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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후보의 미래는 보수의 캐스팅 보트에 달렸다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l승인2017.04.19l수정2017.04.1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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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kalito7@futurekorea.co.kr

6자구도에서 안철수의 당선 가능성은 보장할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안철수 후보에 대한 보수 유권자의 지지는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폭등하면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을 비롯해 복수의 여론조사기관의 최근 조사 결과는 뚜렷하게 문재인-안철수 양강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주목되는 점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폭등하는 반면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은 35~38%대에서 정체되고 있다는 점이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8~10% 범위에서 더 이상 확장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렇듯 문재인-안철수 양강구도가 굳어지는 현상은 크게 두 가지

▲ 4월 5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 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한 박지원 대표와 안철수 대선 후보의 모습 / 연합

요인으로 설명될 수 있다. 하나는 민주당내 비문진영, 구체적으로는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지지하던 표심이 안철수 후보로 이전되는 동시에 보수 표심의 많은 부분이 안철수를 보수 후보의 대안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한 가지 설명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안철수 후보로 이동한 보수 표심의 정체가 무엇이냐는 점이다. 이른바 ‘집나간 집토끼’로 설명되는 이 보수 표심은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의 분석에 의하면 대체적으로 반기문 지지층이었고 이후 반기문 후보의 중도 포기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안희정 지사로 옮겨갔다가 이후 황교안 대행의 불출마, 그리고 안희정 후보의 경선 탈락으로 다시 안철수 후보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충청을 포함한 범수도권 보수 표심은 안희정 지사에게 이동했다가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고 있고, 영남권 보수 표심은 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범수도권 보수는 안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된다면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지지층”이라고 분석했다.

보수의 ‘집나간 토끼’는 태극기 민심이 아니다

이러한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시각은 이른바 ‘철통보수’라고 일컬어지는 탄핵반대에 나섰던 태극기 시민들의 인식과는 큰 괴리를 보인다. 보수진영의 오피니언 리더들 가운데 친박성향 인사들의 대체적인 분석은 한국당이 지난 탄핵심판 이후, 광화문 태극기 시민세력의 존재를 무시하고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태극기 민심을 대표한 김진태 의원을 거부한 것이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 정체의 원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국당 지도부는 광화문의 태극기 집회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 결과 보수진영이 분열되었다는 것이다. 반면 비박계 인사들은 바른당과 한국당이 갈라진 것을 보수 집결의 실패 원인으로 꼽는다. 하지만 양쪽의 주장 모두 여론 통계가 보여주는 사실과 괴리가 있다. 우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민심은 보수층에서도 상당히 높았던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해 12월 6~8일 전국의 성인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결과, 박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81%로 나타났다. 반대는 14%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서울(82%), 인천·경기(80%), 충청(87%), 호남(94%) 등에서 모두 80%를 넘었으며, 대구·경북(69%)과 부산·울산·경남(79%) 등도 찬성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광화문 태극기 집회가 성황을 이루는 기간에도 국민들의 탄핵 민심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에서 ‘집나간 보수 토끼’의 민심은 박근혜 정권의 실패를 이미 인용하고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탄핵심판 기간 중과 이후에 보수층의 황교안 지지율이 70%에 달했다는 점은 보수 유권자들이 기존 정치인이 아닌, 새로운 보수 인물에 목말라하고 있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본다면 홍준표 한국당 후보에 대한 지지율 정체 현상은 전체 유권자 중에서 ‘나는 보수’라고 생각하는 약 30%대의 유권자들이 홍준표 후보를 비토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가운데 김진태 의원을 지지하는 태극기 우파 민심이 홍준표 후보를 비토하는 보수 민심에 차지하는 비율은 대단히 미미하다고 평가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보수의 캐스팅 보트로 신DJP연합 가능할까

이러한 보수 유권자들의 민심 이반이 결국 안철수 후보를 대안적으로 선택함으로써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라는 대체적인 삼각구도 속에서 안철수 후보가 어부지리의 득을 보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 안철수 후보로 지지층이 이탈하면서 고민에 빠진 자유한국당, 사진은 4월 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구경북 선대위 발대식 겸 필승대회 / 연합

다시 말하면 홍준표 한국당 후보는 ‘필승’이나 ‘필패’의 카드를 손에 든 것이 아니라 오차범위내에서 접전하는 문-안 두 후보에 대해 캐스팅 보트권을 가진 형국이라 진단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진단이 옳다면 그 처방도 분명해진다.

홍준표 후보 그 자체로서는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특별한 이변 없이는 불가능해 보인다는 점이고 안희정 지사가 제안했던 ‘보수 연정’에 보수층이 많은 호응을 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홍준표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게 연정을 제안하는 방법으로 보수 시민들이 최악으로 여기는 문재인과 친중종북 세력들의 집권을 막을 수 있는 카드도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제안을 안철수 후보가 거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안철수 후보에 대한 보수층의 지지는 대안적 지지일 뿐이고 실제로 투표장에서 투표로 연결될 수 있는 지지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가 존재한다. 따라서 홍준표 후보의 입장에서는 ‘집나간 토끼’ 보수표를 일단 한 곳으로 모을 필요가 있다. 현재와 같이 ‘나를 지지해 달라’는 주장으로는 이미 불어 닥친 바람을 변경하기는 쉬워 보이지 않는다.

물론 남은 선거기간 중에 홍준표 후보의 투혼으로 이탈한 보수 민심이 돌아올 수는 있겠지만, 여기에는 마지노 기간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모두가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문재인 후보와 그의 배후에 존재하는 친중종북 세력의 발호를 막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안철수 후보 쪽은 한국당과 홍준표 후보의 공동정부와 같은 연대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여의도의 정치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안철수 후보의 국민의당 주류세력이 민주당 친노진영에서 밀려난 ‘제2의 친노세력’이라는 관점이 일반적이다. 이들은 비문(非文) 또는 반문(反文)인사들이며 호남을 그 지지 배경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안철수 후보가 보수 정치세력과 연대를 한다면 안철수를 지지하는 진보와 호남세력이 문재인 후보 쪽으로 갈아탈 수 있다는 우려가 안철수 캠프내에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보수 유권자들이 전략적으로 행하는 ‘비판적 지지’는 안철수 후보 입장에서는 곤혹스럽게 된다. 현재와 같이 아무 조건도 없는 보수층의 대안적 지지가 안철수 후보에게는 더 유용하고 편리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한국당과 보수 시민들의 전략은 바로 이 점에 있다.

안철수 후보에게 몰려간 보수층의 대안적 지지세를 연대조건의 비판적 지지로 바꾸는 것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실질적인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는 것이다. 문재인 후보와 6자 구도에서 안철수 후보가 근소하게 밀리는 상황에서 문재인 후보의 당선으로 가장 타격을 크게 입을 곳은 바로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 자신이다.

한국당과 바른당은 어차피 대선 이후 보수 색채를 강화할 것이기에 문재인의 집권은 보수 야당의 선명성을 보장하는 기회가 된다. 하지만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로서는 설 자리가 없으며 대선 후 1년뒤 지방선거와 그 이듬해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설 자리가 없게 된다.

보수 연대 없는 안철수, 집권하더라도  민주당 2중대로 전락할 것

설령 안철수 후보와 국민의당이 집권한다고 하더라도 미약한 당의 힘으로는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당의 틈바구니에서 균형을 잡기 어렵고, 거대 야당이 된 민주당의 흡인력과 압박력에 국민의당은 제2의 민주당으로 변모해갈 것이라는 예상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안철수 후보로서는 대통령이 된들 실체적으로는 매우 위축된 대통령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안철수 후보로서는 이번 대선에서 기필코 승리하고자 할 경우, 비판적 지지화된 보수 유권자의 전략적 선택을 거부할 수 없게 된다. 한마디로 ‘신 DJP연대’를 차악으로 한국당과 보수 시민들이 선택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물론 안철수 후보는 이러한 연대론에 쐐기를 박은 것은 사실이다. 안 후보는 이번 대선을 끝까지 돌파하겠다면서, 대선 전에 다른 후보나 정당 세력과 연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도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물론 바른정당과의 연대도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 배경은 민주당이 공격하는 이른바 ‘적폐 세력과의 연대’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집권 후에는 다른 당들과의 협치를 통해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해서 선거 전 연대 대신 선거 후 협치를 하겠다는 의사를 표방했지만 그런 배경으로 작동한 민주당내 비문세력의 이탈 합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안철수 후보의 집권 가능성은 더 멀어진다.

현재 민주당 재선의원인 이언주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입당했고 민주당의 다른 비문재인계 의원 10여 명도 거취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생각보다 비문연대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시간이 흐르면 안철수 후보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4·12 재·보궐 선거의 결과는 결코 안철수 후보에게 유리한 것이 아니었다. 4·12 재·보궐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TK(대구·경북) 지역을 싹쓸이했고, 특히 친박계로 분류된 김재원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는 등 선전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과 호남에서 각각 1명을 냈다. 특히 PK(부산·경남) 지역에서는 4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바른정당 역시 충남과 경남 지역에서 각각 1명씩의 기초의원을 당선시켰다. 국민의당은 호남지역 5곳 중 3곳에서 승리하고 경남에서도 당선자를 배출했다. 이러한 결과는 안철수 후보와 국민의당에 보수 유권자들이 결코 확정된 지지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안철수 후보가 보수층의 막연한 지지를 받고 있는 현상은 그렇게 오래 가지 못한다. 대선 TV토론이 본격화되면 안철수 후보는 국민들 앞에 자질과 역량이 그대로 노출될 것이고 홍준표 한국당 후보로 집결되는 보수의 민심도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한 과정에서 홍준표 후보가 가진 캐스팅 보트의 힘은 더 커질 것이 분명하다. 안철수 후보가 자신의 정치적 생명과 순결성을 위해 ‘연대 없는 독주’를 표방한다고 해도 게임의 법칙은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선거란 이기기 위해 하는 것이고 선거에서 패배한 정치세력의 정치적 순결함에 대해 평가해 줄 국민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안철수 후보의 선택은 시간이 흐를수록 절박함에 이를 것이겠지만, 정작 이를 활용할 준비가 한국당과 홍준표 후보에게는 있느냐는 문제가 남아 있다.

한국당으로서는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당의 존재 이유 자체가 없어지는 해체의 기로에 서 있다. 이미 친박세력은 탄기국이 재설립한 새누리당으로 집결하고 있으며 친박 조원진 의원이 물꼬를 터버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대선 후 1년 뒤 다가올 지방선거와 이듬해 총선에서 보수의 극심한 분열과 갈등을 예고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은 박 전 대통령의 최종 재판이 끝나기 전에는 여전히 탄핵무효라는 명분의 응집력으로 남아 있을 것이며 이에 대해 바른당과 한국당내 비박 세력이 가진 정치적 자산은 거의 없는 상태이기에 한국당과 바른당은 대선 패배 후 존재 의미가 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한국당, 바른당은 이번 5·9대선에서 가진 캐스팅 보트의 힘을 어떻게 사용할지가 현실적인 카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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