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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는 왜 개성공단의 노동력 착취에는 침묵하는가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l승인2017.04.20l수정2017.04.2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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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kalito7@futurekorea.co.kr

개성공단의 임금지불방식은 북한 주민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방식이다.
이는 비인간적이며 국제사회에 고발되어야 한다.

대통령 선거유세가 본격화되면서 후보들간에 개성공단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첨예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개성공단에 대한 입장은 후보들의 안보관과 연결되고 국제사회에 대한 시각, 그리고 한미동맹을 바라보는 관점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000만평 개성공단 즉각 확장’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문 후보는 개성공단 폐쇄 1주년인 지난 2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박근혜 정부의 어처구니없는 결정으로 입주기업들은 엄청난 피해와 고통에 내몰렸다. 남북경협과 한반도 평화의 꿈도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또 “개성공단은 작은 통일이자, 남북경제협력의 성공모델이다. 중소기업의 활로이자 한계에 이른 우리 경제의 숨통”이라고도 주장했다.

각 당의 후보 경선 당시 개성공단에 대한 입장들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국민의당의 경우 즉각 재개가 당론이지만, 안철수 전 대표는 “우리나라가 (안보리) 제재안을 지키지 않으면 우리도 제재 받습니다”라는 말로 유엔 제재 때문에 바로 재가동은 어렵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도지사 역시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을 제재하는 상황에서 한국 지도자가 일방적으로 개성공단을 풀겠다고 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북핵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개성공단 재개는 어렵다”고 했고 같은 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국제사회와의 공조 틀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2000만 평 확장하자는 문재인 

이러한 후보들의 입장과 달리 문재인 후보의 개성공단에 대한 시각은 대단히 과격하다.

▲ 개성공단의 북한 글로자들은 정당한 임금을 받지 못하고 '당노력알선기구'로부터 수탈당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지난 2월 9일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에 대해 “그동안 구시대의 적폐세력들이 분단을 악용하고 안보를 위협했다”며 “하루빨리 피해기업들의 보상이 이뤄져야 하며 개성공단은 재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후보는 개성공단 폐쇄를 ‘구시대의 적폐세력의 분단 악용’이라고 정의한 것이다.

이어 “그것이 위기에 빠진 우리 경제를 살리고 청년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길이자, 헬조선에서 탈출할 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개성공단은 작은 통일이자, 남북경제협력의 성공모델이다. 중소기업의 활로이자 한계에 이른 우리 경제의 숨통”이라는 주장은 현실과 다르다. 개성공단은 실질적으로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지 않으면 적자를 보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후보가 집권 시 개성공단 규모를 2000만 평까지 확장하겠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김성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개성공단을 재가동한다면 개성공단을 통해 유입되는 달러가 핵개발의 자금줄이 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개성공단을 폐쇄한 지 1년이 되도록 북한은 그 어떤 변화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도 주장하며 특히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전 배치와 고농축우라늄을 280㎏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핵무장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며 “(개성공단 확장 주장은)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방향과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지난 해 새누리당(舊자유한국당)의 세미나에 참석해 “김정은은 1조·10조 달러를 준다 해도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이러한 주장들은 문재인 후보의 개성공단을 통한 경제협력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며 오히려 북한으로 하여금 핵개발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 자금을 더 많이 지원하자는 주장과 다르지 않다.

지난해 개성공단이 문을 닫을 당시 5만5000여 명의 북한 근로자가 일을 했다. 개성시와 주변 지역에 이들을 실어나르는 통근버스가 287대였다. 근로자 1명에게는 월평균 160달러 정도의 임금이 지급되고, 사회보험료·수당 등이 더해진다.

돈은 100% 미 달러화로 현금 지급되며 북측 중앙특구개발총국을 통해 김정은의 통치 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로 들어간다. 근로자들은 대신 임금의 10~20%가량을 당국으로부터 북한 돈 또는 지정된 상점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쿠폰 형태로 받는다.

일단 39호실로 들어간 돈의 사용처는 김정은과 그 측근들만 알 수 있다. 남측이 지급한 개성공단 임금이 북한 핵이나 미사일 개발에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유입된 돈은 총 6160억 원”이라며 “이 자금이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쓰였다는 우려가 있었고, 그 우려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이번에 가동 중단 조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6160억 원은 북한의 전체 핵·미사일 개발 비용(약 32억 달러)의 5분의 1가량에 해당한다”고 했다.

실제로 15일 국회에서 열린 개성공단 관련 세미나에서 북한 경공업성 출신 탈북자 김태산 전 조선체코합작회사 사장(64)은 “남측 기업들은 북한 근로자들의 노임으로 80달러를 지불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북한 정부는 달러를 모두 회수하고 노동자 1인당 북한 돈으로 6000원을 지불한다”고 전한 사실도 있다.

북한 근로자 임금 착취에는 침묵

더 충격적인 사실도 있다. 개성공단 인력을 조달하는 북한의 ‘노력알선기구’라는 당 조직에서 실제로 개성공단 근로자들에 대한 노동력 착취가 있다는 정황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는 북측 내각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으로부터 공단 내 S사의 ‘생활비 계산 지불서’를 공개했다. 임금 지불 명세서였다.

▲ 북한 노동당 39호실로 들어간 돈의 사용처는 김정은과 그 측근들만 알 수 있다. 남측이 지급한 개성공단 임금이 북한 핵이나 미사일 개발에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는 이유다. / 연합뉴스TV캡처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우리 측에 ‘생활비 계산 지불서’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남북경협 사업에 종사하는 기업인들은 “북한 당국이 남측에 보여 주기 위해 만든 것으로 100% 신뢰하기 어렵고 검증이 안 된 것”이라는 반응이었다.

북측이 공개한 ‘지불서’에 따르면 개성공단 근로자들은 북한 일반 노동자보다 적어도 2, 3배의 임금을 더 받는 것으로 돼 있다. 외견상 틀린 계산은 아니지만 환율을 고려할 경우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 임금의 96% 이상이 당국의 수중에 들어가고 있으며 남측이 지불한 임금의 3.38% 정도만 받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히 드러난다는 점을 동아일보가 단독으로 분석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동아일보의 보도에 의하면 북한 근로자 46명에게 남측이 지불한 평균 임금은 76달러. 기본노임 50달러에 연장야간 및 휴일근무 수당 16.67달러와 가급금 9.33달러가 붙은 액수였다. 북한 당국은 76달러에서 사회문화시책비 명목으로 30%를 제한 뒤, 남은 53.2달러를 북한 공식 환율(1달러=140원)을 적용해 북한 돈으로 평균 7448원을 지급했다.

지불서에 따르면 최고액 임금 수령자는 조장인 박모 씨(여)로 유일하게 직책수당 10달러를 더 받았다. 그는 북한 돈 8428원을 받았다. 문제는 북한의 ‘1달러=140원’환율이었다.

북한 당국이 계산한 이 환율은 고려호텔 등에서 외국인에게 적용하는 이중 환율이었던 것. 북한 당국은 평양과 각 지방에 설치된 국가 환전소에서 내국인들에게는 달러당 2900원으로 바꿔 주는데, 당국은 내국민에게 ‘1달러=140원’을 적용하면 달러가 국가 수중에 들어오지 않고 암시장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국가 환전소에서도 암시장과 비슷한 환율로 자국민에게 바꿔 주고 있다.

따라서 조장 박 씨가 자기 임금 86달러를 국가 환전소에 가져가 바꾸면 24만9400원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지만 그는 이 금액의 3.38%에 해당하는 8428원만 받았다. 나머지 근로자도 마찬가지다.

동아일보는 북한 당국이 의무적으로 30%를 공제하는 사회문화시책비에도 함정이 있다고 보도했다. 사회문화시책비 징수의 명목은 교육 주택 의료서비스 재원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은 사회문화시책비를 내지 않는다. 형식상 무료 교육 및 의료를 표방하고 있고, 모든 주택이 국가 소유이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근로자들에게서만 이런 명목의 돈을 징수하는 것이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국영기업의 근로자에게는 사회문화시책비를 받지 않지만 남한 기업이나 외국 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에게서는 국가가 미리 지불한 비용을 환수한다는 의미에서 징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본다면 문재인 후보의 개성공단 확장론은 결국 북한 근로자들의 노동력을 더 크게 착취해서 김정은에게 선물로 바치자는 주장에 다름이 아니다. 개성공단이야말로 비인간적인 노동력 착취의 상징인 것이며 국제노동기구와 같은 곳에 제소되어야 할 대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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