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흥부자들, 제주도 점령하나?
중국 신흥부자들, 제주도 점령하나?
  • 미래한국
  • 승인 2015.03.16 1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슈] 투자이민 적용받는 리조트 중 61% 소유

바야흐로 저출산 시대다. 한 가구 1자녀를 뛰어넘어 자녀계획을 갖지 않으려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속가능연구소가 작년 11월 전국 대학생 236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학생들은 앞으로 평균 1.9명의 자녀를 낳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학생이 원하는 자녀수는 1.77명으로 남학생의 2.06명보다 적게 나왔다. 자녀를 아예 낳고 싶지 않다는 답변도 16.0%로 남학생(6.4%)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초식남’ ‘건어물녀’를 이어 ‘절식남’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을 미뤄 봐도 결혼에 대한 청년들의 생각을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3포 세대’라는 말 또한 현재 청년들의 상황을 보여준다.

3포 세대는 결혼, 연애, 출산을 포기한 지금 세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나라 출산율(1.187명)이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2750년에 한국인이 멸종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 제주 서귀포시 성산일출봉에서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관광을 즐기고 있다/연합

그렇다고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효과를 보이는 것도 아니다. 정부는 저출산 대책을 위해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총 66조5637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수)은 2006년 1.123명에서 2012년 1.297명으로 소폭 올랐지만 무상보육이 시행된 2013년에는 1.187명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저출산의 덫은 단순히 인구 문제만이 아니다. 미래를 짊어질 젊은이들이 적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한국을 이끌어갈 원동력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런 공간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고민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 제주도를 비롯한 몇몇 지방에서 실행하고 있는 ‘부동산투자이민제도’가 그것이다.


인구 감소 보완책으로 투자이민 부상

부동산투자이민제도는 법무부 장관이 고시한 지역의 부동산에 일정 금액 이상을 투자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거주비자(F-2)를 내주고 5년 뒤에는 영주권(F-5)을 부여하는 제도다. 지난 2010년 2월 제주도를 시작으로 처음 도입됐다.

이후 법무부는 지난해 9월 제주도와 강원 평창 알펜시아 지역·전남 여수 대경도관광단지·부산 동부산관광단지는 5억원 이상, 인천 영종지구와 부산 해운대관광리조트 7억원 이상의 투자 조건을 달았다. F-5영주권을 취득할 경우 거주의 자유는 물론 내국인과 동등하게 초·중학교 의무교육과 의료보험혜택을 받게 된다.

제주도에서 처음 시작된 이 제도는 중국인들에게 매력적이었다. 특히 중국의 푸이다이들에게 그랬다. 푸이다이는 1960년 이후 중국에서 태어난 이들 중 명문대 출신으로 금융, 부동산 등의 분야를 통해 자수성가한 40~50대로 한화 기준 약 17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부호를 칭한다. 이들이 제주도로 몰리고 있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200만 명. 이 중 중국관광객은 280만 여명이 제주도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제주도에 오는 가장 큰 이유는 제주도의 환경과 인프라 때문이다. 중국에 비해 조용하고 바다에 둘러싸인 섬은 소위 ‘힐링’하기에 적절한 장소다. 그래서 많은 푸이다이들은 제주도에서 휴양을 즐긴다. 은퇴 후 삶을 보내는 푸이다이들도 많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서다. 2013년 1월 제주도 리조트를 구입한 궈 씨는 제주도 국제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킨 중국인 학부모다. 그는 최소 연 4300만원을 학비로 지출한다고 밝혔다. 그 외 개인과외 등으로도 교육비를 지출한다고 말했다.

그들의 씀씀이 덕분에 제주도의 학교들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제주대의 발표에 의하면 지난해 초 처음으로 푸이다이 2명이 등록해 4개월간 한국어를 배웠고 7월에는 8명이 새로 등록했다고 한다. 어학당 수강료는 넉 달 과정이 200만원이다.

이런 큰 손들이 제주도의 시장이 활기를 띠게 만든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늘어나는 푸이다이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그들은 중국의 푸이다이들이 제주도의 땅을 모두 사서 자연을 파괴하거나 투기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중국인 투자자들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투자이민제를 통해 땅을 사거나 리조트를 분양하는 외국인 중 중국인의 수가 압도적이다. 현재 부동산투자이민제도 적용을 받는 제주도 리조트 10곳 2482가구 가운데 중국인 소유는 1522가구(약 61.3%)에 이르고 있다.


5억 이상 투자하면 5년 뒤 영주권 취득

그러나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은 “규제를 더 풀어, 더 많은 외국인을 유치해야 한다”고 말한다. 제주도가 국제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더 풀어 많은 외국인을 불러들여야 한다는 의미다. 최 부원장이 제시하는 모델은 미국 맨하튼이다.

전 세계 부호들이 찾는 맨하튼처럼 제주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갈수록 낮아지는 출산율의 대안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투자이민족들에게 영주권을 줘 한국에서 사업을 하거나 일자리를 찾는 것이 결국 내수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라는 의미다.

미래 동력이 없다면 대안을 찾아야 한다. 자연스러운 인구 증가, 즉 젊은 세대들의 증가가 없다면 한국의 미래는 암울하다. 늘어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래를 위한 정답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명확해 보인다. 또한 제주도의 국제도시화(化)를 위해서도 규제완화는 필수조건이다. 맨하튼 같은 도시를 한국에서 볼 수 있을까.


정용승 기자 jeongys@futurekorea.co.kr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