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미디어포럼 “박지원, 탄핵반대 국민을 ‘개’처럼 생각”
미래미디어포럼 “박지원, 탄핵반대 국민을 ‘개’처럼 생각”
  • 김신정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7.02.24 1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4일자 논평 통해 김평우 변호사 발언 취지 왜곡한 조선일보도 비판

전·현직 언론인의 모임인 미래미디어포럼(회장 이상로)은 24일자 논평을 통해 박지원 의원이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개’라는 뉘앙스로 들리는 탄핵인용 압박 취지의 글을 쓴 것을 비판했다.

미래미디어포럼은 <국민을 “개” 처럼 생각하는 박지원씨>란 제목의 논평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탄핵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개’라는 의미의 표현을 사용했다”며 “나라의 지도자는 매사에 신중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최근 매우 절제된 용어를 사용하는 단정한 용모의 관리(官吏)를 목격하고 있다. 그가 다음번 대선에 출마할지는 아직 모른다”면서 “그러나 그가 후보로 출마한다면 국민을 “개” 같이 생각하는 사람이나 또는 그런 사람이 속한 정당에게는 큰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꼬집었다.

같은 날자 <조선일보가 명령합니다. - 대한민국 국민들아! 잔소리 말고 시키는 대로 해!> 논평에서는 “2월 22일, 김평우 변호사는 헌재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국회가 박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헌법과 국회법을 위반 ▲ 헌법재판소도 법을 위반했으며 강일원 재판관도 올바르지 않은 일에 가담했다고 지적한 김 변호사의 발언 취지를 왜곡하는 조선일보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삼권이 분립된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들이 재판부의 판결에 승복을 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재판부의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는 중대한 절차상의 문제가 제기됐다”며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탄핵소추과정에서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헌법위반과 법률위반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심도 있게 보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런 중요한 문제를 덮어두고 재판정에서 변호인의 격한 발언만 보도하는 것은 언론의 기본자세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이는 마치 불이 난 집에서 탈출한 사람에게 왜 정장을 차려입고 나오지 않았는지를 추궁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본질을 지적하지 않은 채 김평우 변호사를 삐딱한 시선으로 보도한 조선일보의 태도에 대해 “조선일보는 큰 목소리로 주장한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아! 잔소리 말고 시키는 대로 해!”라고 꼬집었다. 조선일보가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라는 취지로 읽힌다.

- 이하 전문 -

<국민을 “개” 처럼 생각하는 박지원씨>

미래미디어 포럼 논평(2017.2.24.)

2월 23일,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탄핵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개’라는 의미의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박지원씨의 말을 인용합니다.

“탄핵열차는 부산과 목포를 각각 출발, 대전에서 합류.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 도착, 다시 헌재로 달립니다. 이제 3월 초 헌재에서 인용 테이프를 통과하여 국민에게 승리를 안겨 줍니다.

개는 짖어도 탄핵열차는 달립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탄핵열차에서 하차한다는 연기를 이곳저곳에서 피웁니다. 그렇지만 그분이 가실 곳은 사저가 아니라 그곳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잡범을 변호해도 그렇게 저속하지는 않습니다. 대통령의 마지막 길이라도 대통령답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아멘”

여기서 문제가 되는 표현은 “개는 짖어도 탄핵열차는 달립니다”라는 문장입니다. “개”는 구체적으로 누구를 의미할까요? 아마도 전날(2월 22일) 김평우 변호사의 헌법재판소 발언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런가하면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다수의 군중들을 지칭한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개”라는 표현은 아래와 같은 두 가지 문제를 야기합니다.

첫째, 대한민국 국민 중에는 탄핵에 반대하는 즉 김평우 변호사의 발언을 지지하는 숫자가 적지 않습니다. 박지원 씨가 “개”라고 말하는 순간 다수의 국민들은 모욕감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즉 박지원 씨는 한 개인을 “개”라고 지칭했다고 변명할지 모르지만, 탄핵을 반대하는 적지 않은 국민들은 박지원 씨가 자신들을 “개” 라고 불렀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둘째. 국가의 정치지도자가 “개”와 같은 비속어를 사용할 때는 매우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모욕적인 발언이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박지원 씨는 그 모욕의 대상이 특정인에 한정된 것이라고 구차스러운 해명을 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든 그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를 살펴보면 화자(話者)의 지적 수준, 교양, 품격 등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말은 그 사람이 얼마나 사려 깊은지를 보여주는 척도입니다. 즉 국가를 이끌어나갈 지도자에게 필요한 ‘신중함’과 ‘사려 깊음’ 의 정도를 알려줍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거친 용어를 사용합니다. 예를 들면 “언론은 쓰레기다”라는 표현입니다. 그러나 그의 거친 입은 철저하게 계산된 행위입니다. “언론은 쓰레기다”라고 말했지만 “언론을 믿는 사람들은 쓰레기다”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지 않았습니다. 만약 트럼프가 선거기간 중에 민주당지지자들은 “개”라고 말했다면, 그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을지 의문입니다.

나라의 지도자는 매사에 신중해야합니다. 우리는 최근 매우 절제된 용어를 사용하는 단정한 용모의 관리(官吏)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그가 다음번 대선에 출마할지는 아직 모릅니다. 그러나 그가 후보로 출마한다면 국민을 “개” 같이 생각하는 사람이나 또는 그런 사람이 속한 정당에게는 큰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7년 2월 24일

미래미디어포럼

<조선일보가 명령합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아! 잔소리 말고 시키는 대로 해!>

미래미디어포럼(2017.2.24.)

2월 22일, 김평우 변호사는 헌재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첫째, 국회가 박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헌법과 국회법을 위반했다.

둘째, 헌법재판소도 법을 위반했으며 강일원 재판관도 올바르지 않은 일에 가담 했다.

김평우 변호사는 위와 같은 중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격한 표현들을 사용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탄핵심판과정에서의 헌법위반과 법률위반에 대해 국민과 헌법재판소가 지대한 관심을 갖도록 만들려는 전략적인 선택을 한 것입니다.

문제는 주류언론의 태도입니다. 주류언론은 김 변호사가 제기한 중대한 문제에 대해 확인하고 검증해야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주류언론은 본질적인 문제를 접어두고 문제제기의 방법론에 대해서만 비판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언론이 조선일보입니다.

23일자 조선일보는 <대통령 측 “아스팔트에 피”, 경악할 法治 거부 선동”>이라는 제목으로 아래와 같은 주장을 했습니다.

“22일 헌재에서 열린 탄핵심판 사건 변론에서 박근혜 대통령 측 변호인인 김평우 변호사가 ‘헌재가 (공정한 심리를) 안 해 주면 시가전(市街戰)이 생기고 아스팔트가 피로 덮일 것’이라고 했다.(중략)

국회 측 소추위원단을 향해서는 ‘북한식 정치 탄압’ ‘국회가 야쿠자’라는 언사도 서슴지 않았다.(중략)

재판의 한 당사자가 심리 진행에 불만을 표시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재판부를 향해 집단 폭력 사태를 시사하면서 위협하는 것은 귀를 의심케 하는 반(反)법치 선동이다. 그것이 노조원이나 좌파 시민단체가 아니라 법치 수호를 가치로 삼는 보수적 변호인들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은 실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설사 탄핵이 기각된다고 해도 이들의 이 행태는 두고두고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24일 자 조선일보는 거의 모든 지면을 국민들은 아무 말 말고 헌재판결에 승복하라는 취지의 기사와 사설을 실었습니다. 그 제목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면 <시한폭탄이 돼가는 '탄핵 시계'>, 3면 <25일과 3·1절 총동원령… 태극기·촛불 '일촉즉발 勢싸움'>, <헌정회·변협·4월회 "정치권도 국민도 헌재 결정에 승복해야"> 34면<최보식칼럼, '군중 세력' 앞에서 무릎을 꿇다> 35면 <사설1: 헌재서 벌어진 광경, 파국 예고편일 수 있다. 사설 2: 변협·헌정회 "대선 주자들 헌재 결정 승복 천명하라">입니다.

삼권이 분립된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들이 재판부의 판결에 승복을 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런데 재판부의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는 중대한 절차상의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탄핵소추과정에서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헌법위반과 법률위반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심도 있게 보도해야합니다. 이런 중요한 문제를 덮어두고 재판정에서 변호인의 격한 발언만 보도하는 것은 언론의 기본자세를 저버리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불이 난 집에서 탈출한 사람에게 왜 정장을 차려입고 나오지 않았는지를 추궁하는 것과 같습니다.

조선일보는 큰 목소리로 주장합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아!

잔소리 말고 시키는 대로 해!

2017년 2월 24일

미래미디어포럼

*미래미디어포럼: 바람직한 미디어세상을 연구하는 전·현직 언론인들의 모임입니다. 회장은 이상로(citylovelee@hanmail.net)이며 MBC출신의 대학교수입니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