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경계 없는 음악으로 통일의 벽을 허문다

[인터뷰] 돈 스파이크 작곡가·가수 미래한국l승인201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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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한국  futurekorea@futurekorea.co.kr
   
 작곡가 겸 가수 돈스파이크

지난 10월 25~26일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 ‘2014 초중고 학생 통일 사진 전시회’가 열렸다. 주최는 사단법인 세이브엔케이(Save North Korea, 이하 SNK).

민간차원에서 통일을 준비하며 북한 동포의 자유와 인권 개선을 촉진하고 통일에 대비한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이다. 당일 전시는 사진을 패널에 걸어놓는 일반적인 사진전과는 달리 5m×5m 규모의 대형 조형물이 설치됐다.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다는 것이 시민들의 반응이었다. 특히 그들은 작곡가 돈 스파이크의 손길로 새롭게 태어난 현대판 ‘우리의 소원’이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그로부터 약 2주가 지난 11월 15일 SNK는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명성교회 월드 글로리아센터에서 뮤직비디오 촬영을 진행했다. 전시회에 이은 올해의 ‘통일 문화 두 번째 프로젝트’ 인 셈.

한영고등학교와 한영외국어고등학교의 1, 2학년 학생 중 약 100명이 오디션을 통해서 합창단으로 뽑혔다. 이후에 학교별로 약 두 달간의 연습으로 이번 뮤직비디오(이후 뮤비) 촬영을 준비한 것이다. 뮤비는 유튜브에 업로드되며 방송사와의 접촉을 통해 전파될 예정이라고 한다.


국경을 생각하지 말고 문화 대 문화로

합창단에는 노원구 하계동에 위치한 ‘미래 소망 스쿨(이하 소망 스쿨)’에서 온 탈북어린이 14명도 포함돼 있었다. 소망 스쿨 이성희 교감은 “탈북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고, 좋은 취지라고 여겨서 참가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지방에 사는 학부모들의 동의를 받아 진행했다”고 전했다. 소망 스쿨은 기숙형 보습학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흰 상의와 청바지의 일관된 복장이 합창단을 돋보이게 했다.

무대에는 계단을 설치했다. 소망 스쿨 어린이가 맨 앞줄에 섰고, 고등학생은 그들의 옆과 뒤를 감쌌다. 본격적인 촬영 전, 담당 음악 선생님은 학생을 신장 순서대로 배열했다. “170cm 이하인 남학생은 앞쪽으로 오세요”라는 말에 머리를 긁적이며 나오는 남학생도 있었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김범수 SNK 사무총장은 “통일이라고 하면 막연하고 거리감이 느껴진다”며 “조금 더 친숙하게 (음악을 통해서) 마음의 벽을 허물고, 결과적으로는 ‘통일 문화 확산’을 위해서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휘자는 돈 스파이크였다. 그는 지난 9월부터 SNK와 함께 통일 뮤직 프로젝트를 준비해 왔다. <미래한국>은 이 범상치 않은 외모의 작곡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프로젝트의 기획부터 같이 하신 걸로 아는데 SNK 활동은 어떻게 참여 하게 됐나요?

SNK에서 일하는 친구가 제 대학 동기인데 연락이 왔었죠. 좋은 일을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고 해서 참여하게 됐어요.

-연세대 작곡과(95학번) 휴학 중이시죠?

네, 제가 학교를 오래 다니지는 않았어요. 바로 일을 했거든요. 96년부터요.

-9월부터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프로젝트가 진행됐는지 알 수 있을까요? 나가수처럼 합창단을 뽑았다고 들었어요.

먼저 지원을 받아 잘하는 친구 20명 정도를 뽑았어요. 그런 다음에 솔로 파트로 4명을 뽑았죠.

-외교부에서 하는 공공외교 프로젝트 A.S.K.(Asian Sing Korean soul) 활동을 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SNK에서 하는 일은 그 연장선에서 하는 건가요? SNK는 통일부와 연관된 사단법인이라고 하던데 혹시 활동에서 정부와의 연결고리를 염두에 두시는지?

A.S.K.는 공공외교 프로젝트에요. 친구인 재즈 색소포니스트 신현필 씨의 아이디어였죠.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을 것 같아서 참여한 거죠. 정부에서 하는 것이라고 해서 따로 더 하려는 건 아니에요.

그와 별개로 이번 프로젝트는 제가 연락을 받아서 하게 된 거고요. 통일이나 화합이 거창한 게 아니라, 특히 예술을 하는 사람끼리는 더 부드러운 방식으로 할 수 있거든요. 그건 SNK와 같은 단체도 그들만의 방법으로 실행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A.S.K.도 정부의 정책이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 쉽고 단순하게. 그러니까 음악이나 예술분야는 특히 더 어울리기 쉽잖아요. 문화 대 문화로, 국경을 생각하지 말고 사람들끼리 알고 지내자는 거죠. (통일이나 화합도) 크게 봤을 때는 부드럽게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음악은 나이 불문 감동을 줄 수 있어야

-다음(Daum)에서 연재한 ‘사운드 트래블러(Sound Traveler)’도 재미 있게 봤습니다. A.S.K.의 활동인 걸로 아는데요. 인도 전통 악기 연주자를 선택하셨더라고요. 특히 인도에서 공연할 때 동요 ‘섬집아기’를 하셨던데, 이 노래가 한국의 정서를 대변한다고 생각하신 건가요?

우선 프로젝트에서 장르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이번에 다녀온 곳이 인도인데요. 그쪽도 강한 음악적인 색깔을 가지고 있거든요. 외국에서 한류라는 게 주로 댄스음악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죠.

걸 그룹이나 아이돌도 좋겠지만,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여러 장르의 음악들이 (타국에) 새롭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거든요. 나이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게 저의 팀의 목표였죠.

-현지 공연 시작 전, 테러가 있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테러는 아니고. 폭발사고가 있었어요. 인도는 모든 게 느린 나라에요. 터졌는데, ‘그 근처에서는 공연을 못해.’ 이렇게 된 거죠.

-현지에서 섭외한 뮤지션들이 뮤콘(MU:CON)에서도 공연을 한 거 같던데요?

네 그렇죠. 저희가 작년부터 A.S.K.를 하고 있는데 올해는 인도에서 한 거죠. 거기서 오디션과 공연을 했어요. 이번에는 오디션을 작게 열었는데 거기서 싱어(Singer)를 한 명 뽑았어요. 그리고 인도 전통악기인 사랑기와 타브라 연주자를 포함해서 3명이 한국에 왔었죠.

8일간의 일정을 소화하고 갔어요. 아무래도 한국이 1박2일 안에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니까요. 연습도 해야 했고요. 저희 쪽에서 준비한 단독 공연뿐 아니라 자라섬(자라섬 재즈 국제 페스티발) 공연, 뮤콘 특별무대에서도 했어요.


   
 

평양 가서 냉면 먹어보는 게 소원

-다시 이번 프로젝트로 돌아가서 얘기해 볼게요. 한영외고 친구들도 따로 오디션을 해서 뽑은 거죠? 학교별로 파견(?) 된 트레이너는 돈 스파이크 씨 회사 측인가요?

연습은 SNK쪽에서 맡아서 진행해 주셨어요. 학생들 노래 연습도 시켜주셨고요. 뮤지컬을 하셨던 분이 봐주셨고….

-SNK에서 주최한 ‘통일 사진전’에서 쓰인 음악이 이번 촬영 것과 같은 거죠?

아니요. 사진전 때는 전시회 버전으로 해서 피아노곡으로 만들어드렸고요. 이건 합창 버전이에요.

-그렇군요, ‘우리의 소원’이잖아요. 그럼 돈 스파이크의 소원은 뭘까요? 평양에 가고 싶다고 했던데요.

아, 그건 순전히 평양에서 냉면을 먹고 싶은 바람에서 쓴 거예요. 제가 평양 냉면을 되게 좋아하거든요. 거기 가서 꼭 먹고 싶어서요. 옛날부터 그런 마음이 있었죠.

-아. 뭔가 거룩한 의미가 아니고요?

그렇죠. 저는 평양 냉면을 현지에 가서 먹고 싶어서 그런 거예요(웃음)

-오늘 뮤비 촬영에서 지휘하실 텐데요, 오늘이 이 프로젝트의 마지막 단계인가요?

아니요. 이제 겨우 녹음만 끝난 거죠. 후반 작업이 있어요. 악기도 덧입혀서 녹음해야 하고, 믹싱 마스터링도 해야죠. 편곡이 이제 끝난 단계에요. 보컬 녹음만 끝난 상태거든요. 지금은 데모 반주고요. 노래를 녹음하면 기타를 치거나 하는, 후반 작업을 해야죠.

-재능 기부 같은 건가요?
재능 기부라고 하면 거창하고요. 그냥 참여한 거죠. 저는 무료로 해도 되지만, 녹음실에 들어가는 실비용은 받긴했어요.


흑인 음악 좋아해 힙합 옷 즐겨 입어

-외모가 힙합, 알앤비 쪽 같다는 말을 많이 들으시죠? 피부 색깔도 검은 편이시고요.

제가 행동하는 게 (사람들에게) 흑인처럼 보이는 것 같아요. 생긴 것도 그렇고요. 실제로 힙합이랑 알앤비를 어릴 때부터 좋아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하는 음악은 대중음악이니까. 아무래도 들어오는 일을 먼저 하죠. 어쿠스틱이나 클래식, 그리고 영화음악까지요. 그래도 제일 좋아하는 음악은 힙합, 알앤비에요.

-저도 찾아보지 않았으면 나얼 씨 리메이크 앨범을 프로듀싱 한지도 몰랐을 뻔했어요. 아무래도 나가수(나는 가수다)로 유명세를 타셨는데 돈 스파이크 씨의 음악적인 전환기가 언제였나요?

그 기회가 딱 두 번 정도 되는데요. 나가수랑 나얼 씨 앨범 리메이크했을 때죠. 그전에도 물론 곡을 많이 썼어요. 나얼 씨 리메이크 앨범은 한 곡을 제외하고 제가 다 했거든요. 그 앨범 이후로 2004년에 리메이크 붐이 있었죠. 그래서 당시에 일이 많았어요.

그렇게 2005~2007년에 (편곡 일을) 많이 했고요. 조금 쉬다가 2011년에 김범수 씨를 오랜만에 만나서 문제의 프로그램에 나가게 된 거죠. 그렇게 대단한 파급효과가 일어날지는 아무도 몰랐죠. 그 때는 편곡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나중에는 얼떨떨하기도 했고요.

-강해 보이는 외모와는 다른 감성을 가진 것 같은데요. 이른바 ‘소녀 감성’이라고 하는데 전략인가요?

전략까지는 아니고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흑인 음악 좋아해서, 힙합 옷을 입고 다녔어요. 그래서 스타일이 이렇게 된 거죠. 아무리 흑인 음악 좋아해도, 제가 클래식을 배우고 피아노를 전공했으니까 이런 쪽 음악을 하는 거죠.

별개의 문제에요.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죠. 그렇지만 이름은 일부러 강한 인상이 느껴지도록 지었어요. 제가 성격이 소심한 편인데, 어렸을 때 왕따도 당했어요. 예민한 편이기도 하고요. 여러 가지 이유로 강해 보이는 이름을 하면 어떻겠느냐고 주위에서 말해줬어요.

-본명이 무난하긴 하잖아요? 김, 민, 수.

그렇죠. 사실 스파이크라는 이름이 음악 하는 사람 같지는 않지요. 제가 발라드 음악을 주로 하니까요. ‘돈 스파이크’라는 이름은 사실, 댄스음악을 할 때 몰래 쓰려고 지은 거예요. 세션을 같이 했던 형이 지어준 것인데, 저는 아주 마음에 들어요.


주로 팝과 오래된 노래 많이 들어

-머리를 짧게 유지하시는 건, 기르는 게 불편하셔서 그런 거죠?

색을 어릴 때 많이 했었는데 머리가 많이 상하더라고요. 그래서 머리를 한 번 밀었는데 그 이후로 굉장히 편해서 유지하고 있어요.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음악이 뭔가요?

주로 팝 쪽과 오래된 노래를 많이 들어요. 토니 베넷(Tony Bennett)이나,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를 좋아해요.


글·사진/하태욱 기자 twkh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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