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도서관은 이미 점령됐다
학교도서관은 이미 점령됐다
  • 미래한국
  • 승인 2014.02.2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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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비평사, 전교조 교사 설립 ‘나라말’등이 주류

전국 초·중·고 학교도서관 비치 도서가 학생들에게 이념 편향적인 시각을 줄 우려가 있는 것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형곤 21C미래교육연합 대표가 샘플로 추출한 전국 80개 초·중·고의 124만권의 도서 실태를 분석한 자료에 보면 현대사 주요 인물 관련 책이 김구, 전태일, 김대중, 박정희, 정주영, 노무현, 이병철, 김일성, 이승만 순으로 구비된 것으로 조사됐다. 출판사도 창작과비평사 1만4287권으로 1위, 전교조 교사들이 세운 ‘나라말’ 출판사가 7526권으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조 대표는 전국 1만1000개의 학교 중 5개 시도별 초·중·고를 각각 무작위로 80개 학교를 선정해 각 학교도서관 도서의 도서명, 지은이, 출판사, 출판년도 등을 조사했다. 학교도서의 구입과정과 운영, 도서 구비 상황도 분석했다. 이 자료에 소개된 초·중·고 학교도서 실태를 살펴본다.

학교도서관 운영실태와 도서구입 과정

전국 1만1000개의 초·중·고 도서관에는 4000~5000권부터 5만여 권까지 장서가 있다. 학교는 매년 800만~1200만 원 정도의 도서 구입 예산이 확보돼 연간 500권에서 1000권 내외의 도서를 구입하고 있다. 보관 도서 평균수량은 학생 1인당 초등학교는 30권, 중학교는 20권, 고등학교는 16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별로 연간 800만원 도서 구입

매년 학교운영예산의 일정 부분(3%)을 도서구입예산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 비용은 대략 학교별로 연간 800만원에 이르며 전국적으로 880억원에 이른다. 구입 과정은 학년별 교과별 구입희망도서 목록 접수 후 도서선정위원회에서 최종 구입도서목록 작성한다. 이를 학교장 결재 후 행정실을 경유해 수의계약 혹은 전자입찰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교육청이나 교육부는 청소년 권장도서 혹은 초·중·고 급별 권장도서를 선정해 발표하는 정도이고 청소년 권장도서와 학교별 구입도서는 별개이기 때문에 개입해 관리하기 어렵다.

도서구비 현황

특이한 점은 주로 전교조 교사 분포 학교에 문제점이 눈에 띄게 나타났다. 이들 학교에는 주로 고전 위주가 아닌 현대적 관점과 시사분야의 도서 및 소설류의 비중이 크다. 또한 특정 저자의 단일 도서가 30~40권 씩 집중적으로 구입된다. 그리고 ‘창작과비평사’, ‘나라말’과 같은 특정 출판사의 책을 지나치게 많이 구입했음이 드러났다.

학교도서관의 도서 구입에는 일반 도서관과는 다른 특성이 있다. 즉 학교 교육과정의 연장선상에서 특정도서를 학급 전체 학생들이 동시에 빌려 볼 수 있도록 학교 도서관에 40권 정도의 수량이 있어야 한다.

학년 전체가 다 읽는 도서라면 영향력이 매우 크다. 이 점에서 집단적인 독후감쓰기나 특정 사안을 반영한 독서지도를 할 경우 교과학습 수준을 훨씬 뛰어 넘어 광범위하게 역사교육, 통일교육 혹은 철학교육 등이 편향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학교별 30~40권씩 구입 독후감 교재 사용

‘나라말’은 전교조 출신의 교사들이 주축이 돼 만든 ‘전국국어교사모임’이 설립하고 운영했던 출판사다. 이 나라말 출판사는 지난 2011년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에 의해 고발당했는데 그 이유는 “서울시교육청에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등록한 전국국어교사모임이 2005년 7월부터 영리 목적의 나라말출판사를 설립·운영해 국가공무원법상 겸직 및 영리추구행위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조전혁 의원은 고발장에서 전국국어교사모임이 2006~2010년 나라말 출판사에서 행사비용으로 15억8000여만원을 후원받고도 이를 출판사 비용으로 처리하는 등 세무당국에 허위신고해 탈세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전국 학교의 도서관에서 구매하는 책값은 나라말 출판사의 경우처럼 소위 특정 이념을 중심으로 모인 진보 성향의 작가들이 소속한 단체 혹은 출판사로 대거 이동했다는 증거가 되고 있다.

이렇게 학교별로 40권씩 대량 구매에 나서면 그러한 책들은 곧바로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이는 곧 학교 교과서에 다시 실리게 되며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등 시험 출제에 이용되기도 한다.

그 뿐 아니라 이러한 책들 중에서 영화의 소재가 되는 것을 발굴해 영화로 제작하고 1천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우리 청소년 나아가 일반 국민들의 뇌리 속에 깊숙이 자리 잡게 됐던 것이다.

나라말 출판사의 경우처럼 창작과비평사의 책들도 역시 전교조 회원이 많은 학교들에서 특정 책들을 대량 구매한 정황이 드러나 보인다. 그러나 창작과비평사는 나라말 출판사와는 달리 교총 회원이 많은 학교에도 3~4권씩 많은 종류의 책들이 보급됐다. 그만큼 찍어 내는 책들이 다양하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창작과비평사 다음으로 많은 책을 공급한 출판사는 ‘사계절’, ‘김영사’ 순이며 나라말 출판사는 4위에 이름을 올렸고 35개 중학교에 공급한 책의 수량은 7526권이었다.

중고등학교 최다보급 도서는?

현대사 인물에 관한 내용을 보면 전태일 관련 도서가 300권이었고 그것도 한 학교에 4~5권씩 거의 모든 학교가 비치하고 있었다. 반면 건국 대통령인 이승만을 검색어로 도서를 찾아 본 결과 80개 학교에서 단 31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었다.

반면 삼성그룹 창업자인 이병철을 검색어로 도서를 찾아보니 88권의 책이 있었고 현대그룹 창업자인 정주영을 검색해보니 223권이 검색되었다.

그 뿐만 아니다. 검색어를 ‘건국’으로 입력해 보니 대한민국의 건국에 관한 책은 찾아보기 어렵고 조선이나 고려의 건국과 같은 책들만 나열돼 나온다. 이승만 건국 대통령이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대한민국의 건국 역시 중학교 도서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또한 검색어 ‘박정희’ 대통령 관련 도서는 만화 ‘박정희’가 거의 대부분이지만 노무현 대통령 관련 도서는 만화 박정희보다는 수량이 적지만 다양한 책들이 보급돼 있었다. 중학교 도서구입 5위를 차지한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미국인 저자 포리스트 카터가 지었고 아름드리미디어 출판사에서 발행한 단행본 책이다.

네이버는 이 책을 소개하면서 “따뜻한 할아버지의 손으로 표현되는 소박하고 진실한 인디언의 삶과, 위선과 탐욕으로 점철된 백인사회의 모습이 좋은 대비를 이룬다”고 했다. 시인 안도현이 추천의 글을 쓰기도 했다.

 

김구, 전태일, 김대중 순으로 많아

12위를 차지한 ‘원미동 사람들’은 양귀자 작가가 10여편의 글을 연재한 소설을 모아 만든 책이다. 네이버캐스트는 원미동 사람들에 대해 이렇게 소개한다.

“서울 인근의 많은 위성 도시들이 그렇듯이 부천 또한 1960~70년대 한국 사회를 열병처럼 강타했던 소위 박정희식 개발 독재의 부산물이다. (…) 박정희식 개발독재는 저곡가 정책에 따른 대대적인 이농 현상과 수도 서울의 비대화를 초래했다. 수도권 인근의 중소도시들은 그렇게 생겨난다. 말하자면 부천에 정착해 마을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은 모두 어떤 식으로든 추락 중이거나 박탈당한 사람들이다.”

비단 이 두 권의 책 말고도 많은 책들이 이렇게 세상을 선과 악 이분법으로 갈라 놓고 대결구도로 몰아가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저자별 도서 보급 현황

중학교 도서 저자별 보급순위 1위를 기록한 전국국어교사모임은 이미 나라말 출판사에서 언급한 바 있다. 전교조 성향의 국어교사들이 출판사를 설립 운영하면서 책을 쓰고 그 책을 자신들이 다시 학교 도서관용 책으로 사들이는 방법을 사용하는 단체다.

 

학교운영위가 도서 심사에 관여해야

그 외에도 눈에 띄는 작가들이 많이 있다. 정치인은 아니지만 그 어떤 정치인보다 2~30대 청년들에게 인기와 영향력을 과시하는 작가들이 눈에 많이 띈다. 조정래, 황석영, 공지영, 안도현, 강준만, 신경숙 등이다.

이러한 작가들이 책을 쓰면 곧바로 베스트셀러가 되고 많은 국민들이 다시 이 책을 사서 보게 되는 순환고리의 첫 단추가 바로 학교도서관의 도서구입이었다고 단정할 만한 근거가 되고 있다. 비단 전국 5개지역의 56개 중고등학교 도서관에 꽂힌 책 중에서 이 정도의 도서 분량이 보급돼 있으니 전국 모든 학교로 확대하면 얼마나 많은 책들이 보급돼 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즉 전국 5개 지역의 56개 중고등학교 도서관 도서목록 75만6000여 권을 분석한 결과만을 놓고 볼 때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진보적 이념 성향의 작가와 출판사 그리고 도서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일부 학교의 경우 이러한 성향의 책들을 40권 이상 대량 구매해 놓고 학급 단위로 읽고 토론하는 수업을 통해 전체 학생들이 특정 성향의 책들을 읽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근현대사의 왜곡이 두드러지는 도서들이 학교도서관에 즐비해 편향되고 배타적인 사상교육에 일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마인드의 책들을 청소년기에 접하게 돼 잘못된 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

따라서 학교도서관 도서 보급 실태 즉 도서비치 현황, 도서대출 현황, 교과학습 연계 현황 등을 면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 학교도서 선정위원회 도서 선정 및 검수기능을 학교운영위에 일임하는 것을 학교운영위원 회칙에 명시해 부적절한 도서의 유입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정리 / 강시영 기자 ksiyeong@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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