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4차 산업혁명 동참 못하는 한국, 이대로 침몰하나?

박성현 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l승인2017.03.31l수정2017.03.31 19:45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박성현 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  webmaster@futurekorea.co.kr

지난 반세기 동안 ‘한강의 기적’을 통해 최빈국 수준에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우리나라에 대해 무한한 자긍심을 가지고 있지만 최근 상황은 한국이 침몰해 가고 있는 것 같다. 징조는 여러 방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첫 번째로 탄핵 정국에서 국론이 좌우로 양분되어 극심한 갈등을 겪다보니 막대한 국민적 에너지가 소모되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의 발전 동력을 저해하는 내부 상처로 남아 있고, 조만간 이를 완전히 치유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상호비방과 중상모략이 난무하면서 국가 발전 전략에 대한 건전한 토론의 장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두 번째로 쓰나미처럼 몰아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와 대응 전략이 미비하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준비 상태에 대한 2016년 글로벌 평가(UBS; 스위스연방은행)는 한국이 조사대상 국가 139개국 중에서 25위로 낮은 수준이다. 5개 부문별 평가에서 한국은 법적 보호(62위)와 노동시장 유연성(83위)에서 가장 취약점을 나타내고 있고, 기술수준(23위)도 별로 높지 않다.

법적 보호 문제로는 새로운 기술에 관한 시험이나 사업을 각종 법률 규제로 인해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율주행차 시험을 허용하는 규제프리존특별법,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 드론 사업을 장려하는 드론연구개발지원법 등이 모두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있어 새로운 기술 개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정국 혼돈에 4차산업혁명 대비 실종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류문명의 흐름을 살펴보면 자동차가 널리 보급되는 데는 40년, 컴퓨터는 20년이 걸린  반면에 스마트폰이 보급되는 데는 불과 10년이 걸리지 않았다.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 기술인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이 대중화되는 데는 10년이 걸리지 않을 전망이며 조만간 의료, 금융, 교육, 제조·서비스 등 많은 산업이 급격한 변화를 맞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고 동참하는 데 게을리 한다면 결국 치명상을 입고 중진국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을 것이 자명하다.

세 번째로 정치가 기업과 경제, 과학기술 등 모든 전문 분야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가 20세기 운동권 이념을 벗어나지 못해 재벌 해체, 기업 규제, 법인세 인상, 경제민주화를 추진하면서 기업 활동을 억제하고 있다. 과학기술 정책은 과학기술 전문가에게 맡기지 않고 행정가들이 좌지우지 하다 보니 장기적인 방향성을 상실하고 있다. 21세기는 문치행정이나 관치행정에서 벗어나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그 분야를 맡기는 전문가 위주의 행정을 해 나가야 한다. 정치는 국가발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지 깊이 성찰할 시점이다.

마지막으로 미래를 알려면 그 인재 양성을 보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는 미래를 이끌어 나갈 인재 양성에서 큰 문제를 보이고 있다. 미래형 인재는 창조적 문제 해결 능력, 협업 능력 등으로 무장한 인재이다. 이런 능력을 가진 인재는 인공지능, 로봇 등에 대체되지 않고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암기 위주의 주입식 교육은 미래형 인재를 양성할 수 없다. 우리 교육은 대학입시부터 학교의 내신평가에 이르기까지 객관식 선다형(multiple choice) 평가 방식에 크게 의존해 왔다. 대학입시에서 거의 모든 학생들이 보는 수학능력시험(수능)은 전적으로 선다형 평가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창조적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도리어 방해가 되고 있다.

금지는 최소화, 나머지는 경쟁으로 개방해야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은가? 첫째로 국론을 한데 모아 미래지향적 발전에 매진할 때이다. 오래 전 몽골의 징기스칸은 “한 사람이 꾸는 꿈은 꿈으로 그치지만, 많은 사람이 같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라고 말하며 국론을 결집해 대몽골제국을 건국했다. 우리나라 국민이 위대한 대한민국의 꿈을 같이 꿀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또한 새로운 기술 개발에 저해되는 각종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나가야 한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새로운 사업을 시도할 때 법률에 관련 규정이 없으면 일단 허용해야 한다. 즉, 새로운 기술혁신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금지항목을 명확히 하고, 나머지는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다음으로 지금은 일자리 창출이 가장 시급한 국가적 과제이며 이를 해결해줄 주체는 기업이다. 기업친화적인 경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영학계의 거두인 피터 드러커 교수는 그의 저서 <Next Society>에서 20세기 후반에 기업가 정신이 가장 뛰어난 나라는 대한민국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은 모험을 감수하려는 기업가 정신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다시 한번 기업가 정신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재벌개혁이 아니라 재벌은 재벌대로 열심히 뛰게 하고, 강소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등을 많이 키워서 튼튼한 삼각형 구조의 기업경제모양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교육개혁은 조금도 지체함이 없이 과감히 실천해 나가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현재의 수능시험은 적절치 않으므로 대폭 개혁하거나 폐기처분해야 하며 전반적으로 창의력 배양을 위한 교육시스템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대학의 특성을 다양화해 입학시험 방식도 대학의 자율에 맡기고 교육방식도 창의력 함양과 협업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과학과 소프트웨어 교육의 강화, 실험실습 교육 강화 등을 통해 실제 문제에 접하고 이를 풀도록 학생들이 스스로 노력하는 방향으로 교육정책이 짜여야 한다.

또한 학습 방식을 프로젝트 학습 중심으로 변경해야 한다. 프로젝트 학습은 학생이 중심이 되어 과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한 협동적인 그룹 활동으로 진행하는 학습이며 학생이 스스로 공부하고 발표하고 토론하면서 심층적으로 학습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학생의 창의적 문제 해결 역량을 키우며 협동적 그룹 활동으로 소통능력도 증가시킬 수 있다.

대한민국은 70년대 이후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 세계화를 넘어서 중진국으로 받돋움했으며 이제 21세기에 선진국으로 향하는 문턱에 있으나 침몰의 위기를 맞고 있다. 정치권과 국민 기업의 결단이 필요하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미래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성현 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135-726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129, 4층 (논현동 거평타운)   |   413-120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155(문발동)
Tel : (02)3446-4111  |  Fax : (02)3446-7182  |  사업자 번호 : 220-86-23538  |  상호 : (주)미래한국미디어  |  대표자 : 김범수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범수
Copyright © 2017 미래한국.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