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만에 1억 대 누적판매
54년 만에 1억 대 누적판매
  • 한정석 편집위원
  • 승인 2016.06.21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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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비즈] 현대·기아차의 역할

국내 판매 2989만 대, 수출 및 해외 판매는 7025만 대로, 해외에서 70% 이상 판매한 세계 5위의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지난 4월, 현대·기아차는 1억 대 누적판매라는 국내 자동차 메이커 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1962년부터 올해 4월 20일까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 6420만 대, 기아차 3594만 대 등 총 1억 14만대를 판매한 것. 

이것은 기아차가 1962년 첫 개발한 세 바퀴 소형 화물차 K-360을 생산, 판매하기 시작한 이후 54년 만에 달성한 대기록으로, 공격적인 현지화 전략,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이룬 빛나는 성과다. 이 과정에서 현대·기아차는 한국 자동차 산업 발전을 선도하며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 등,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종사자 수는 183만 명에 이르는데, 이는 국내 총 고용인원(2507만 명)의 7.3%에 해당하는 수치다. 우리나라 인구 5000만 명을 4인 기준으로 계산할 때 7가구당 1가구는 자동차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이다. 국내 전체 제조업 중 자동차산업이 차지하는 생산액과 부가가치액 비중은 각각 12.7%, 12%에 달한다. 수출 전략산업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지난해 국내 공장 생산량의 약 65%인 297만 대를 수출했다. 이 중 현대·기아차의 비중은 약 80%에 이른다. 

▲ 현대기아차가 급증한 해외 판매에 힘입어 누적판매 대 수 1억 대를 돌파함으로써 세계 5위의 완성차 업체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해외에서 70% 이상 판매 

현대·기아차는 1993년 처음 1000만 대 판매 고지를 넘어섰으며, 해마다 판매 기록을 경신해 2008년 5000만 대, 2015년 1월 9000만 대 판매 고지에 다다랐다. 이후 1년 3개월 만에 1억 대 판매를 돌파한 것이다. 

주목할 점은 2000년 이후 누적판매 대수가 전체의 79% 가량을 차지한다는 점. 2000년부터 지난 4월 20일까지 총 7898만 대가 판매됐다. 이는 2000년 현대자동차그룹 출범으로 그룹 간의 시너지가 극대화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00년 당시 연간 243만 대를 판매, 글로벌 톱 10에 첫 진입한 현대·기아차는 2014년, 2015년 2년 연속으로 연간 800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3.3배 성장, 세계 5위의 완성차 업체에 올랐다. 

현대·기아차의 1억 대 누적판매 금자탑은 단연 수출을 중심으로 한 해외 판매가 주도했다.  현대·기아차는 산업 기반이 취약하고, 기술력이 부족한 업계 후발주자로서의 어려움, 협소한 내수시장의 한계를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극복해 나갔다.  

지난 4월 20일까지 국내 판매는 2989만 대, 수출 및 해외공장 판매를 합한 해외 판매는 7025만 대로, 해외에서 70% 이상이 판매됐다. 1998년부터 해외 판매가 국내 판매를 넘어섰으며, 지난 한 해 동안 판매된 802만 대 중 해외 판매 비중은 84%에 달한다. 내수 시장 규모가 183만 대로 세계 10위권에 불과한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그 의미는 자못 크다. 

미래차 개발 경쟁 치열

한편, 현대·기아차가 달성한 1억 대 누적판매는 부품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통해 가능했다는 평가다. 부품 협력사들은 현대·기아차의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매출액, 수출, 시가총액 등 모든 면에서 크게 성장했다. 

부품 협력사 중 대기업 숫자는 2001년 46개에서 2014년 139개로 3배 증가했으며, 중견기업도 37개에서 110개로 3배 늘었다. 뿐만 아니라, 현대·기아차는 부품 협력사들의 해외 시장 동반진출을 통해 품질 경쟁력 확보와 매출 증대라는 두 가지 성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왔다. 현대·기아차가 해외에 처음 진출할 당시인 1997년에는 동반 진출 1, 2차 협력사가 34개 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608개 사에 이르고 있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중국의 경기둔화와 저유가,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 시장 불안 등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율주행, 커넥티드, 친환경 등 미래차 관련 기술 개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연비, 안전 등 기본 성능을 더욱 강화하고,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통해 미래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 내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도약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 제네시스 브랜드의 출범 등 현대차의 고급화 전략도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2일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럭셔리 세단 G80을 최초로 공개하는 장면.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세계 최고 수준의 럭셔리 브랜드로 전 세계 시장에 조기 안착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기아차 멕시코공장의 안정적인 가동을 앞두고 글로벌 생산판매 체계를 효율적으로 정비하는 등 양적 성장은 물론 질적 성장을 위한 기반 구축에 전력을 다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현대차는 투르크메니스탄 도로교통부에 27인승 대형버스 ‘에어로시티’ 50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성사된 계약은 약 6600만 달러(780억 원 상당) 규모로, 현대차가 지금까지 체결한 해외 버스공급 계약 중 단일 건으로는 최대 금액이다. 이는 쏘나타 최고급형(3000만 원)으로 환산할 경우 무려 2600여 대에 달하는 계약이다. 

현대차의 글로벌 약진의 배경에는 분업화, 전문화된 계열사 간의 협업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대차의 명장(名匠)이라 불리는 핵심 부품들은 현대차의 숨은 경쟁력이다. 

자동차 부품이 경쟁력의 핵심 

자동차 한 대는 약 3만여 개의 크고 작은 부품들로 이뤄지며, 이들 조립에 사용되는 볼트와 너트는 1만 5000여 개. 자동차와 부품, 그리고 부품과 부품을 연결하는 볼트와 너트는 조립되는 부품의 특성에 따라 각각 서로 다른 체결 강도가 요구된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의 뼈대를 이루는 섀시모듈, 에어백, 조향·제동 장치 등 안전과 직결된 주요 부품에 대해 작업자의 오류를 예방하는 너트-러너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작업자가 공구로 결속 부위를 체결할 때 규정된 수치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동력을 멈춰 너무 강하게 또는 느슨하게 조립되는 것을 방지한다. 

최근에는 품질 향상을 위해 운전석 모듈에 부착되는 오디오, 계기판, 디자인과 관련된 사출부품 등 안전과 무관한 부품에도 체결보증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또 기존에 부품 체결을 위해 사용되어 온 에어툴보다 체결 강도를 정교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전동툴로 교체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자동차 주행 시 동력이 전달되는 각도는 수시로 변한다. 노면이 균일하지 않거나 회전이 있을 때마다 조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등속조인트는 엔진에서 발생하는 동력을 변속기를 거쳐 바퀴까지 전달하는 자동차 구동계 핵심 부품으로, 차축의 각도가 변하더라도 균일한 회전 속도를 바퀴로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등속조인트에서 비롯된 일정한 회전력 덕분에 차체의 진동과 소음은 대폭 줄고 승차감과 연비는 향상된다. 국내 최고급 세단 제네시스 EQ900 등에 현대위아의 등속조인트가 탑재되고 있다. 현대위아는 1988년 4월 처음 등속조인트 생산을 시작한 이래 29년째인 올해 1억 개 생산 기록을 세웠다.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들 

K9과 제네시스 같은 고급 차량의 시트는 등과 허리의 지지 부분이 승객의 몸에 맞게 편안한 자세로 조절되기에 운전자가 장시간 운전하더라도 피로감이 덜하다. 여기서 큰 역할을 하는 것이 현대다이모스의 시트 컴포트 조절장치다. 

원하는 부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펌프로 바람을 불어넣어 쿠션을 만드는 이 장치는 ‘공압조절장치(Air Pressure Adjuster)’라고도 부른다. 현대다이모스는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고성능, 저소음 소형 펌프 모터를 설계해 시트 내부의 미세한 부위별로 에어쿠션을 조절할 수 있게 했다. 수 년 간의 기술개발 끝에 2015년 기준 70% 이상 국산화 비중을 점유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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