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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은 보수-진보 프레임으로 설명할 수 없다”

[인터뷰] 반기문 팬클럽 ‘반딧불이’ 김성회 회장 박주연·홍준석 미래한국 기자l승인2016.12.20l수정2016.12.2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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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홍준석 미래한국 기자  webmaster@futurekorea.co.kr

반 총장은 여권행이냐 야권행이냐는 낡은 프레임에 갇히지 않아요. 반 총장은 개토 작업을 먼저 할 수 있어요. 전 다 뒤엎고 새 보수와 새 진보가 나오길 원해요. 다문화·글로벌 시대의 진보와 보수입니다.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정부가 급격히 추락하면서 보수가 위기를 맞았다. 새누리당 참패로 끝난 지난 4.13 총선을 거치며 여권의 잠룡들은 물 위로 한 번 차오르지 못하고 모두 맥없이 무너졌다. 이후 새누리당은 줄곧 사실상의 내분 사태를 이어오고 있다.

지리멸렬한 보수 여권에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은 결정타가 됐다. 뜻하지 않은 커다란 암벽에 부딪힌 보수는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물이 새는 배 안에서 살고자 발버둥치는 선원들은 서로에게 등을 돌리고 칼을 꼽고 있다.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현장이다.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더욱 크고 과격해진 진보의 목소리로 증명되고 있다. 변변한 대권주자 한 명 키우지 못한 채 몰락 직전의 보수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가짜 보수는 횃불로 불태워버리자”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은 정점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보수는 재건될 수 있을까? 완전히 소진되고 남은 잿더미 속에서 다시 싹을 틔울 수 있을까? 반기문 대안론은 보수에게 희망의 싹인가, 또 다른 덫인가.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이 혼돈의 정국 속에서 더 주목받는 인물이다. 보수와 진보의 극단적 대결 정치가 만드는 피로감은 역설적으로 반기문을 불러내고 있다. 국회 여야의 우물 안 정치에 대한 혐오 정서가 퍼질수록 세계 외교 무대를 누비는 반 총장에게로 국내의 관심은 더 쏠린다. 대한민국에 반기문은 도대체 어떤 존재인가. 

본지는 반기문 국내 제1호 팬클럽으로 알려진 ‘반딧불이’의 김성회 회장(한국다문화센터 대표)을 만났다. 반기문 총장의 시대적 역할을 확신하는 그를 통해 한국 정치에서 반기문이란 존재의 의미, 팬클럽 활동과 국내 정치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김 회장이 오랫동안 관심을 갖고 펼쳐오는 다문화운동 역시 반기문을 통해 시대를 읽는 그의 방향성과 무관치 않음을 알 수 있었다. 

▲ 김성회 반딧불이 회장

- ‘반딧불이’는 반기문 팬클럽 1호입니다. 11월 10일 창립총회를 열었는데 어땠나요? 

6월 27일 준비위원회를 결성했어요. 11월 창립 모임은 처음엔 거창하게 할 마음이었죠. 그런데 때마침 최순실 사건이 터졌어요. 또 내부에 의견 충돌도 있었죠. 취소하느냐 마느냐 고민했어요. 하지만 팬클럽 결성이 연기될 순 없었죠. 우여곡절 끝에 총회 형식의 창립대회를 무사히 마쳤어요. 200명 정도 규모로 작게 출발했습니다. 전국 광역 본부도 성공적으로 구축했습니다. 

- ‘반딧불이’ 이름이 참 독특해요. 어떻게 만들었나요? 또 반딧불이에 어떤 분들이 활동하나요? 

작명 고민이 많았어요. 노사모나 박사모처럼 ‘사모’가 대세죠. 그런데 우린 차별화를 시도했어요. ‘사모’를 붙인 팬클럽들은 홍위병 비슷한 분위기예요. 우린 그런 후진적 정치문화를 지양해요. 그래서 다른 이름을 썼어요.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업적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반 총장은 기후변화협약을 체결하는 등 국제 환경 문제에 많은 공로가 있어요. 그래서 깨끗한 환경을 상징하는 반딧불을 택했습니다. 또 반딧불이의 ‘반’은 반기문 이름 첫 자 ‘반’을 본떴죠.

그리고 반 총장은 형설지공의 어려운 성장기를 거쳤어요. 형설지공의 반딧불을 상징하기도 해요. 참신한 이름이죠? 팬클럽엔 자발적 참여자가 많아요. 물론 정치색이 있는 분도 있고요. 정치색 있는 분들이란 새누리당에 마땅한 대선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반 총장 대안론을 지지하는 분들이죠. 뉴라이트에서 오신 분들도 있어요. 

반 총장의 지지율이 큰 변동 없는 것은 국민의 기대 반영한 것 

- 정치적 의도가 있으면 순수한 팬클럽으로 보기 어려운 것 아닙니까? 반딧불이 기존 정치인 후원 단체, 팬클럽과 차이가 있을까요? 

100% 순수한 것은 이 세상에 없어요. 지금 좌표를 잃고 표류하는 한국을 걱정하는 국민이 많습니다. 반 총장의 지지율이 큰 변동 없이 유지된다는 것은 반 총장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보여준다고 봅니다. 국내 정치 상황이 반 총장 대안론을 낳았어요. 팬클럽 결성은 여론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예요. 우린 기성 정치인 팬클럽을 답습하지 않을 겁니다. 또 하나의 홍위병은 안 되는 것이죠. 반 총장이 새 인물이듯 우리도 달라요. 

한국은 최근까지 박정희 대통령의 민족중흥체계로 유지됐어요. 하지만 바뀐 국제 환경에서 한국만 그 체계를 고집할 순 없죠. 이젠 다문화·글로벌 시대입니다. 반딧불이 역시 이런 시대 흐름 속에서 나왔죠. 

박정희 대통령은 혈통 중심의 주민등록제도를 만들고, 민족 중심의 국적법을 만들었어요. 또 행정부 중심의 국정제도를 구축했죠. 그때나 지금이나 국회는 여전히 보여주기식 국정감사만 하고 중추 역할은 못해요. 또 정부는 오랫동안 한국 전통문화에만 과도하게 집중했죠. 과연 이 방식이 앞으로도 먹힐까요?  우리 것을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아닌, ‘외국으로부터 수입-외국에의 재수출’ 전략을 써야 합니다. 

외국 문화를 수용하면 자연스럽게 융합이 되고 그 속에서 창조적 아이디어가 나오죠. 이는 글로벌 경쟁력입니다. 마치 한류 가수가 미국의 POP을 받아들여 우리식으로 소화해 새로운 상품으로 수출하는 것과 같죠. 반 총장을 거점으로 한국 사회를 글로벌 체계로 전환해야 합니다. 글로벌 체계가 되면 통일도 쉬워요. FTA 같은 경제 통합으로 동북아시아 공동체가 형성되면 북한만 왕따가 됩니다.  외교의 힘이 통일을 불러와요. 

- 최근 새누리당 추락에 반 총장 지지율도 약간의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새누리당의 위기는 곧 반 총장의 위기가 아닐까요? 

반 총장에게 새누리당 지지율 하락은 오히려 좋은 현상입니다. 반 총장에 대한 친박 족쇄가 풀리는 효과예요. 반 총장이 친박에 편승하는 모양은 부적절하죠. 친박은 대안이 아녜요.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을 쳐도 반 총장은 20% 전후를 유지해요. 여론조사는 반 총장과 새누리당의 구별을 증명합니다.  

또 여론조사는 ‘문재인 한계론’·‘반기문 대안론’을 보여줘요. 문재인 후보는 여전히 도약을 못하고 있죠. 민심이 들고 일어난 촛불 시위 정국에서도 보수표가 진보로 안 갔어요. 이는 문재인·이재명이 대안일 수 없는 이유죠. 국민은 여의도 정치인은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정치 혁명에 대한 국민의 갈증은 반 총장이 풀어줄 수 있어요. 

- 그럼 반 총장의 행보는 어딘가요? 여당인가요, 야당인가요? 

반 총장의 행보에 관해 말씀드리기 전에 먼저 한국 진보·보수의 현주소를 말할게요. 보수는 가짜, 진보는 위선입니다. 가짜보수, 위선적 진보로 표현되죠. 

귀족노조를 보면 한국 진보를 알 수 있어요. 스스로 진보로 안 살면서 진보를 외쳐요. 위선의 극치죠. 문재인은 “가짜보수 불태우자”고 말했지만 위선적인 진보의 문제도 심각하죠. 전 위선의 진보를 불태우고 싶어요. 문재인은 본인부터 잘하고 그 말을 했어야죠. 

마찬가지로 가짜보수는 안보팔이와 색깔론밖에 없다는 비판을 받죠. 그것으로만 먹고 살아가는 보수가 있죠. 가짜보수와 위선진보의 적대적 공생 구조예요. 이 구조는 깡그리 무너져야 돼요. 반 총장은 여권행이냐 야권행이냐는 낡은 프레임에 갇히지 않아요. 반 총장은 개토 작업을 먼저 할 수 있어요. 전 다 뒤엎고 새 보수와 새 진보가 나오길 원해요. 다문화·글로벌 시대의 진보와 보수입니다. 

- 좌우 모두 아니면, 도대체 반 총장의 이념은 무엇인가요? 반 총장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시각이 있어요. 

반 총장은 중도보수입니다. 하지만 가짜보수와 함께 가긴 어렵다는 말입니다. 또 UN에 있을 때 진보적 모습도 보였죠. UN 사무총장으로 있을 때 진보 행보를 한 것은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 때문입니다. UN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은 막강해요. 사무총장 재직 중 미국은 오바마 정권이었죠.

일본에 대해 비판적 입장에 선 반 총장이 미국과도 긴장관계를 유지하면 UN에서 철저히 고립됩니다. 동성애 문제 등 다소 진보적 행보를 한 점은 UN을 둘러싼 환경을 보고 이해해야 됩니다. 그리고 현 진보와 반 총장의 생각은 많이 달라요.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1월 28일 뉴욕에서 열린 일본 언론들과 간담회에서 “남수단 평화유지 활동(PKO)에 참가한 일본 자위대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중도보수 노선으로 평가된다. / 연합

반 총장은 박 대통령의 독단과 좌파의 독단을 모두 심판할 수 있는 인물

- 반 총장에 대해 ‘어중간하다’는 평가가 있어요. 현 시국에는 강한 리더십이 필요한데 반 총장이 왜 대안이 될까요? 

반 총장은 강한 소신을 보인 사례가 많아요. 기후변화협약 때 교황까지 찾아가는 집요함을 보였죠. 또 미얀마 민주화 촉구를 무섭게 추진했죠. 민주화를 막는 미얀마 대통령을 제압하는 데 반 총장의 역할이 컸어요. 물론 전반적으로 반 총장은 온유한 분이에요. 혼란한 현 시국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도 있죠. 우리 국민은 센 리더를 선호하니까요.

그러나 강경한 리더십이 마냥 좋을까요? 노무현의 외곬과 박근혜의 고집은 국가 분열을 불렀어요. 반면 대화와 소통의 리더십은 통합을 이뤄요. 외유내강(外柔內剛)의 리더가 필요합니다. 부드럽게 화합하지만 강할 땐 강한 리더십이죠. 

반 총장의 우위는 특히 대북 정책에서 나타날 것입니다. 보수의 압박과 진보의 퍼주기 모두 대안이 아녜요. 양면 전술이 답입니다. 또 외교술로써 주변 강대국을 동원해야 돼요. 이것을 누가 제일 잘할까요? 

- 대통령 탄핵 정국을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탄핵 찬성 의원 200명 안팎을 예상하기도 하지만, 전 230명까지 가능하다 봅니다. ‘탄핵반대자’ 낙인을 수인할 의원이 얼마나 될까요, 여당 분당 사태가 올 수 있어요. 대통령은 버티고 있죠. 특검과 헌법재판소 재판관 교체 등 이런 과정이 필요하니 이 정국은 3~4개월은 걸릴 거예요. 그리고 내년 6월경에 선거가 있을 것 같고요. 문재인과 이재명은 서로 좌클릭 대결을 하는 듯해요. 그래서 나머지 오른쪽·중간 영역은 비었죠. 그곳에 대안이 현재 없어요.

하지만 새로운 싹이 나오겠죠. 다음 대선은 ‘개헌’이 연결점입니다. 문재인과 개헌 반대자들은 합종(合從 : 약한 세력이 뭉쳐 강한 세력과 맞섬), 반 총장과 개헌 찬성자들은 연횡(連衡 : 강한 세력을 중심으로 뭉침)이 됩니다. 전 연횡파의 승리를 점칩니다. 문재인은 ‘박근혜 독단‘을 외치지만 문재인 역시 독단이에요. 반 총장은 박 대통령의 독단과 좌파의 독단을 모두 심판할 수 있는 인물이죠. 

- 한국다문화센터의 대표신데, 한국의 다문화 정책의 바른 진로는 무엇인가요? 

다문화 운동 안에도 진보와 보수가 있어요. 다문화 운동이 곧 진보는 아닙니다. 다문화 운동 에서 우린 보수입니다. 진보의 급진적 다문화주의를 지양하고 점진적 사회 통합을 선호합니다. 이주민을 무조건 받으면 안 돼요. 우린 극단적 이주민 포용론자들과 대립해요. 지금은 오히려 우리가 다문화의 모범이라는 평가가 많죠. 

한국 다문화 정책은 이 상태로 가면 반드시 실패합니다. 정부는 10년 간 다문화를 하면서 대졸 인텔리 외국인 노동자를 내쫓고, 고졸의 결혼 이주자를 받았어요. 이젠 초졸의 중도입국자를 받아요. 열악한 계층을 다 받아들여 국가가 자선 사업이라도 하려는지 참 이해가 안 됩니다. 대책 없이 국고(國庫) 퍼주는 일을 어느 국민이 좋아할까요? 외국인을 선별 포섭해야 됩니다. 기술 있는 외국인에게만 영주권을 주는 방식이죠. 그렇게 건실한 국가로 가야죠. 

현 정부는 복지 위주로만 가요. 정부는 노숙자 국가 만들 심사인가요. 참 한심해요. 또 이민 문제는 국가 정책이란 큰 틀에서 다뤄야 합니다. 박정희식 민족중흥시스템에서 글로벌 체계로의 전환 과업에 다문화 정책은 핵심입니다.

- 향후 반 총장 행보를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반딧불이의 활동 계획도 궁금하고요. 

반 총장은 신중한 스타일입니다. 때론 ‘답답하다’란 말도 듣죠. 한국에 오셔도 그런 신중성은 안 바뀔 거예요. 분명 깊은 속내가 있을 거예요. 

저는 반 총장이 역사적 전환기에 본인의 소임을 다 하시리라 예상해요. 또 반 총장 스스로도 시대정신의 선구자 역할을 유기해선 안 되죠. 만일 반 총장이 주어진 소명을 따르지 않는다면 반딧불이 역시 그분을 안 따릅니다. 

한국 역사는 50년 주기로 큰 변혁을 겪었어요. 박정희의 중흥이 이제 50년이 됐어요. 반딧불이는 다문화·글로벌의 새 한국을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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