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 기업이 나아갈 길
한국대표 기업이 나아갈 길
  • 미래한국
  • 승인 2014.08.1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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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윤 상임고문

지난 7월 9일 한 TV방송에서 “삼성전자, 2년 만에 영업이익 8조원 미달”이라는 제하의 보도가 방송됐다. 대담 프로그램에 나온 출연자들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상태와 중국 스마트폰 시장 급성장의 원인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의 절대적 리더십 부재로 복잡한 경영구조를 개선해 나갈 능력이 부족하다고 알려지면서 지난 2개월 동안 삼성전자, 삼성생명의 주가가 하락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그들은 삼성전자에 이은 ‘제조업 국가대표’ 현대자동차에도 빨간불이 켜졌다고 경고했다.

이뿐만 아니다. 삼성의 주주들은 전략 변화와 투자를 줄일 것을 재차 요구한다. 임원들은 공격적 사업 추진보다는 책임회피 경향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 부진은 경쟁사들이 목숨 걸고 덤벼들고 있으니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었지만 그것이 현실로 나타나자 정면 돌파보다는 위험 최소화와 기득권 수호에만 급급하고 있다. 이건희 체제 이후의 삼성이 무노조원칙을 고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커져만 간다. 이재용 부회장의 ‘자기사람 심기’ 인사정책과 젊은 인재 등용설로 원로급 삼성 임원진들이 위기감을 느끼면서 삼성의 미래에 대한 염려를 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만 간다.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켜야

오늘의 삼성을 있게 한 것은 반도체다. 반도체야말로 황무지에서 장미꽃을 피운 기업의 도전정신, 경영진의 결단, 창의적 기술력 개발, 사업 안목 등이 어우러진 결과였다는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다. 창업주 이병철은 모든 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마침내 1993년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에 올랐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94년 8월 13일에는 세계 최초로 256 메가비트 D램의 개발을 발표하기도 했다. 2007년 삼성전자는 메모리 업체 30%를 점하는 절대강자로 군림했다. AFP 통신은 한국의 브랜드가치를 가장 많이 높인 기업으로 휴대폰을 통해 세계를 평정한 삼성전자를 지목했다. 경쟁사인 애플보다 2배나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국제사회에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삼성전자와 같은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가진 기업이 더 많아져야 한다.

국제적 신뢰 쌓아야

전자제품이든 자동차든 무슨 상품이든 ‘Made in Korea 라벨이 붙은 것은 믿을 만하다’는 인식이 국제사회에서 퍼지는 것이 중요하다. 품질은 물론이고 가격 경쟁에서도 덤핑하지 않고 당당하게 견줄 수 있어야 한다. 신뢰받는 기업이 되려면 경영진의 기업 윤리가 높이 평가받아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으로 올라서야 한다.

삼성을 비롯한 오늘의 대기업들이 IMF 금융위기 때 국민이 낸 혈세로 국가적 지원을 받아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덜 가진 자와 ‘나누는’ 운동도 솔선해야 한다. 얼마 전 방송에서 한국의 몇몇 CEO들이 매달 수백억원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00만원도 못 받는 월급쟁이 서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한국의 소득 재분배 효과는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다.

‘정직’을 사시(社是)로 삼아야

뇌물을 주고받는 불공정 거래 행위는 기업 자신에게도 결국 해롭다. 경쟁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들이 국제사회에 자주 비쳐지면 한국 상품은 ‘정직하지 못한 사람들이 만든 불량품’ 취급을 받게 될 것이다. 정직을 생명처럼 지키는 기업이 돼야만 국제적 경쟁력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삼성의 급성장 배후에는 디자인에 대한 투자가 크게 기여했다. 삼성은 유행을 분석하고 상품 전략을 계획하고 새로운 디자인을 만든다. 친환경 혁신활동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을 신(新)환경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지금도 녹색경영을 추진 중이다. 끊임없는 창의적 연구와 투자가 이어지는 연장선에서 국가 브랜드가 계속 상승하고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이 많아져야 한다. 그때야 비로소 한국의 기업들은 한 사람의 특출한 리더십을 넘어서서 ‘지구상에 꼭 필요한 기업’으로 존재할 것이다.
 

이종윤 상임고문 (한국기독교학술원장, 서울교회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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