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소수정예, 중국은 물량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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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경웅 객원기자
  • 승인 2015.07.2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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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新中日전쟁 벌어지면

센카쿠 열도에서 양국 격돌하면 中은 장거리 미사일 공격,  

일본은 이지스함으로 요격… 

中, 육해공군 무기 노후화가 큰 핸디캡
● 日, 정신전력 면에서 하자 발생
● 日中 간에 전쟁 나면 미군 개입으로 중국 공산당 몰락 가능성

2015년 초부터 중국 인민해방군이 남중국해의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인근에서 인공 섬을 만들고 있다. 지난 6월 첫 인공 섬을 완공한 데 이어 앞으로 6개의 인공 섬을 더 만들 것이라고 한다. 

중국은 “우리가 만든 인공 섬은 철저히 평화적인 용도로 사용될 민간 시설”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섬에 주둔 중인 인민해방군이 신형 군복을 입고 찍은 사진들이 이미 SNS에 공개됐다.  게다가 섬에 건설한 3㎞ 길이의 활주로와 각종 무기들은 인공 섬의 용도와 목적을 명확히 드러냈다. 

중국이 인공 섬 건설에 박차를 가할 무렵, 미국은 일본과 ‘방위협력지침’ 개정을 마무리 지었다. 한국에서는 ‘집단자위권’으로만 알려진, 자위대를 미군의 보조 전력으로의 활용을 허용한 것이다. 중국은 강력 반발했지만, 일본 아베 정권은 중국의 패권정책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양국이 센카쿠 열도 인근에서 무력 충돌 가능성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2014년 1월 22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세계 언론사 간부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의 전쟁 가능성을 거론하며, “전쟁이 일어나면 중국은 경제 성장이 멈추고, 중국 공산당은 정통성을 상실하는 등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다음날 중국 인민해방군 장성들은 “국토 면적이나 지구력 등에서 중국은 일본에 비해 전쟁 수행능력이 월등히 강하다”면서 “전쟁이 나면 중국은 여유롭게 일본을 이길 것이고, 일본은 수천 발의 미사일에 국토 전역이 불바다가 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2014년 9월 11일 러시아 스푸트니크 방송은 “중국 인민 절반 이상이 일본과의 전쟁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는 보도를 했다. 스푸트니크 방송은 ‘차이나 데일리’와 일본 ‘겐론(言論)’이 공동 설문조사한 결과를 인용, “일본 응답자 가운데 29%, 중국 응답자 가운데 53%가 전쟁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일본과 중국은 제각각 센카쿠 열도를 중심으로 전쟁이 일어나면 자국이 승리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진짜 전쟁, 핵무기를 쓰지 않는 재래식 전쟁이 터지면 누가 승리할까. 

중국 인민해방군은 국가 소속이 아니라 공산당 소속이다. 현재 총 병력은 225만 명으로, 연간 국방예산은 1000억 달러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육군은 125만 명으로 전체 병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병력 많지만 핵무기 빼면 노후한 中 인민해방군 

이들은 베이징(北京), 선양(瀋陽), 지난(濟南), 난징(南京), 광저우(廣州), 청두(成都), 란저우(蘭州) 등 7개 군구로 나눠 병력을 배치해 놓고 있다. 각 군구는 2~3개의 기갑사단과 1개 차량화 보병사단(기동사단), 1개 보병사단, 1개 포병사단, 1개의 방공여단 또는 방공사단을 거느리고 있다. 각 군구는 해공군 지원 병력도 동시에 거느린다. 

해군은 25만 명의 병력이 북해 함대, 남해 함대, 동해 함대에 나뉘어 배치돼 있다. 랴오닝(遼寧)급 항공모함 1척이 가장 잘 알려져 있고 ▲헬기 모함(071급 4척, 081형 1척) ▲구축함(052급 방공 구축함 6척, 란저우급 7척, 루저우급 2척, 광저우급 2척, 선전·深土川급 1척, 루후급 2척, 항저우·杭州급 4척, 루양·汝陽급 신형과 구형 각 2척) ▲호위함(장카이급 13척, 루다급 11척, 장웨이급 14척, 지앙후급 21척) 등의 전투함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2000년 이후 대폭 확충한 육전대(해병대)도 3개 사단 규모를 보유하고 있으며, 잠수함은 원자력 잠수함 7척(한·漢급  4척, 상급 3척), 디젤 잠수함 62척을 보유하고 있다. 또 해군 소속 폭격기 45대, 전투기 116대, 전폭기 138대도 배치해 놓고 있다. 

공포의 장거리 미사일과 핵 전력

공군은 30만 명의 병력에 617대의 전투기를 포함, 총 2500대 이상의 전술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선양, 베이징, 란저우, 지난, 난징, 광저우, 청두 공군사령부 산하에 전투기와 전폭기, 폭격기, 초계기 등을 배치해 놓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규모면에서는 세계 2위지만 대부분의 무기체계가 구형이라는 점이 문제다. 수상 전투함은 초수평선 전투(90㎞ 이상 떨어진 적과의 교전)에 적합하지 않은 종류가 많고, 대공(對空) 방어 능력이 취약하다.

잠수함은 최신형을 제외하고는 소음이 심하고 방어력이 허약한 종류가 대부분이며, 디젤 잠수함들은 잠항작전능력이 뒤처진다. 전차는 각종 사격통제장치와 통신장비, 방어장비를 보강했지만 2세대 혹은 3세대 전차들이 많다. 전투기도 이미 구형이 된 소련제 미그 17이나 미그 19, 미그 21을 카피했거나 개량한 것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인민해방군이 이런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 능력이다.  인민해방군은 제2전략포병사령부 산하에 ICBM(대륙간 탄도탄), IRBM(중거리 탄도탄), 단거리 탄도탄(SRBM), 육상공격순항미사일(LACM) 등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육상에서 먼 바다에 있는 항공모함 전단을 공격할 수 있는 탄도 미사일 DF-21D 등을 수백 발 이상 배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 중이다. 

또 광학정찰위성과 SAR(합성개구레이더) 정찰위성을 통해 중국 연안으로 접근하는 적을 조기 발견해 섬멸한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 일본 해상자위대의 기동훈련 장면. 일본은 병력 수는 적자지만 장비나 무기체계 면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비 면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 자위대 

일본 육상자위대는 상비 병력 약 24만8000명, 예비군 5만8000여 명을 보유하고 있다. 병력 수로만 보면 중국 인민해방군의 8분의 1 수준으로 상대가 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장비의 질적 수준은 인민해방군을 압도한다. 

육상자위대는 15만 명의 병력을 북부·동북·동부·중부·서부 방면대로 나눠 배치했으며, 각 방면대는 2~3개 사단과 지원 여단들을 보유하고 있다. 육상자위대는 전차 1360여 대, 장갑차 730여 대, 견인포 1000여 대, 헬기 690여 대 등을 보유하고 있다. 또 하푼 대함 미사일을 개량한 88식 지대함 미사일과 신형 12식 지대함 미사일을 배치해 놓고 있다. 

병력 약 4만6000명인 해상자위대는 헬기항모 7척, 구축함 58척, 호위함 9척, 잠수함 21척, 상륙함 30여 척, 유도탄 고속함 9척, 그리고 세계 최고 수준의 기뢰제거 전력과 대잠(對潛)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병력이나 장비 면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의 5분의 1에 불과한 해상자위대가 세계 3위의 해군으로 불리는 것은 장비의 질적 수준 때문이다. 이지스 구축함이 12척이나 되고, 잠수함 21척은 모두 건조한 지 20년도 채 되지 않은 것들이다. 수령이 오래 되어 현역에서 은퇴한 잠수함 20여 척도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진공 보관’ 중이다. 

게다가 헬기항모 7척은 미국 해군의 강습상륙함과 거의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어 전략공격무기로 분류된다. 잠수함을 찾아내 파괴하는 대잠 전력은 대잠초계기(P-3C) 100대 이상, 시호크 헬기(SH-60R) 131대를 보유하고 있다. 

항공자위대는 4만5000여 명의 병력이 800여 대의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다. 부대는 북부·중부·서부항공방면대, 남서항공혼성단, 항공지원집단, 항공교육집단, 항공개발실험집단 등으로 나뉘어 있다. 항공자위대가 보유한 항공기 가운데는 미국과 공동 개발한 지원전투기(F-2)가 98대, 주력 전술기(F-15J) 213대다. 구형인 F-4EJ는 조만간 퇴역시키고 스텔스 전폭기(F-35A)로 대체하게 된다. 

항공자위대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조기경보기(E-737, E-2C 등) 17대, 공중급유기(KC-767J 등) 5대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이는 기존 전투기의 체공시간과 작전반경을 대폭 확장해 전투력을 배가해준다. 

일본자위대, 정신전력이 문제 

일본 자위대는 병력 수는 적지만 장비 면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일본항공우주국(JAXA)이 자체 개발한 H-2A 로켓 기술과 수백 톤 이상의 핵물질은 언제든 핵무기 개발이 가능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러나 일본 자위대는 남모를 고민이 있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 정원을 계속 줄이고 있다.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도 날이 갈수록 지원자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자위대는 전 세계 군인들을 기준으로 할 때 결코 적지 않은 연봉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위대 지원자가 갈수록 줄고 있다. 일본에서는 아르바이트만 해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난 5년 동안 자위대 모집 병과의 지원율은 정원의 30% 내외, 공정단 같은 특수부대나 해상자위대는 지원율이 더 낮다고 한다. 

자위대원의 ‘마인드’도 문제다. 일본 자위대와 함께 훈련을 해 본 한국군 관계자들은 “자위대원들은 한국의 지방공단 직원 같다”고 표현한다. ‘정시 출근 정시 퇴근’이 생활화되어 있고, 전쟁이 났을 때 국가를 지키기 위해 목숨 걸고 싸운다는 각오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 자위대의 가장 큰 문제는 ‘정신 전력’인 셈이다. 

이상과 같은 특징을 가진 중국 인민해방군과 일본 자위대가 센카쿠 열도와 주변의 인공 섬 문제로 전투를 벌인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일단 중국의 핵무기는 철저한 비대칭 전력이므로 논외로 치자. 미군 또한 마찬가지 비대칭 전력으로 하는 게 맞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창은 해안에 배치해 놓은 장거리 탄도 미사일(DF-21)과 이를 지원하는 X밴드 레이더다. 인민해방군이 전력 손실을 피하기 위해 장거리에서 일본 자위대를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은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장거리 대함 탄도미사일 밖에 없다. 

인민해방군은 육해공군을 7개 군구로 나눠 배치하고 있다. 이들은 국경을 맞댄 20개국과의 대치는 물론, 국내에서의 소요나 특정 군구 지휘관들이 반란을 막는 역할도 맡는다. 때문에 국가 단위의 전쟁이 발발해도 모든 병력을 한 곳에 집중적으로 동원하기 어렵다. 중국 해공군은 일본 자위대와 전쟁을 벌여도 모든 전력을 투입하기가 쉽지 않다. 

잠수함을 동원해 일본 자위대를 공격하는 것도 일본의 강력한 대잠 전력 때문에 말처럼 쉽지 않다. 반면 일본 자위대 잠수함들은 중국 해군의 수상 전투함을 노려 소기의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항공 전력의 경우 양적으로 보면 일본 자위대는 중국 공군의 상대가 안 된다.  하지만 일본 자위대의 전투기는 대부분 ‘비가시거리(BVR) 전투’ 능력을 갖춘 반면, 중국 전투기의 절반 이상은 그럴 능력이 없다. 

미군 앞에선 무용지물 

엄청난 숫자를 자랑하는 중국 육군 전력은 일본 자위대와의 전쟁에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양국이 국경을 맞댄 나라가 아닌데다 서로 병력을 상대국가로 실어 나를 수 있는 장비도, 이를 엄호할 전력도 백중지세여서 두 나라 다 상대 국가에 육상 병력을 보내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일본 자위대가 중국군을 이길 수도 없어 보인다. 현재 일본 자위대의 무기체계 중 공격용으로 분류되는 것은 잠수함과 지원전투기(F-2), 헬기 항모 정도다. 이 가운데 헬기 항모에 실어 적을 타격할 수 있는 특수부대 병력이나 해병대 전력이 부족하다. 잠수함과 지원전투기도 중국군의 물량 공세를 뚫고 중국 본토에 도달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정도의 전력은 안 된다. 

반면 자위대는 방어에는 적합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이지스 구축함과 헬기 항모, 전투기(F-15J), 대잠 초계기와 시호크의 조합은 중국군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과 육상발사 장거리 순항 미사일의 요격, 중국 공군의 대규모 공습, 잠수함의 기습을 방어하는 데 유용하다. 

이 모든 점을 종합하면, 중국과 일본 간의 전쟁은 센카쿠 열도와 인공 섬 주변 해역에서 미사일과 공군기, 해군 전투함과 잠수함 간의 제한전 양상을 띨 가능성이 높다. 장기전으로 가면 인민해방군이 유리할 수도 있으나, 전쟁 초기 일본 자위대의 방어망을 뚫지 못하고 전력이 소모되면 이 또한 어렵다. 

이 모든 점을 압도하는, 현실에서의 중요한 요소가 미국 태평양 전력의 존재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2007년과 2008년, 일본을 윽박지르는 것은 물론 “미군 전력도 우리 상대가 안 된다”고 호기를 부렸다. 하지만 군사전문가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2014년 한 러시아 군사연구기관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미 태평양 사령부의 1개 항모전단을 격파하려면, 현재 해군 전력의 40%를 잃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시뮬레이션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장거리 탄도탄에다 핵무기까지 사용했다는 가정을 반영한 것이었다. 

일본 자위대의 전력은 미 태평양 전력을 제외하고는 생각하기가 어렵다. 태생 자체가 미 태평양 전력을 보조하기 위해 만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일본과 중국 간에 전쟁이 일어나면, 미 태평양 전력의 개입으로 인해 인민해방군은 전력 대부분이 파괴되고, 중국 공산당 정권 자체가 몰락할 가능성, ‘어부지리’는 대만이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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