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교양 인문교육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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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한국
  • 승인 2015.08.0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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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귀의 고전 읽기] 빌헬름 딜타이 著,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교육>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와 로마 공화정은 인류 문명의 고향과도 같다.

비록 노예제도에 기초한 한계는 있었지만, 그들은 시민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평등의 정신을 현실 정치체계에서 최초로 실험하고 구현하려 노력했다.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들이 이런 문화적 기풍을 만들고 독창적 문명을 창출해 낸 원동력은 무엇일까? 

빌헬름 딜타이(Wilhelm Dilthey, 1833~1911)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교육체계의 특징을 추적·분석함으로써 그 요인들을 어느 정도 가늠하게 해준 바 있다. 그는 교육과 교육제도가 민족과 함께 성장·성숙·쇠퇴한다는 필연적 사실을 토대로,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명을 뒷받침한 교육체계를 조명했다. 그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명의 한 단면을 분석하고 독일 교육에 적용할 시사점을 찾고자 했다. 

그리스의 고대 교육의 핵심 개념은 ‘파이데이아(paideia)’다. 이는 놀이(paidia)에서 학교교육(paideusis)를 거쳐 교육(paideia)으로 정착된 개념이다. 그리스인은 강건한 신체를 위한 체육교육과 심미적 영혼을 위한 음악교육을 최고의 교육으로 꼽았다.

교육은 국가를 이끌 시민적 삶, 생존을 위한 상무적(尙武的) 삶과 함께, 개인의 재능과 개성의 발전을 조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축제와 놀이를 동반한 음악적 교육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었다. 그리스 교육의 핵심 이상은 전인적(全人的) 인간미와 전사적(戰士的) 신체교육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리스 교육은 도시마다 조금씩 특징이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자유로운 인간 도야의 특성을 갖고 있었다. 특히 강요가 아닌 자유로운 학문의 탐구를 지향했다는 점에서 ‘창조력’과 ‘자유’를 숭상하던 그리스인들의 정신세계의 바탕이 되었다. 

로마의 교육은 ‘후마니타스(Humanitas)’로 불린다. 키케로의 경우 정치가에게 로마사, 로마의 국가조직, 로마법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리스의 사변적 철학에 로마의 역사의식과 법률의식이 결부되어 더 높은 수준으로 통일되기를 희구했다. 특히 정치가는 연설가 이전에 최고의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카토의 교육철학을 이어받아 인문 교육을 그 이상으로 역설했다. 

로마 교육은 윤리적·세계주의적 요소를 띠어 세계시민적 의식 교육이 새로운 목적으로 추가되었다. 이는 로마가 제국으로 성장하면서 갖게 되는 자연스런 현상이었다. 로마의 교육 목적은 인문주의적 교양을 지닌 연설가의 육성이었다. 여기에 그리스 교육의 전통을 이어받아 교육을 통한 덕성(virtue)과 행복의 실현을 강조했다. 이는 심신의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여 아름다운 인간을 육성하려 했던 그리스의 교육과 맥을 같이 한다. 

개인의 발전은 국가와 민족적 차원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한다. 따라서 개인과 국가의 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교육체계를 정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딜타이는 국민정신의 형성이 중요하게 요구되던 19세기 독일의 상황에 비춰 국가와 민족을 위해 어떤 교육체계가 바람직할 지에 대해 고민했다. 그리고 개인의 목표와 국가적 이상의 조화를 추구하던 그리스와 로마의 교육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그리스와 로마 교육의 인문주의와 자유교양 교육이 그리스와 로마 문명의 창조에 큰 밑거름이 되었다는 점은 확실하다. 주입식 지식교육에 치중하고 있는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시사를 준다.

박경귀  한국정책평가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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