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필승카드’로 반기문 등장 가능성은?
여권 ‘필승카드’로 반기문 등장 가능성은?
  • 미래한국
  • 승인 2015.05.05 09: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층특집] 위기의 박근혜號 대역전 PLAN

野는 느긋, 與는 초비상 국면. 새누리 후보군,
1:1 대결에서도 야권 주자들에게 크게 뒤져

▲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3년차에 들어서자 자연스레 차기 대권(大權)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역대 대선 경쟁을 살펴보면 차기 대권주자 등장 과정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과거에 비해 근래로 올수록 차기 대권 경쟁이 일찍 시작된다는 점이다. 1980~90년대의 경우 차기 대권 논의는 대통령 임기 중반 이후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현직 대통령 임기 1년차 전후로 차기 대선주자가 부상하고 물밑 경쟁이 시작된다. 

둘째, 여권보다는 야권에서 차기 대선주자 경쟁이 먼저 시작된다. 그 이유는 여권의 경우 차기 대권주자가 일찍 부각되면 현직 대통령의 레임덕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여권 주자들은 차기 대권 행보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반면 야권은 현직 대통령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고, 대권주자가 일찍 부각되면 현 정부를 견제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야권에서는 자연스럽게 대권주자가 일찍 부각된다. 

셋째, 직전 대선에서 패한 주자가 차기 대권주자로 등장할 경우 차기 대권 경쟁이 더 빨리 시작된다. 

그런 의미에서 직전 대선에서 석패한 문재인 후보가 2015년 2월에 당 대표에 오른 것은 야권에서 차기 대선 경쟁이 본격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야권의 조기 대권 경쟁은 여권의 연쇄 반응을 일으켜 여권 주자를 자극한다. 

여권 주자들 입장에서 보면 야권 주자들은 먼저 대선 레이스에서 출발을 하는데, 여권 주자는 본격적인 스타트도 못하고 대통령의 눈치만 봐야 하니 조바심이 날 수 밖에 없다.


문재인이 치고 나가는 야권 

그런 의미에서 야권의 대선 경쟁을 먼저 살펴보면, 현 시점에서는 문재인이 선두를 달리면서 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최근 리얼미터, 한길리서치, 갤럽 조사에 의하면 여야 전체 경쟁에서 문재인 후보는 박원순과 약 2배 정도의 격차를 벌이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문재인에 이어 야권에서는 박원순이 2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사실상 문재인과 박원순 간에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야권 경쟁에서 문재인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대선이 2년 반이나 남아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문재인 후보가 차기 대선 후보가 되리라고 섣불리 전망하기는 어렵다.

※자료 : 리얼미터

특히 현재 당 대표를 맡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4·29 재보선 영향부터, 공무원 연금 개혁, 선거구 조정을 포함한 정치개혁 논쟁뿐만 아니라, 내년 총선을 책임지고 치러야 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각각의 성과에 따라 문재인 후보의 지지도는 현재의 지지도를 유지할 수도 있고, 박원순에게 추격을 허용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아무튼 야권의 대선 차기 주자 경쟁은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나름 재미가 있다. 먼저 여권 후보를 앞서고 있고, 나름 경쟁력 있는 후보들 간에 서로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역동적 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반면, 여권 대선주자들은 야권 주자들에 비해 국민들의 관심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다. 그 이유는 여권의 특성상 차기 주자들이 조기에 대선 주자로 부상되는 것을 스스로 부담스러워 하는 측면이 크다.

이러한 여권 주자의 몸 사림은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 때는 달랐다. 당시 박근혜는 조기에 대권주자로 부상했다. 야권보다도 빨랐다.

이전 대선과는 달리 지금 박근혜 정부에서는 이명박 정부와 달리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가 조기에 부상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들이 야권 주자들보다 경쟁력에서 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거론되는 김무성, 김문수, 이완구, 정몽준은 여야 전체 지지도에서 전반적으로 야권 주자들에게 밀린다.

여권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김무성도 문재인에게 크게 뒤지면서 박원순과 2위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1대1 대결에서 큰 차로 밀리는 여권 주자들

더 심각한 문제는 여야 선두 주자간 1대1 가상 대결에서 큰 격차로 뒤진다는 점이다. 갤럽 조사에 의하면, 새누리당의 김무성과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민련)의 문재인이 양자 대결을 벌일 경우 김무성이 약 20%p나 뒤진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여권 대선주자들은 조급해 할 수 밖에 없다. 여야 전체 경쟁에서 뿐만 아니라 야권 주자와 1대1 대결에서도 크게 뒤지는 상황인데다, 여권의 특성상 적극적으로 대선 경쟁을 벌일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여권 주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역대 선거에서 보면, 대선은 17대 대선을 제외하고는 항상 50대50 구도의 피 말리는 경쟁이었다.

18대 대선 과정을 보면 이명박 정부 중반 무렵, 당시 여권 차기 대권주자였던 박근혜는 당시 야권 주자들을 상당히 큰 차로 앞섰다.

그러나 크게 뒤졌던 야권 후보들이 대선이 가까워 올수록 경쟁력을 키우며 격차를 급격하게 좁혔고, 실제 대선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51.6%, 문재인 후보는 48.0%를 득표해 그 격차는 2.6%p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러할 진대, 현재 여권 주자들은 야권 주자들에게 뒤지고 있다. 현재 여권 대선 후보들 입장에서는 야권 후보들보다 앞서 있어도 역대 대선에서 보듯 막판에 가면 5대5의 박빙이 될 텐데, 여권의 선두를 달리는 김무성조차 현재 문재인에게 3월 갤럽 조사에서 17%p나 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여권 보수진영 지지자들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여권 대선 경쟁과 반기문 변수 

현재까지 전체적으로 여권 주자들의 경쟁력이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차기 여권 대권주자는 누가 될 것인가를 놓고 세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첫째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주자들이 차기 대권주자로서 새로운 비전과 리더십을 확보하여 문재인과 박원순, 안철수 등 야권 대선 주자와의 대결에서 실질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경우다. 

둘째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안철수가 등장했고, 과거 매번 대선에서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 사례가 있다. 

특히 전후(戰後) 세대와 베이비 붐 세대는 한글세대로 근대화 과정에서 자신의 활동 영역에서 큰 성과를 이뤄낸 경력들을 갖고 있다.

특히 이들은 컴퓨터, 인터넷에 적응한 세대로 이전 세대와는 사회적 관계망이나 사회를 보는 패러다임이 다른 데다 이전 세대에 비해 인구도 매우 많다. 따라서 지난 18대 대선 때의 안철수와 같이 여권에서도 새로운 인물이 나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수 있는 인물은 반기문 UN 사무총장이다. 

이중 첫째 가능성 즉, 기존 여권 주자들의 경쟁력 확보는 각 주자들이 해결해야 할 몫이고, 국민들은 이를 유심히 지켜 볼 것이다.

둘째 가능성 즉, 새로운 인물의 등장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셋째 반기문 변수는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 먼저 한길리서치 3월 여야 전체 차기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반기문은 28.3%로 20.2%의 문재인보다 8.1%p 앞섰다. 

반기문의 지지도는 한길리서치가 2014년 10월 조사 때의 39.7%에 비해 많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야권 후보를 앞서고 있다. 

물론 반기문 카드가 현실화되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고령의 나이와 국내 정치 경험이 없고 조직이 없다는 점을 든다. 무엇보다 그가 권력 의지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반기문은 지난해 10월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후 자신이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것을 자제해 달라는 뜻을 피력했다. 

그러나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입장 표명은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반기문의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본다면 다음과 같은 가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첫째, 여든 야든 차기 대권주자들이 국민이 기대하는 눈높이 수준까지 대권주자로서 입증을 못하면, 반기문이 대선에 나올 가능성은 커진다는 점이다. 

둘째, 특히 여권 대선주자들이 야권 대권주자들에 비해 경쟁에서 밀릴 경우 역시 반기문은 대선에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여론 조사에서 10월 이전에 20% 초반을 유지하던 반기문 지지도가 39.7%로 급등했다. 

당시 반기문 지지도가 급등한 배경은 기존 정치권과 정치인에 대한 불신을 배경으로 한다. 


반기문 등장 여부는 여야 대권주자들에 달려 

작년 10월은 세월호 특별법으로 여야가 극한 대치 국면인 가운데 새민련은 특별법 수용 여부 논란으로 지도부가 무너지면서 지리멸렬했다.

그러다 보니 당시 정치권이나 정치인에 대한 실망감과 불신이 반기문 지지도로 분출했다. 첫째 가설의 가능성이 언제든 실현될 수 있는 사례이다. 

두 번째 가설의 현실화는 현재진행 중이다. 여권 주자들이 여야 전체 지지도에서, 특히 여야 후보 간 1대1 대결에서 큰 차로 계속 밀릴 경우 여권 지지층들은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역시 이 가설이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 과연 차기 대선에서 반기문이 등장할 것인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반기문의 등장 여부는 반기문의 의지보다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여야 대권주자들에게 달려 있다. 

만약 거론되는 대권주자들이 국민들로부터 차기 대통령으로서 국정철학과 국정운영능력, 리더십 등 여러 자질에서 인정받아 높은 지지를 얻는다면 반기문은 차기 대선에 출마하기 어려울 것이다.

반기문으로서는 현재로서는 여론 지지도가 높지만, 만약 현재 거론되는 차기 대권주자들의 지지도가 올라가 자신이 차기 대선에서 승리할 승산이 적어질 경우 무리를 해서라도 출마를 해야 할 만큼 상황이 절박하지 않기 때문이다.

▲ 반기문이 차기 대선 후보로 등장할 것인가는 여야 대선주자들에게 달렸다. 야권의 대권주자에게 밀리는 여권에서는 언제든 필승 카드라는 명목으로 새로운 인물의 등장 가능성이 크다.

실제 여론 조사의 변화를 보면 반기문 지지도는 국내 정치적 상항에 따라 지지도 변화가 크다.

작년 10월 이전에는 20% 초반이던 지지도가 세월호 특별법 대치로 정치에 대한 실망이 극에 달했을 때 지지도가 최고치에 달했다.

그러나 그 이후 우여곡절 끝에 여야 간에 세월호 특별법이 합의되고, 새민련이 비대위 체제를 거처 문재인 대표 체제로 출범하면서 반기문의 지지도는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결국 반기문은 가만히 있는데, 국내 정치나 정치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반기문의 지지도가 상승하기도 하고 하락하기도 한다.

결국 반기문이 차기 대선 후보로 등장할 것인가는 반기문에 달려 있다기보다는 현재의 여야 대선주자들에 달렸다.

그런 점에서 여권의 대선 판도는 야권보다 더 복잡하다. 야권은 현재 거론되는 주자들이 여권 주자들에 앞서다 보니 현재의 인물 외에 새로운 인물의 부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반면, 야권의 대권주자에게 밀리는 여권에서는 언제든 필승 카드라는 명목으로 새로운 인물의 등장 가능성이 크다. 

그러다 보니 야권보다 여권의 대권주자 간 경쟁 구도는 예측하기가 더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시간이 흘러 대통령의 임기 3년차가 되었고, 내년에는 총선이 있다. 임기 절반을 지난 후 총선은 정치권에 새로운 지형을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차기 대권 경쟁도 본격화될 것이다. 

이는 여권 주자들이 차기 대통령으로서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간이 1년 정도 남았음을 의미하며, 내년 총선이 끝나면 여권의 대선 경쟁 구도도 어느 정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경기도 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 심의위원
뉴스메이커 참여사회 편집위원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