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의 개혁은 성공할 것인가
시진핑 주석의 개혁은 성공할 것인가
  • 한정석 편집위원
  • 승인 2015.03.0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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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인민대표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4개 전면(4個 全面)’ 사상이 지도이념으로 부상했다. 4개 전면 사상이란 시 주석의 지도이념으로서 중국 역대 지도자들은 자신의 그러한 지도이념을 표방해 왔다. 시 주석의 4개 전면은 2017년 공산당 19차 당대회에서 당장(黨章·당 헌법)에 포함될 예정이다.

시 주석의 4개 전면은 전면적 소강사회 건설, 전면적 개혁 심화, 전면적 의법치국, 전면적 종엄치당(從嚴治黨)으로 구성된다. 인민일보는 이러한 4개 전면을 소개하면서 민족부흥을 이끌 전략적 포석이라고 규정했다.

시 주석은 이전의 지도자 후진타오와는 달리 건국의 아버지들이 지명한 후계자가 아니다. 그는 이제까지 공산당 엘리트들과는 달리 공산당 간부들의 투표에 의해 선임됐기에 기득권을 가진 구 지도층의 유산으로부터 자유롭다.

그런 입장에서 시 주석에게는 4개 전면의 개혁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명분이 있으며 이는 ‘반부패’와 ‘법치’라는 아젠다로 등장할 수 있었다. 당연히 부패한 구세력의 반발이 없을 수 없다.

홍콩 월간지 <개방>은 최근호에서 시 주석이 2012년 말 당 총서기에 취임한 이후 최근까지 6차례나 암살 위기를 넘겼다고 보도했다. 또다른 매체는 이 가운데 두 번은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이 기도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저우융캉은 회의실에 시한폭탄을 설치하고 고위층 전용병원인 301병원에서 건강진단을 받을 때 독이 든 주사를 몰래 갖다 놓은 혐의가 추가됐다.

시 주석에 대한 암살 기도는 대부분 부패척결운동에 불만을 품은 관료들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관료는 시 주석을 제거하기 위해 저격용 소총과 사제 폭탄을 구매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암살 위기까지 넘긴 시진핑

시 주석으로서는 중국 경제의 도약기가 성숙화되면서 외부로부터 불어오는 글로벌 장기침체의 파고를 넘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동시에 내부의 비효율과 부패를 뿌리 뽑지 않고서는 질적 성장을 이루기 어렵다는 판단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비효율과 부패척결은 오랜 공산당 기득권층과 충돌하는 이해를 갖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시 주석이 어떻게 권력을 유지하면서 개혁의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지가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와 관련해 최근 국제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미국의 자유주의 정책연구소 CATO는 2015년 계간 보고서에서 시 주석의 미래를 전망했다. 기고자는 저명한 장웅영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였다.

그는 시 주석의 미래가 자유화와 민주화를 열망하는 중국 인민들을 시 주석이 얼마만큼 개혁을 추동하는 권력으로 조직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봤다.

장 교수는 ‘리더십’과 ‘이념’이라는 두 개의 변수를 가지고 역대 중국의 지도자들과 중국의 상황을 분석해 봤다. 그 결과 지도자가 강한 리더십과 바른 이념을 갖고 있을 때 중국은 성장했고 반대로 지도자가 강한 리더십과 틀린 이념을 갖고 있을 때 중국은 황폐한 시기를 경험했다.

 

전자가 덩샤오핑과 장쩌민의 시대라면 후자는 마오쩌둥의 시대다. 이에 비해 후진타오시대는 약한 지도력에 틀린 이념을 갖고 있어 중국의 발전에 정체성이 생겼던 것으로 장 교수는 분석한다.

장 교수는 중국 인민들의 특성이 서구처럼 개인주의가 아니라 명분에 따른 대세 추종임을 지적한다. 그렇기에 과거 마오쩌둥의 공산혁명시기에 개인적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지주와 중산층 계층이 오히려 마오쩌둥의 공산주의 노선을 지지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덩샤오핑과 장쩌민 역시 대의명분을 개방과 개혁에 놓는 것에 성공했고 중국 인민들이 그 노선을 따랐다고 장 교수는 해석한다. 지도자의 리더십과 이념이 실제로 중국의 정치 경제 전반을 주도하는 동력이라는 분석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시 주석이 뉴노멀(New normal)이라 번역되는 ‘씬창타이’(新常態)를 향후 중국의 미래적 경제적 아젠다로 설정했던 것은 자못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의 고질적인 비효율과 그림자 금융 같은 지하경제를 일소하고 더 큰 개방과 개혁으로 중국의 경제 상태를 고양하겠다는 방향에서 옳기 때문이다.

그러한 ‘씬창타이’는 크게 5대 정책으로 나뉜다. ▲반부패 드라이브, ▲IT 기반 창조 경제, ▲신형 도시화, ▲금융 시장 개방, ▲민영화 확대 등이다. 중국 사회문제에서 가장 큰 이슈는 바로 ‘빈부 격차’와 ‘부패’ 문제다. 특히 부패는 공산당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크게 해치는 행위로 여겨 현 지도부는 부패 문제 해결에 주력하고 있다.

시 주석은 2013년 1월 중앙기율위원회에서 “호랑이와 파리를 함께 잡겠다”고 언급한 이후 기득권층을 타깃으로 갖가지 반부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시 주석의 개혁전략은 개방과 민영화라는 시장지향과정에서 기득권을 가진 구 공산당 엘리트들의 도전을 받게 돼 있다.

이 문제를 시 주석은 반부패로 설정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시 주석에게는 탄탄한 권력 기반이 필요하고 그 권력의 기반을 자유화와 민주화를 원하는 중국 중산층 세력으로부터 얻어야 한다는 것이 장 교수의 메시지다.

만일 시 주석이 그러한 권력 기반을 단단히 다지지 못할 경우 시 주석의 리더십은 훼손될 수 있다. 그 결과는 죽도 밥도 아닌 상태로 가거나 반동에 밀려 포퓰리즘화되는 현상이다. 그럴 경우 시 주석은 난제를 돌파하기 위해 대외정책에서 강경한 입장과 내셔널리즘으로 흐를 위험성도 존재한다.

중국의 미래가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따라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 전체와 글로벌 세계의 균형마저 불확실성에 놓일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무조건적인 중국 대세론적 사고보다는 시진핑 리더십의 변화를 면밀하게 관찰해야만 한다.


한정석 편집위원 kalito7@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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