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탄도미사일 막으려면 ‘사드’ 필수
北 탄도미사일 막으려면 ‘사드’ 필수
  • 미래한국
  • 승인 2015.03.0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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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한국 배치 놓고 韓·美·中 이해관계 대립

사드 미사일의 한반도 배치를 놓고 미국과 중국, 한국 간의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사드 미사일의 한국 배치는 한중 관계를 심각한 상황으로 만들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국내에서는 찬반 여론이 팽팽하다. 하지만 국익 차원에서 봤을 때 사드 미사일을 반드시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150km 상공에서 적 탄도탄 요격

사드 미사일의 본래 이름은 ‘최종단계 고고도 지역방어(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이다. 한반도 크기의 지역을 위협하는 탄도 미사일을 방어하는 시스템이다.

사드 미사일은 미사일 방어계획(MD)의 핵심적인 요소다. 대륙간 탄도탄(ICBM)에서부터 중단거리 탄도탄까지 요격할 수 있다. 적의 미사일을 요격한다는 점에서는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비슷해 보이지만 훨씬 더 높은 고도에서 빠른 속도로 요격한다는 차이가 있다.

사드 미사일이 요격하는 탄도탄은 보통 대기권 밖까지 날아가는 거대한 포물선을 그린 뒤 목표물로 향한다. 이 때문에 사드 미사일은 거의 수직으로 발사된다. 사드 미사일은 150km 상공에서 적 탄도탄을 요격한다. 이때 속도는 마하 8, 사정거리는 200km 가량 된다.

 

적 탄도탄을 요격하는 방식 또한 파편으로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적 탄도탄에 충돌하는 방식이어서 요격 후 부수적인 피해가 거의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시스템 자체가 작고 가벼워 수송기로 공수하고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은 ‘사드’ 미사일 체계에 포함된 레이더이다.

미 레이시온社가 제작한 AN/TPY-2 고성능 X밴드 레이더를 사용하는데 탐지거리가 무려 1800km에 달한다. 이 레이더 또한 크기가 작아 수송기나 트럭으로 이동할 수 있다. 또한 이지스 구축함, 조기경보위성(DSP) 등과의 데이터 링크를 통해 적 탄도탄의 위치를 매우 정밀하게 추적, 요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 X밴드 레이더와 6기의 발사대, 지휘통제 차량으로 구성된 사드 미사일 1개 포대는 48발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한반도 남쪽 전체를 방어하려면 3개 포대가 필요하다. 1개 포대만으로도 한국의 수도권 전체와 충청 지역을 방어가 가능하다.


한반도 방어하려면 3개 포대 주둔해야

이런 사드 미사일은 날아오는 적 탄도탄 요격에 특화돼 있어 적 목표물을 선제공격하는 무기는 아니다. 그럼에도 중국은 미국이 평택에 사드 미사일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하자 내정간섭적 발언까지 일삼으며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작년 6월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에 사드 미사일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 정부와 협의를 시작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끊임없이 한국 정부에 강하게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작년 8월 5일 중국 CCTV에 출연한 중국 인민해방군 인줘(尹卓) 해군 소장이 “한국이 사드 미사일 도입을 한다면 주변국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만약 한국이 정말로 미국의 사드를 도입한다면 중한관계는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다.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에 참여한다면 (중국의) 핵 타격 위험을 부담해야 할 것이다. 이 시스템의 주요 저지 대상은 중국과 러시아의 중장거리 미사일이다. 사드를 한국에 배치한다는 것은 한국 스스로가 미국의 전초부대를 자처하는 것이다.”

 

인줘 소장은 “한국이 러시아의 핵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주요 핵보유국인 러시아는 핵보유 국가가 다른 나라와 연합해 방어체계를 가동할 경우 선제적으로 핵 타격을 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한국이 다른 나라의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한국에 매우 위험하다.”

중국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작년 11월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자회담 국가 주한대사 초청 간담회에 온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는 사드 미사일의 한국 배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북한이 아니라 중국을 목표로 한 것이다. 중한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지난 2월 4일 한민구 국방장관과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공산당 국방부장 간 회담에서도 이런 말이 나왔다. 국방일보의 관련 보도 내용 가운데 일부다.

“…중국 측이 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이에 대해 한 장관은 사드 배치는 현재 미국 측에서 결정하지도 않았고 미국의 요청이나 한미 간 협의도 없는 등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자국 공격용이라며 한국 배치 반대

중국이 이처럼 반대하는 이유는 사드 미사일을 한국에 배치하면 주한미군은 물론 주일미군을 겨냥하고 있는 탄도탄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동남쪽에 있는 광둥성, 하이난성 일대에 DF-21D 탄도탄을 배치해 놓고 있다. 이 DF-21D는 미 항모전단을 공격할 무기로 최대 사정거리는 3000km로 추정된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DF-21D 미사일을 이동 발사대(TEL)에 실어 배치해놓고 있어 24시간 감시하지 않으면 기습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언론들은 이런 점을 들어 중국이 한국에 사드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일본과 대만에 중국 인민해방군을 감시할 체계가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지게 된다.

일본에는 이미 AN/TPY-2 X밴드 레이더 2기가 배치돼 있다. 대만은 중국 감시용으로 AN/FPS-115 UHF 장거리 EWR 레이더를 건설해 놓은 상태다.

 

대만의 AN/FPS-115 UHF 레이더는 5년 동안 1조5000억 원을 들여 건설한 초장거리 감시용 레이더로 3000km 이내의 1000여 개 목표물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들 레이더 모두 미국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미군이 한국에 배치하려는 사드 미사일과 X밴드 레이더는 ‘중국을 노린다’기 보다는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방어용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중국이 반대하는 이유는 뭘까. 이미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한반도 지배력’을 사드 미사일 문제를 기화로 더 공고히 만들어 한반도에서 미국을 완전히 몰아내고 동북아에서 패권을 차지하려는 속셈으로 보인다.

중국은 한반도 지배력을 확실히 차지할 경우 미국은 물론 일본까지 동아시아에서 내몰 수 있고 대만 흡수는 ‘덤’으로 가능하리라 보고 있다. 한반도 지배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할 경우에는 동남아 아세안 국가들 또한 반항할 수 없으리라는 생각도 한다.

한국 전역의 ‘중국인 관광지화’, 인천, 전남, 제주, 부산을 중심으로 한 중국인 영주권 확보 및 부동산 대량 매입, 한국 대기업 오너의 중국 대기업 이사 영입, 한국 언론 및 좌파 진영의 친중화 노력 등도 중국의 한반도 지배력 강화 전략이라고 보면 무리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상황을 파악한 미 정부는 한국이라는 동맹의 보호와 동아시아 패권경쟁 가열을 막기 위해 사드 미사일을 자국 부담으로 평택 미군기지에 배치하겠다는 뜻을 비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한국군도 ‘한국형 미사일 방어계획(KAMD)’을 발표하기 전후로 사드 미사일 도입을 검토한 바 있다. 하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없던 일이 됐다.


사드, 성능 좋지만 비용 많이 들어

사드 미사일은 요격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인 반면 가격이 매우 비싸다. 미사일 48기와 발사대 6기, 레이더, 사격통제장치 등으로 구성된 1개 포대의 미군 납품가격이 7억5700만 달러(한화 8366억 원)이다.

미군이 3개 포대로 구성되는 1개 대대를 갖추려면 못해도 2조5000억 원을 줘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사드 미사일을 한국군이 구매하려면 최소한 20~30%의 돈을 얹어줘야 할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다.

미 의회 국방안보협력국(DSCA)이 2012년 11월 카타르에 사드 미사일 2개 포대를 수출할 경우 가격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한 적이 있다. 당시 가격은 65억 달러(한화 7조1838억 원 가량)이나 됐다. 지금은 얼마나 올랐을지 알 수 없다.

이런 가격 때문에 미군 또한 아직까지 사드 미사일 부대를 3개 포대밖에 배치하지 못했다. 현재 미군은 텍사스, 알래스카, 하와이에 사드 미사일을 배치해 놓고 있다. 그런데 미 정부가 이런 사드 미사일 1개 포대를 자국이 비용을 부담해 평택에 있는 주한미군기지에 배치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평택 미군기지에 사드 미사일 1개 포대를 배치한다면 수도권 상당 부분이 북한의 단거리 탄도탄 공격으로부터 안전해진다. 김정은 집단이 유사시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 무차별 탄도탄 공격을 퍼부어 공황(恐慌) 상태를 일으키려 해도, 중국이 김정은 집단을 ‘지렛대’로 악용해 한국을 움직이려 해도 소용없어진다는 말이다.

한국 정부는 전략적인 측면에서 중국이 사드 미사일의 한반도 배치를 놓고 내정간섭적인 입장을 보인다해도 무조건 사드 미사일을 배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만약 한국 정부가 사드 미사일 배치와 관련해 ‘일부 비용’만이라도 부담한다면 한미동맹을 깨뜨려 한반도 지배력을 강화하려던 중국의 시도가 무력화되는 것은 물론 일본의 군사 강화 노력도 후퇴하게 만들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한국은 자연스럽게 동북아에서 가장 중요한 축으로 부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전경웅 객원기자 enoch2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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