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미사일로는 어림도 없다!
사드 미사일로는 어림도 없다!
  • 전경웅 미래한국 객원기자
  • 승인 2016.09.06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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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검] 사드 논란과 北 탄도탄 방어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요격 미사일 수를 다 합쳐도 700발 수준. 요격 미사일 체계의 정밀함이 문제가 아니라, 단순 숫자상으로도 북한 탄도 미사일 1600발을 막아낼 수 없다

지난 7월 13일 한국 정부가 경북 성주에 탄도탄 요격 체계 ‘사드(THAAD)’를 배치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도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정치인은 물론 학계, 시민사회, 심지어 언론조차 사드 배치의 찬반만을 놓고 갈등하고 있다.

문제는 모두가 사드 배치에만 골몰하는 탓에 사드의 실제 효용성에 대한 평가는 찾아볼 수가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드를 배치한다고 해도, 현재 한국 내에 배치한 요격 체제로는 북한 미사일을 막기에는 턱도 없다는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북한 미사일 전력에 대해 다양한 평가와 분석 리포트가 나온 바 있다. 문제는 이 평가와 분석마다 북한 미사일 전력 규모를 제각각으로 추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최근 中공산당 관영 매체 또는 한국 국방부 등을 통해 나온 자료를 종합해 평가해 보면, 북한은 최소한 9개 여단에 1600발 이상의 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사드 요격 미사일 발사 장면. 중요한 것은 막강한 북한 미사일 전력을 방어하도록 우리 미사일 체계를 향상시키는 일이다.

北미사일 전력: 9개 여단 규모 탄도탄 최소 1600여 발 

2012년 4월 15일 김정은은 평양에서 대중 연설을 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은 육성으로 전략 로켓군 창설을 공표했다. 김정일 시절까지 미사일 지도국이었던 탄도탄 부대들을 한데 묶어 전략 로켓군으로 만들고, 육·해·공군과 함께 4군 체제로 간다는 뜻이었다. 

이를 본 국내 언론들은 일부 전문가들이 우려하면서 내놓은 추측을 근거로 북한의 미사일 전력이 한국, 미국, 일본, 중국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규모가 크며, 과거 소련이 냉전 시절에 꾸렸던 전략 로켓군이나 현재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의 제2 포병군과 같은 규모일 것이라는 추측을 내놨다. 

이런 우려 섞인 추측을 토대로 한 보도가 바로 대륙간탄도탄(ICBM)인 KN-08로만 여단급 부대를 만들었다는 일부 국내 언론의 보도였다. 곧이어 나온 국방부의 해명으로 한바탕 해프닝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한국 언론이 북한군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였다. 

2013년 6월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 인터넷판은 상해역보 선임 편집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군 전략 로켓군에는 9개 여단이 있으며, 김정은이 직접 통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북한 전략 로켓군의 각 여단은 일반적인 육군 여단보다 규모가 작은 2000~3000명 규모”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한국 국방부의 국방백서에 나왔던 북한군 탄도 미사일 전력 자료까지 종합해보면, 현재 북한 전략 로켓군은 중거리 탄도 미사일(IRBM)인 대포동 1호, 무수단 등 400여 발, 단거리 탄도 미사일 또는 전역(戰域) 탄도 미사일로 불리는 노동 미사일 400여 발, 스커드 미사일 개량형인 화성 5호와 화성 6호 800발 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구 소련제와 함께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량(TEL)도 200여 대 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전체 병력은 군단 규모인 3만여 명, 전국에 있는 미사일 기지는 12곳, 미사일 생산 공장은 3~5곳으로 파악된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우려하는 KN-08 같은 대륙간 탄도탄은 50여 발 미만, 잠수함 발사 탄도탄(SLBM)인 북극성 1호는 30여 발 미만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즉 북한 전략 로켓군이 보유한 탄도 미사일 1700여 발 가운데 1600발이 한반도와 일본까지를 사정권 내에 넣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군과 주한미군에는 이를 막을 방안이 있을까. 

한국에 탄도 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한 무기가 처음 배치된 것은 노무현 정권 때다. 미군은 2004년 11월 하순 광주광역시 일대에 패트리어트 PAC-3 미사일 2개 대대를 배치했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들은 겉으로는 광주 비행장 일대를 지키는 것처럼 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주한미군의 주요 전력인 제8전투비행단과 주변 전력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국군·주한미군의 부실한 탄도탄 방어망 

당시 미국은 주한미군 사령부 예하에 6개 패트리어트 미사일 대대를 배치, 북한 탄도 미사일의 공격에 철저히 방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2005년부터 시작된 광주·전남 지역 자칭 시민단체들의 철수 운동이 이어지면서, 미군은 한국 방어를 위한 패트리어트 여단 창설계획을 백지화한다. 

때문에 2005년부터 10년 동안 주한미군에는 1개 대대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부대밖에 없었다. 2015년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도발이 심해지면서, 2016년 현재는 주한미군에 패트리어트 미사일 2개 대대가 배치돼 있다. 그 가운데서도 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PAC-3 대대는 하나뿐이다. 

참고로 주한미군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부대는 4개 포대가 1개 대대를 구성한다. 1개 포대는 8대의 발사대로 구성돼 있다. 미사일 요격용 PAC-3는 각 발사대마다 미사일 16발이 들어 있다. 즉 주한미군의 패트리어트 PAC-3 미사일 1개 대대가 한 번에 쏠 수 있는 미사일은 최대 512발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 북한 핵과 미사일 시설을 원거리에서 정밀타격하는 독일산 타우러스 수십 발이 수개월 내 한국에 배치된다. / 연합

한국군 또한 패트리어트 미사일 부대를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한국군이 수입한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항공기 요격용 PAC-2와 미사일 요격용 PAC-3의 중간쯤 되는 PAC-2 GEM+ 급으로 2010년 독일 정부로부터 중고로 도입한 것이다. 

한국군은 이 패트리어트 PAC-2 GEM+급 미사일을 2개 대대, 8개 포대 규모로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패트리어트 부대와는 편제가 다르다. 때문에 한국군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부대가 한 번에 쏠 수 있는 최대 미사일 수는 시스템 상태가 완벽하다는 가정 하에서 190발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를 다 합쳐 패트리어트 미사일 요격율이 100%라 해도 700발로 북한 전략 로켓군이 보유한 중·단거리 탄도 미사일 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번에 주한미군과 협의해 경북 지역에 배치한다는 사드 미사일이 1개 포대에 불과하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사드 미사일을 한국에 배치한다고 해도 북한의 모든 탄도 미사일을 막을 수 없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지형에 맞는 요격체계 개발 필요

한국군 또한 주한미군과 힘을 합쳐도 북한의 탄도 미사일 대량공격을 막기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2018년까지 기존의 패트리어트 PAC-2 GEM+ 미사일을 PAC-3로 업그레이드 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한 해군은 지난 8월 신형 이지스 구축함 3척을 만들면서, 여기에 탄도탄 요격이 가능한 SM-3 미사일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이지스 구축함 3척에도 SM-3 미사일을 장착이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하는 방안 또한 준비 중이다. 

한국군은 이와 함께 ‘킬 체인’을 구축해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포착해 선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밝히고, 해당 무기들을 개발 또는 도입 중에 있다. 

하지만 이런 한국군의 계획은 사실 너무나 어설프다. 현재 주한미군이 배치해 놓고 있고 한국군이 도입하려는 요격 미사일 체계는 모두 ‘직접 타격(Hard-to-kill)’ 방식이다. 확실히 적 탄도 미사일을 무력화할 수 있지만, 한반도의 종심이 1000km에 불과하고 대응 시간이 5분도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은 문제로 남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나라가 있다. 바로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자국의 환경에 맞는 미사일 및 방사포 요격체계를 거의 완성했다. 한국군이 내세우는 다층방어구조를 실제로 만들어 냈다. 

2014년 7월부터 석 달 동안 있었던 하마스의 공격에 맞섰던 ‘아이언 돔’을 비롯해 탄도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애로우 2’를 이미 실전배치했고,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애로우 3’ 미사일도 거의 완성단계다. 여기에 미사일로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이 실패했을 때를 대비해 단거리 요격용 레이저 무기인 ‘아이언 빔’까지 만들고 있다. 

이스라엘의 미사일 요격 체계를 보면, 다른 나라에서 만든 ‘좋은 무기’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들의 영토를 방어하기 위해 어떤 무기가 필요한지부터 고민했다. 그리고 여기에 맞춰 기존의 무기들이 가진 특성들을 연구해 새로운 무기체계를 만들어 낸 것이다. 

한국군은 미국 또는 EU나 이스라엘 등이 가진 무기 중에서 ‘좋은 무기’라면 일단 구입하자는 여론을 조성한다. 북한의 탄도 미사일 공격을 제대로 방어하려면 우선 한국 지형과 인구밀도, 동맹국과의 관계 등 여러 환경을 먼저 연구·분석한 뒤 필요한 무기를 만들거나 도입해야 하는데 그게 되지 않고 있다.

지금 한국군과 한국 안보 수뇌부의 행태대로라면 1조 원이 아니라 10조 원을 들여도 북한 탄도 미사일을 제대로 방어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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