급식 예산으로 인해 학교 현장에서는 올해 여름에 에어컨을 아예 못 틀고 있습니다. 2014년 학교 시설환경 개선 예산 중에서 체육관 건설 예산이 0원입니다. 아직도 체육관 없는 학교들이 많고, 여름과 겨울에 운동할 곳도 없습니다. 이런 식으로 학교개선 환경시설 자금이 계속 줄어들어 학부모와 학생들도 느끼고 있는 문제입니다.

서초구 학부모들과 얘기를 해보면 급식비로 한끼에 단 천원이라도 낼테니 공부를 할 수 있게 시설 개선에 비용을 좀 써달라고 호소하십니다.

- 경전철의 경우 빚을 내서 해야 하니까 그 여파로 교육예산을 대폭 삭감됐다고 합니다. 학부모들이 동요할 만도 하겠군요.

=우리 애들 휴대폰을 보면 전부 스마트폰인데 학교 PC는 느리고 화장실은 냄새나고 비가 새고 하는 문제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 예민한 문제일 수도 있는데요, 박 시장과 관련된 선거법 위반 논란이 최근 있었습니다. 결국 위반은 아니지만 지속적 광고를 하는 건 문제라고 선관위가 결론을 내려 서울시가 포스터 광고를 중단한 바 있습니다.

=결국은 주의조치를 한 것이죠. 문제가 있다고 밝혀진 겁니다.

- 박 시장이 시정도 시정이지만 본인의 선거에 시정 포인트를 맞추고 있는 듯하지 않나요? 내년이 선거인데 시의원들은 어떤 계획이신지요.

=전 건축 전공자로서 서울시 전체의 지하 공간 개발에 대한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경쟁력 있는 도시를 만드는 데 박원순 시장이 소홀한 게 사실입니다. 디자인, 도시 인프라 등 경쟁력을 높이고 개선시키기 위해 생각한 게 지하 공간 개발입니다. 서울은 면적의 한계로 인해 인프라 구축이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제한적인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재건축 아파트는 이런 식으로 가고 나머지는 지하공간을 공략해야 합니다. 전체 구조는 봐야 하지만 지하철을 중심으로 한 공간 개발이 필요합니다. 강남역과 잠실역 등을 보면 하루 30만명이 이동하고 환승을 합니다. 공익적인 부분을 반영해서 가치를 재창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하철공사가 안고 있는 엄청난 부채와 적자를 개선할 수도 있고 궁극적으로는 서울시 부채 감축도 가능해질 겁니다.

“보육비 감소로 서민 아픔 치료”

=전 박원순 시장에 대해 내년 선거까지 견제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왜곡된 내용을 제대로 알리고, 잘한 건 잘했다고 칭찬도 할 겁니다. 그런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하는 게 임기 1년 남은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유치원, 영유아 교육 부분에 대해 부모의 요구에 맞게끔 시설과 인프라 등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감시하고 관리하고 지원하는 일을 하고자 합니다.

각 동별로 국공립 어린이집을 유치하겠다고 했는데 잘 안 되고 있습니다. 장소 확보 등 대단한 추진력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제 지역구 내 5개 동 중에서 겨우 한 개만 들어왔습니다. 나머지 4개 동은 아직도 없습니다. 서초4동에만 하나 있는데 대기자가 그 달에만 천명이었습니다. 부모들은 그만큼 믿고 맡길 곳을 원합니다.

유치원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공립유치원의 경우 항상 대기자가 넘칩니다. 사립은 너무 비쌉니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경우도 허다하고요. 이런 서민들의 아픔을 치료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리/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사진 /신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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