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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점령하라!”

용어전쟁 / 정치·사상·역사의 正名 운동(유동열·강규형) 정재욱 미래한국 기자l승인2017.04.21l수정2017.04.2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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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 미래한국 기자  webmaster@futurekorea.co.kr

용어혼란전술이란 대중들의 지지와 협조를 획득하기 위해
특정 용어를 실제 용도와는 달리 대중들이 호감을 갖도록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구사하는 전술

[편집자 주] “잉크는 독가스, 펜은 기관총”이라고 주장했던 레닌은 “적에 대해서는 가능한 부정적 용어를 구하여 비판하고, 동지에 대해서는 우호적이고 순화된 용어를 사용했을 때 선전선동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나치의 선전장관 요제프 괴벨스는 “선동(거짓말)은 단 한 문장으로 가능하지만, 이것을 반박하려면 수십 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북한도 이런 용어혼란 전술을 대남혁명역량 강화 전략 가운데 핵심으로 삼고 이에 집중하고 있다.

민족·평화·통일 등이 원래 의미를 왜곡해 북한의 통일전선 전술에 악용하고 있는 용어들인데, 북한은 이미 이들 용어들을 활용한 선전선동전술로 우리 사회에 반(反)대한민국 정서를 조장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본지는 정치·사회·역사·경제·법률 등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북한 및 좌파가 진행하고 있는 ‘용어 전쟁’의 실태와 위험성을 밝히고 해법을 찾기 위해 신간 <용어 전쟁-정명(正名) 운동>(현진권 엮음)에 게재된 유동열·강규형·현진권·신중섭·조동근 등 관련 전문가들의 논문을 요약·재구성해 연재한다.

우리 사회는 진보라는 허구적 개념의 프레임에 걸려 사회 전체가 농락당하고 있다. 진보라고 하면 뭔가 지적(知的)인 것으로 보인다는 착각도 생겼다. 그러나 1980~1990년대 좌파의 이론 투쟁을 주도했던 NL(민족해방)·PD(민중민주)계열 모두 진보가 아니다. 그들은 그저 진부한 퇴보, 수구적 좌파일 뿐이다.

더욱이 북한 및 국내 안보위해세력들은 사회주의(공산주의) 사회와 사상, 신봉자를 진보사회·진보사상·진보진영 등으로 지칭하여 사회주의 지향 활동을 정당화, 혹은 물타기 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진보란 무엇인가. 양동안 명예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에 따르면 진보나 보수라는 용어는 해방 이후 정계와 언론계가 좌·우익이라는 호칭보다 일본식 보수·혁신 중심의 호칭법을 사용한 데서 유래한다.

김인영 교수(한림대 정치행정학과)는 반공을 국시로 하는 이승만·박정희 정권 아래에서 좌파들이 ‘빨갱이’라는 색깔 공세를 피하기 위해 진보라는 긍정적 의미의 명칭을 사용한 것으로 설명한다. 이것이 바로 좌파들의 용어혼란전술의 시작이다.

용어혼란전술이란 이처럼 대중들의 지지와 협조를 획득하기 위해 특정 용어를 실제 용도와는 달리 대중들이 호감을 갖도록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구사하는 전술을 말한다.

공산주의자들에게 이것은 선전선동전술의 일환이고 고도의 심리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북한은 용어혼란전술을 대남적화혁명을 위해 남한 국민들의 여론, 감정, 태도, 행동을 혁명의 편에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하는 ‘영향공작’으로 보고 있다.

(보충 설명 : 본지가 입수한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서 2015년 1월 5일 로동당 간부회의에서 하신 말씀’이라는 제하의 북한 문건에서 김정은은 “리석기 문제로 남조선 내에서는 지하당이라는 말만 나와도 인민들이 등을 돌려대고 있다.

기존의 용어에서 새로운 력량에 알맞은 전략적 용어를 구사해 남조선 인민들이 마음을 터놓고 뭉칠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통일전선, 지하당, 동맹 등 용어들은 피하고 젊은 층의 구미에 맞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용어의 왜곡이 위협적인 이유는 그것이 우리 사회 전체를 북한의 대남혁명 수행에 수월한 상태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용어혼란전술은 친(親)북한·(親)사회주의 정서를 고양하고 반(反)대한민국·반미(反美) 정서를 확산시킬 뿐만 아니라 남한 내 종북 세력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북한이 말하는 남한사회주의 혁명 역량의 구축은 결과로서 따라오게 된다. 이런 용어 왜곡 사례는 진보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등 이념적 단어부터 한국전쟁이나 제주4·3 민주항쟁 같은 역사적 사건, 민족·평화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국사학계는 교과서에서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쓰지 말고 대신 ‘민주주의’로 쓰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민주주의란 용어 앞에 다른 단어를 붙여 그 의미를 변환시키겠다는 의도로, 모택동주의적인 인민민주주의 혹은 민중민주주의까지 포괄하고자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인영 교수는 민주주의의 오용의 예로서 ‘사회 민주화’, ‘경제 민주화’ 논의를 든다. ‘민주화’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이 단어들이 긍정적이고 호감이 가도록 했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영어 ‘democracy’는 ‘다수정(多數政)’ 또는 ‘민주정(民主政)’ 등으로 명명돼야 한다.

그런데 이 절차적 의미를 갖는 본래의 개념이 한국 사회에서 민주주의라는 이데올로기로 이해돼 지나치게 절대화 되는 오류가 범해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민주주의의 확대 적용과 과잉은 자유민주주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김인영 교수는 진보(좌파) 집단은 정치 민주화, 사회 민주화, 경제 민주화가 순차적으로 성취돼야 하는 것처럼 주장하는데, 이는 사실상 사회주의화와 유사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민주화라는 이름으로 우리 사회를 사회주의화, 평등화하겠다는 것으로 민주주의가 결국 자유민주주의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6·25전쟁은 ‘6·25 남침전쟁’, ‘6·25동란’으로 표기되던 것이 1980년대 이후 한국전쟁으로 통용되고 있다. 수정주의 역사학자인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의 기원>이라는 책의 영향을 받아 한국전쟁이라는 용어가 공식 용어처럼 됐다. 그런데 한국전쟁이라는 용어는 6·25 남침전쟁의 책임 소재와 성격을 실종시킨다. 6·25를 마치 국제정치의 역학 관계에서 벌어진 하나의 사건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국내 종북 세력이 6·25전쟁에 대한 북한의 왜곡된 선전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미국과 한국이 야합해 북한을 침략했고, 북한이 이에 대항해 조국해방전쟁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방 직후 좌익세력이 주도한 무장폭동인 ‘대구 10월 폭동’ ‘2·7 폭동’ 등을 ‘대구 민중항쟁’, ‘2·7 구국항쟁’ 등으로 부르는 것은 대표적인 용어 왜곡 사례다. 특히 ‘제주 4·3사건’을 ‘제주 4·3민주항쟁’으로 명명하는 것은 심각한 사실 왜곡에 해당한다.

이 사건은 남로당 제주도당이 5·10 제헌 선거를 방해하기 위해 무장봉기를 일으키고 살해와 방화를 함으로써 야기됐다. 남로당 제주도 무장봉기의 최고 지도자였던 김달삼은 사건 후 북한으로 탈출해 훈장을 받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물론 군경의 과잉 진압으로 무고한 희생자가 다수 발생한 것이 사실이지만, 공산폭동이 포함된 제주 4·3사건이 민중항쟁으로 미화돼선 안 된다.

양심수라는 용어도 마찬가지다. 북한과 국내 좌파 사회주의 세력들은 국가보안법 등 실정법을 위반하고 반국가활동을 전개한 한총련이나 범민련 남측본부와 같은 친북 좌익 세력들과 검거된 간첩인 비전향 좌익 장기수를 통일 애국인사 또는 양심수로 미화하고 있다. 이들은 남한혁명을 위해 북한의 지령을 받아 남파되어 반국가활동을 한 간첩, 사회주의 혁명을 위해 지하조직을 결성한 인물들이고, 출소한 공산주의자일 뿐이다.

북한과 국내 친북·사회주의세력들이 통일전선 차원에서 가장 즐겨 사용하는 용어가 민족이다. 민족자주, 민족대단결, 범민족대회, 민족해방, 우리민족끼리 등 그 쓰임새가 다양하다. 원래 북한은 “공산주의사상은 그 계급적 본성에 있어서 민족주의와 아무런 인연도 없으며 사회주의 사회에는 민족주의가 발생할 수 있는 사회계급적 근원이 없다”(북한 철학사전, 253면)고 하는 식으로 민족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그러다 김정일이 1986년 7월 15일 ‘조선민족 제일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민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는 남한 내 친북세력과 각계각층의 민중을 규합하여 남한 정권을 타도하겠다는 통일전선 차원에서 민족주의를 활용하기 위한 시도였다.

여기서의 민족은 현 정권에 반대하는 각계각층 사람들로, 이들을 전술적 민족세력으로 분류해 활용하고, 이에 반하는 자유민주주의 세력들을 모두 반민족 세력으로 매도하고 있다.

우리민족끼리와 민족 공조라는 용어도 마찬가지다. 북한과 국내 좌파들이 신봉하는 우리민족끼리의 민족은 북한의 대남 적화노선에 동조하는 남북한 좌익을 말할 뿐이다. 이는 결국 ‘한반도에서 대북 압살정책을 구사하여 핵전쟁을 책동하는 미국에 민족 공조로 대응하자’는 논리로 연결된다.

(보충 설명 : 우리민족끼리나 자주의 개념은 결과적으로 외세 배격, 즉 남한 내 반미 정서를 부추겨 주한미군 철수 여론을 형성한다. 결국 민족을 강조하는 북한의 노림수는 주한미군 철수를 통한 대남혁명역량의 강화인 셈이다.

통일도 민족공조나 우리민족끼리를 활용한 용어혼란전술의 연장선의 개념이다. 감상적 민족공조주의와 통일지상주의는 결과적으로 북한 정권과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태도와 행동이 마치 민족과 통일에 반대하는 행동으로 왜곡되도록 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남한 선거에서의 구도를 평화세력 대 전쟁세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야당이 반미자주=민주화=통일=평화 추구 세력이고 여당이 친미=독재=반통일=전쟁 세력이라는 용어혼란 전술이다.

그러나 북한이 말하는 평화는 명백하게 위장 통일 방안인 연방제 통일론에 입각한 대남 적화노선일 뿐이다. 이는 국민들의 안보의식과 대북 경각심을 희석시키고 감상적 평화의식과 연공연북·친북의식을 확산하여 자유민주체제의 무장 해제를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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