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싸움이 더 흥미로운 관악을
2위 싸움이 더 흥미로운 관악을
  • 정재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5.04.2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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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서울 관악을 재보선

4월 29일 실시되는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관악을이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선거전은 이념 대결에다가 보수 진보 진영 내 세력 재편 양상까지 더해져 각 후보들은 득표율 경쟁에 사활을 거는 형국이다.

처음에는 여야(與野) 당대표 측근인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와 정태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출마하여 김무성, 문재인 대표의 대리전으로 시작된 선거는 야당 대통령 후보였던 거물급 정치인 정동영 씨가 신당인 국민모임 후보로 출마하면서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 무소속 변희재 후보가 4.29 재보궐선거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9일 오전 서울 관악구 청룡동 관악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악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 등록을 했다 / 연합

이들 세 명의 후보 외에 변희재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회장도 지난 4월 10일 보수단체들의 ‘애국시민후보’로 추대돼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새누리당과는 별도의 정치세력화를 꾀하는 보수진영의 최근 분위기를 대변하는 변 대표는 이 지역 전 국회의원인 옛 통합진보당 출신 이상규 후보의 통진당 부활을 위한 여론몰이를 저지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변 후보는 “4·29 재보선의 최대 쟁점은 종북(從北) 척결임에도 새누리당은 이러한 국가적 이슈를 포기했다”며 “종북과의 전쟁을 수행하고 여야의 내각제 개헌 야합을 막기 위해 장외 애국진영에서 누군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가 종북성을 이유로 해산한 옛 통진당 출신의 이상규 후보는 가장 먼저 후보 등록을 하고 관악을 재보선에 출마했다.

최근 여론조사(모노리서치 4월 5일~ 4월 6일 조사)에 따르면 서울 관악을에서 1위는 40.1%의 지지를 받은 오신환 후보다. 정태호 후보(24.3%)와 정동영 후보(15.8%)의 지지율을 합친 것과 같다. 전통적인 야당 텃밭이었던 이 지역에서 야권 표가 분산되면서 새누리당에 기회가 열린 셈이다.

보수진영의 변희재 무소속 후보에게는 의미 있는 득표율이 중요하다. 이번 선거에서 변 후보가 3% 이상 득표할 경우 향후 총선에서 캐스팅 보트를 쥘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에서 각 지역구마다 보수우파 무소속 후보들이 3% 이상 득표를 하면 새누리당 후보들은 표가 분산되어 당락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과거 민주노동당이나 통진당은 5~10%의 정당 지지율(2012년 4·11 총선 통진당 정당득표율 10.3%)로 야권의 한 축을 차지한 바 있다. 변 후보는 4월 8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3.5%의 지지율을 얻으며 선전 중이다. 이상규 후보는 이보다 뒤진 3.2%다.

서울 관악을에서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에게 밀리고 있는 정태호, 정동영 후보는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정동영 후보는 최소한 새민련은 넘어서야 선거 후 야권 재편 움직임에서 소외되지 않을 수 있다.

정동영 후보와 동교동계 김희철 전 의원(18대·관악을) 간 공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동교동계가 선거 지원에 여전히 미온적인 상황에서 김 전 의원의 정동영 후보 지원 여부도 관심거리다.

동교동계의 움직임과는 별도로 이 지역 유권자의 약 40%인 호남표의 향방도 중요하다. 호남 민심이 과연 친노(親盧) 정치인 정태호 후보와 호남 출신 정동영 후보 가운데 어디로 향하는지에 따라 향후 호남표의 향방을 추정하는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승자가 누가 되든 패배한 후보 진영은 큰 상처를 입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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