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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레짐 체인지' 성공할 것인가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l승인2017.05.15l수정2017.05.1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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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kalito7@futurekorea.co.kr

문재인 정부는 '보수적폐 청산'을 내세워 체제변혁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는 한미동맹과 시장경제에 대한 훼손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취임선서식을 열고 19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취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3분간 3164자로 된 취임 연설에서 일반적인 관용어를 제외하면 ‘나라’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나라’라는 말로 지난 보수 정권의 통치를 ‘적폐’로 지칭했으며 ‘나라다운 나라’라는 말로 자신이 그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제시했다. 여기에는 ‘경험 못한’, ‘선대가 추구한’, ‘젊은이가 원하는’과 같은 단어들이 결합됐다.

주목할 만한 것은 문 대통령이 ‘오늘’이라는 말과 ‘시작’이라는 말을 그 다음으로 많이 사용했다는 점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문 대통령 오른쪽부터)와 서훈 국정원장, 임종석 비서실장 후보자를 발표한 뒤 인사하고 있다. / 연합

문재인 대통령의 이러한 키워드를 분석해 보면 그가 지향하는 대한민국은 이제와는 다른 새로운 체제, 새로운 질서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을 ‘오늘부터’ 시작하겠다는 것이며, 그 시작은 보수 정권의 적폐를 청산하는 것임을 암시한다.

여기에 ‘경험 못한’, ‘선대가 추구한’, ‘젊은이가 원하는’이라는 수식어는 문재인 정권이 추구하는 변화가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체제변혁을 시도하는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일 것을 시사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첫날 첫 번째 인사로서 임종석 전 의원을 자신의 비서실장으로 임명함으로써 그러한 체제변혁의 의지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임종석 씨는 1989년 반체제 종북단체였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의 3기 의장 출신이다. 임수경, 이석기와 함께 북한 김일성을 추종했던 주사파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전향 여부는 알려진 바 없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과 같은 사법기관을 실질적으로 관할해 통치 전반에 깊숙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1993년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관련 활동으로 국보법 위반 실형을 선고받았던 조국 서울대 교수를 임명해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사노맹은 무장봉기로 대한민국을 타도하고 사회주의 국가를 세우겠다는 목표를 가졌던 반체제 단체였다. 이를 위해 조직원들에게 군사훈련까지 시켰던 조직이다.

사노맹은 조직원의 자격 기준으로 ‘사회주의 혁명을 궁극적 목표로 하여 무장봉기의 필연성을 인정하고 있는가’ 등을 제시했다. 사노맹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문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사노맹은 무장봉기로써 대한민국 체제를 타도한 후 노동자 계급이 국가권력을 장악함으로써 소위 민족민주혁명을 이루어 민중공화국을 수립한 뒤, 제2단계로 반동관료, 독점재벌 등을 숙청하고 토지 기타 생산수단을 몰수, 국유화하는 사회주의 혁명을 이루어 완전한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노동자 계급의 전위정당임> (대법원 92도256. 1994.4.24.)

문재인 대통령의 이러한 인사는 ‘거침없이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보수진영에 대한 공개적 압박으로 해석되는 것이 보통이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표방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의미는 보수에게는 ‘복종하는 자에게는 자비를, 저항하는 자에게는 응징을’이라는 중국 공안(公安)의 레드코드(Red Code)를 연상케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보수를 불태워 버려야 한다’던 그 말을 실제로 체제변혁의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국가안보에 중책을 맡고 있는 국정원장에 서훈 전 차장을 내정했다. 서훈 전 차장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북한과 다수의 공식·비공식 접촉을 진행했던 인물로 김정일을 가장 많이 대면한 인물이다.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모두 기획, 협상하는 등 북한 업무에 가장 정통한 베테랑 대북 전문가로 알려져 있지만, 이 두 정상회담의 결과가 대한민국 국익에 이익이었다는 평가는 없다.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 후, 북한은 서해 연평해전을 일으켰고 노무현 대통령의 방북은 김정일에게 NLL을 양보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만일 그러한 협상의 기획을 서훈 전 차장이 주도했다면 그의 대북관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용공분자라거나 간첩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적과 동지로 질서화 되는 이념 체제의 현실에서 서훈 국정원 내정자는 상당히 잘못된 정치적 신념을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훈 국정원 내정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원 개혁 공약에 부응해서 국내 정보파트를 없애는 데 동의하고 실천에 옮길 것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국정원 국내 정보파트는 실질적으로 대공업무와 관계되고 특히 국내 산업스파이들을 감시, 색출한다는 점에서 국정원 내부뿐만이 아니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우려를 낳고 있다.

좌파 정부, 한미동맹 대응이 최대 난제

다른 어떤 문제들보다 격변이 예상되는 한미동맹체제는 문재인 정권으로서는 국정운영의 최대 시험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월 12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사드문제를 비롯하여 동아시아 문제의 시급성에 대해 정상회담 요청을 한 상태다 .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사드 배치 문제에 있어 1조 원에 달하는 운용비용에 대한 지불 요구 의지를 거듭 천명하고 있어서 향후 한미동맹을 위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높은 파고를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협상의 달인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의 종료를 선언하고 새로운 보호무역 질서에 기반을 둔 양국 간 교역관계 정립을 모색하고 있다.

더 이상 미국이 한국에 대해 일방적인 호혜를 베풀지는 않겠다는 선언이어서 이 문제가 한미동맹 협상에서 자칫 반미정서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한미관계에 정통한 김창준 전 연방하원의원은 지난 4월 28일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사드를 반대하면 미국은 주한미군을 철수할 것”이라고 주장해 주목을 끌었다.

김창준 전 의원의 이러한 주장의 배경에는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북한의 장거리 핵미사일이 실전 배치될 경우 미국의 안보가 근본적으로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러한 상황에서 한미동맹이 자칫 미국으로서는 자국 안보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과 맞닿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안보전문가에 의하면 “미국이 단독으로 북한을 공격하려 해도 문재인 정권 하에서 대한민국이 미군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일지, 워싱턴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불신이 앞으로 계속 한미동맹에 갈등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2013체제'의 실현인가 

문재인 정권의 핵심인사들이 과거 주사파나 반미활동의 이력을 가졌던 이들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점증하는 한미동맹의 복잡하고 갈등적인 요소들을 체제변혁의 동력으로 유도하지는 않을지 우려되는 점도 존재한다.

이러한 전망은 지난 2012년 대선 운동과정에서 진보 좌파진영의 원탁회의에서 제기된 ‘2013년체제’라는 종북적 사회주의 아젠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2013년체제’란 범야권 단일화의 운동적 아젠다로서 87년 민주화체제를 넘어 평등과 평화체제로 나아가자는 주장이다. 2011년 좌파진영의 대부 백낙청이 제안했고 당시 유력한 민주당 대선 후보 문재인이 선언했다.

2013년체제는 ‘평등과 평화의 체제’를 표방하면서 아젠다의 실천 원리로는 ▲국가보안법 폐지 ▲남북 연방제 실현 ▲주한미군 철수 ▲재벌해체 등을 제시했다.

2013년 체제를 위해 민주통합당은 2012년 4월 총선에서 종북-좌파연합인 민통당과 야권연대를 실시했고 이석기, 김재연, 임수경 등 종북성향의 의원들을 국회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13석의 통진당이 등장했고 야당의 의석도 확대됐다. 하지만 원래 목표였던 과반수 돌파에는 실패했고 통진당 내 종북 시비가 불거지면서 초기의 전망이 흐려졌다. 하지만 당시 제기되었던 ‘2013년체제’의 아젠다들은 이미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그 표현은 대중적 선택을 받기 위해 연성화되었을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운동 중에 국가보안법 폐지와 남북연방제, 재벌개혁과 같은 공약으로 이미 2013년체제의 아젠다들을 대부분 수용했다.

이러한 체제변혁의 운동성이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통해 어떤 형태로든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은 무리가 아니다.

다만 그러한 체제변혁의 시도가 목표로 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은 지금과는 전혀 다를 것이며 그 사상적 기초는 어떤 형태로든 사회주의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남북통일의 의제로서 연방제 역시, 어떤 형태로든 북한의 대남통일전선으로 작동할 것이며 이를 통한 남남갈등과 반미운동의 격화를 통해 남한 내부의 사회주의 혁명, 또는 무력 적화통일의 ‘결정적 시기’를 북한이 엿볼 것이라는 점도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문재인 정권 하에서 한미동맹은 문재인 정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격렬한 정치적 의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81만개 공공 일자리, 사회주의 토양 구현?

문재인 정권이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체제변혁에는 사회주의적 토양의 구축이 반드시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한 토대 구축의 정책적 과제가 다름 아닌 ‘81만개 공공일자리’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사회주의 정책은 반드시 사유재산을 허용하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주의를 관철해 내는 집산(集散)주의에 기반을 둔다.

이러한 집산주의는 우선 국가재정을 동원한 시장경제의 축소와 민간부문의 구축(驅逐)을 통해 이뤄질 수 있는데, 여기에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惡’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는 흔히 ‘사회적 방어(Social Defence)’라는 이름으로 제기된다.

1947년, <거대한 전환>이라는 책으로 사회주의 정책에 도덕적 타당성을 부여한 칼 폴라니(Karl Paul Polanyi)는 ’자본주의는 악마의 맷돌‘이라는 명제로 유명세를 탔다.

이러한 폴라니의 정치경제론은 경제를 시장에만 맡길 수 없다는 점을 이유로 케인즈의 국가재정 지출의 거시경제 정책에 정치적 정당성을 부여했다.

그러나 정부재정확대로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케인즈 경제론은 1960년대 들어 ’물가상승, 경기침체‘라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문제로 그 수명을 다했고 1980년대 레이건과 대처 총리의 자유주의 개혁으로 폴라니의 정치경제론도 함께 빛을 잃었다.

문제는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서브프라임 사태로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론이 부활하면서 폴라니의 사회주의 경제철학이 다시 각광을 받았다는 점이다.

그러한 효과로 등장했던 것이 ’월가를 점령하라‘던 1:99 소득 불평등 논쟁이었다. 지난 몇 년간 우리 사회에도 이 소득 불평등 논란이 상륙해,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열풍을 불러오기도 했다. 그는 마르크스주의자였다.

문재인 정권은 소득 불평등과 청년실업의 문제를 자신의 정치적 기반으로 삼는 동시에 체제변혁의 동력으로 삼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 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바로 대통령직속의 일자리위원회를 만들었다.

문 대통령의 일자리 공약은 크게 △5년간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 △민간부문 일자리 50만개 창출 △비정규직 임금 차별 해소와 중소기업 청년고용 지원 △4차 산업규제 완화 △최저임금 1만원 인상, 고령층 일자리 정책 등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하지만 대선 후보 토론 과정에서 바른당 유승민 후보가 지적했듯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은 현실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무엇보다 최저임금을 1만원 인상할 경우, 폐업하는 자영업과 일자리를 잃는 청년들은 더 늘어나게 된다.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일자리는 결국 국민 세금으로 이뤄지는 공공부문 일자리일 수밖에 없고, 이를 위해서는 천문학적 예산이 필요하게 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토론에서 이 문제에 대한 답을 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포퓰리즘의 극치를 달린 셈이다. 더구나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청년고용할당제를 공공부문에서 민간부문에까지 확대하겠다는 정책은 사회주의 정책에 다름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러한 사회주의 정책을 통해 인민적 포퓰리즘을 확보하고 자신을 지지하는 젊은 층을 마치 마오쩌둥의 문화혁명기의 홍위병처럼 내세우겠다는 것은 아닌지 의심마저 자아내기에 이른다.

문재인 정부의 견제세력은 어디에?

사회주의로 체제변혁을 추구할 것이 분명한 문재인 정권이지만, 그러한 변혁이 초래할 위험에 대해 길항적 리더십을 발휘할 보수 정치세력의 미래는 암담하다.

40%대로 승리할 수 있다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그 절반이 조금 넘는 24.1%의 득표율로 2위에 그쳤다.

한때 문재인 후보와 양강을 이루며 경합하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자신의 한계를 드러내며 지지율이 반 토막에 이르는 참패를 맞았다.

보수의 적자(適者)를 내세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노동주의 극좌로 치부되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내내 밀리다가 0.6%포인트 우위인 6.2%로 간신히 우위를 차지했다. 가관이었던 것은 보수의 태극기 민심을 대표한다던 조원진 새누리당 후보가 0.1%득표율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보수는 자멸과 소멸의 길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가능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누가 어떻게 대한민국을 사회주의 궤도로 올려놓고 있는 문재인 정권을 견제할 수 있을까.

박근혜 정권은 정치적으로 패배했고 대통령 탄핵심판은 자유한국당의 대선 참패로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최종 심판을 받았다.

이제 남은 것은 뼈를 깎는 자성과 국민 앞에 자복하고 반성하는 일이지만, 당권을 둘러싼 제도권 보수 정치권의 생각은 여전히 구시대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혁신 없는 보수의 지리멸렬과 내분을 타고 문재인 정권의 레짐 체인지는 거침없고 저항 없이 전개될 것이라는 점이다. ‘하느님이 보우하사’라는 애국가의 구절이 절실해지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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