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청년단의 ‘정신’을 계승할 뿐”
“서북청년단의 ‘정신’을 계승할 뿐”
  • 정용승
  • 승인 2014.11.12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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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북청년단 재건준비위원회 정함철 대변인

‘한국에서 재현된 독일 나치SS친위대라 할 정도로 부끄럽고 끔찍하며 창피한 역사.’

영화평론가로 알려진 허지웅의 트위터에 올라온 글이다. 이어진 글에서도 그는 ‘한 단체’에 대해 계속된 분노를 내뿜고 있다. 어떤 단체이기에 그가 이리 분노하는 것일까. 그가 말하는 단체는 다름 아닌 ‘서북청년단(이하 서청)’이다.

서청재건준비위원회가 결성됐다는 소식에 대해 허지웅 평론가는 분노를 뿜어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서청의 실체와 당시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서청은 저평가됐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해방 직후 당시 조선의 상황은 그야말로 ‘무법지대’였다. 제대로 된 법도, 공권력도, 정부도 없었다. 그런 백지상태의 조선은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주의 좌익세력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기 충분했다. 그런 좌익세력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때로는 폭력적으로 제지한 세력이 서청이다.

이런 서청을 재건하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역시 서청이 갖는 무게감은 아직도 무겁다. 서청이라는 단체 부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우익에서도 나오고 있다. 왜 이들은 서청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하려는 것일까. 새로운 이름으로 우익단체를 만드는 게 오히려 낫지 않을까. 이런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1일 정함철 서청 대변인을 만났다.

- 서청을 만들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원래부터 서북청년단과 현대사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요. 제가 부사관 출신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직접적인 계기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보게 된 서북청년단을 재건해야 한다는 게시 글을 보고나서죠.

그 글은 자신이 서청을 만들려고 하는데 뜻이 맞는 사람들이 함께 했으면 한다는 식의 글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바로 연락해서 그 분을 만나게 됐죠. 그 당시에 10명 정도가 모였고 그때 인원을 바탕으로 올해 11월 중순에는 발기를 할 예정이에요.


“폭력 안 쓸 것”

- 단순히 서청에 대한 관심과 인터넷 게시물을 본 후 결심을 한 것은 너무 빠른 결정이 아니었나요? 다른 계기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물론이죠. 서청 재건을 위한 행동을 하기까지는 여러 사건들이 있었어요. 몇 가지만 말해 볼게요. 첫 번째로 성조기를 태운 사건이었어요. 성조기를 태운 것이 뭐가 문제냐고 반문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잘 생각해 보세요. 미국은 한국의 가장 큰 우방국가예요. 6·25 때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한국을 도운 고마운 국가이기도 하죠.

그런데 그런 국가의 국기를 서울 한복판에서 태우다뇨. 반대로 생각해 보세요. 뉴욕 한복판에서 태극기를 태웠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것은 단순히 행위의 문제가 아닌 신뢰의 문제예요.

그때 성조기를 태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이었나요? 범민련을 비롯한 좌익단체들이었어요. 국가보안법을 어긴 이유로 옥살이를 했던 한상렬 목사도 그중 하나죠. 그때가 시작이었어요. “아, 우리나라에 아직 좌익사상을 갖고 전파하려는 단체들이 있구나”라고 생각했죠.

두 번째는 2003년에 있었던 맥아더 동상 철거예요. 맥아더가 없었다면 지금 우리는 공산주의 체제에서 살고 있어야 해요. 그런데 그런 큰 공을 세운 맥아더를 ‘민족분단의 원수’로 만들어 통일을 방해한 인물이라고 말했었죠.

북한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주장이에요. 이런 주장을 하는 단체들이 인천에서 아무런 제재도 없이 그런 일을 벌이고 있었어요. 기가 찰 노릇이죠.

이것 말고도 천안함 폭침 사건, 광우병 사태도 마찬가지고요. 지금도 계속 그런 반미적인 운동을 하고 반정부적인 발언과 행동을 하는 단체들이 많아요. 거짓선동을 하며 말이죠.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저로 하여금 서청 재건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단단하게 만들었죠.

- 서청은 반공을 중심으로 나라를 세우려고 노력했던 단체이지만 폭력적이기도 했습니다. 보수 진영에서는 그런 폭력적인 단체가 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전제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우려들이 나오는 것이죠. 서청이 처음 결성될 당시는 상황이 어땠습니까?

해방 직후였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정부도 없었고, 그렇다고 질서를 바로잡을 수 있는 공권력이 있지도 않았죠. 그런 상황에서 공산주의의 허구를 마치 이룰 수 있다고 거짓 선동을 하는 세력들이 남한에서 판을 치고 있으니, 직접 북에서 공산주의를 경험했던 당시 청년들이 얼마나 분통이 터졌겠습니까. 그러니 자신들이 경찰을 대신해 어쩔 수 없이 자경단 역할을 한 것이죠.

물론 그런 상황에서 안 좋은 일, 예를 들어 먹고 살아야 하는 문제 때문에 안 좋은 일을 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서청이 했던 일을 어떤 문화평론가가 말한 것처럼 나치 친위대에 비교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입니다.

반면, 지금은 어떻습니까. 강하지는 않지만 공권력이 있고, 정부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희가 마치 폭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입니다. 저희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적합한 절차에 따라 행동할 것입니다.

▲ 정함철 서북청년단 대변인(왼쪽)과 손진 선생(오른쪽)

‘반공’ 바탕의 선동타파가 서청의 정신

- 굳이 서청 재건을 목표로 한 이유가 있을까요? 서청이 아닌 그냥 새로운 보수단체를 만들어도 됐을 텐데요?

물론 ‘서북청년단’이라는 단체명을 다시 쓴다는 것에 많은 책임감도 있었고 부담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굳이 서북청년단이라는 이름을 내 건 이유는 서청이 가졌던 ‘정신’을 계승하고자 하기 때문이에요.

서청이 가졌던 정신은 ‘반공’을 바탕으로 한 ‘거짓선동 타파’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서청의 행동 때문에 좌익세력들은 생각만큼 크게 활약할 수 없었죠. 그런 정신을 계승하고자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서북청년단’이라는 이름을 달게 된 것이죠.

- 그렇다면 앞으로의 계획이나 활동 방향은 어떻게 되나요?

약한 공권력의 부분을 채우는 일을 하며 좌익세력들의 거짓선동에 대한 진실을 알릴 생각이에요.

우리나라의 공권력은 매우 약해요. 예를 들어 볼까요. 좌익세력은 경찰을 무시하는 게 일상이죠. 경찰이 조금만 공권력을 행사하면 그들은 ‘인권’ 타령을 하며 경찰이 마치 무자비한 폭력을 쓰는 것처럼 포장해요.

그러면 또 자세한 상황을 모르는 일반 국민들은 그들의 말을 믿고는 하죠. 공권력은 이런 논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기 때문에 먼저 큰 충돌을 피하려고 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지금의 공권력이 많이 약해져 있고요.


“경찰을 때릴 거면 우리를 때려라”

이 틈에서 우리가 우리의 몸으로 좌익세력을 막겠다는 것이죠. “경찰을 때리지 말고 차라리 우리를 때려라”라며 경찰과 좌익단체들의 사이에 우리가 들어가면 좌익단체들도 섣불리 폭력을 행사할 수 없을 거예요. 우리도 시민이고 만약 우리가 다치면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공권력이 직접적으로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저희는 ‘폭력을 행사’하기보다 ‘몸으로 폭력을 막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도 있습니다.

- 9년의 군 생활, 그리고 그 전까지 우파운동을 계속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청 재건까지 할 정도로 강한 의지를 가지셨다면 그동안 다른 시민단체들과 많은 마찰이 있었을 것 같아요.

많았죠. 어떻게 보면 저는 제 목을 내놓고 다닌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예요. 최근에 겪었던 얘기를 해드릴게요.

저는 오프라인 활동도 하지만 SNS 상에서도 활동을 합니다. SNS에서 저를 ‘형님’이라며 잘 따르던 지인이 있었어요. 그 친구가 어느 날은 서울이라면서 전화가 오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마침 그때 원주에 있는 제 사무실에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전화로 “차량을 가지고 올라왔으면 원주에 들렀다 가시라”고 했어요. 그 사람은 머뭇거리더니 그냥 다음에 보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알았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어요.

그런데 며칠 후에 그 친구 SNS를 보니 자기 SNS에 저를 죽이러 서울로 올라가겠다는 글이 게시돼 있더군요. 그러니까 그 친구가 서울로 올라온 이유는 저를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해코지를 하려고 그랬던 거예요. 우파운동을 하다 보니 이런 일들을 종종 겪는 편이죠.

- 이력을 보니, 최근 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셨어요. 혹시 서청 활동으로 소위 ‘이름값’을 올려서 정치권으로 뛰어들 계획이 있으신 건 아닌가요?

(웃음) 아뇨, 전혀요. 그 부분은 정확히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제가 현재 정치를 할 정도로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럴 인물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저 저는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몸 바쳐 하고 있는 거예요. 그 때 지방선거에 나갔던 이유도 거짓선동을 막기 위해 나간 것이에요. 만약에 제가 정말로 당선 의지가 있었다면 무소속으로 나갈 이유도 없었죠. 저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제 목숨을 바쳐서라도 대한민국의 건강한 발전과 자유의 수호를 위해 활동하는 것입니다.

정용승 기자 jeongys@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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