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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은 양보할 수 없는 이념”

오준 전 유엔 대사 강연 백요셉 미래한국 기자l승인2017.05.31l수정2017.06.0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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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요셉 미래한국 기자  yosep2050@naver.com

5월 14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에 위치한 새사람교회에서 ‘북한인권과 통일에 대한 생각’이라는 주제로 오준 전 유엔 대사(62)의 특별강연이 진행됐다.

오준 전 대사는 UN 주재 한국대표부 대사 시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그 유명한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북한주민은 그저 아무나(anybodies)가 아니다.(For the South Korean's people in North Korea are not just anybodies.)”라는 명연설로 세계를 울린 주인공이다.

▲ 지난 5월 14일 종로구 청운동에 위치한 새사람교회에서 오준(62) 전 유엔대사기 ‘북한인권과 통일에 대한 생각’이라는 주제로 인권특강을 진행했다. / 사진 : 백요셉 미래한국 기자

오준 전 대사는 “북한독재정권 유지와 북한인권 문제 그리고 남북통일 문제는 서로 불가피하게 연결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인권이라는 개념을 정의하는 것으로 강의의 서두(序頭)를 시작했다.

그는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서 자유롭고 평등하다(All human beings are born free and equal in dignity and rights.)라고 되어 있다’는 1948년 채택된 세계인권선언 제1조를 소개하면서, “인권이라는 개념도 ‘이념’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오 전 대사는 국가가 생산수단을 독점한 공산주의가 이념이듯 인권과 민주주의도 ‘사회를 이렇게 만들자’라는 사회적 합의로서 ‘진리’라기보다는 ‘이념’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사자가 로빈슨 크루소를 잡아먹었다 해도 그것은 로빈슨 크루소가 다른 누구와도 살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인권 침해로 볼 수 없다”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만 성립 가능한 것이 인권이고 그래서 인권은 사회적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오 전 대사는 이어 유엔의 역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유엔이란 기구는 처음부터 세계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만들어졌기에, 국가 내에서 일어나는 인권 침해는 평화를 깨트리거나 남의 나라를 침공한 것이 아니라서 직접 징벌하기 어렵고 국제적으로도 타국에 대한 내정불간섭 원칙이 적용되어 왔다”면서 “하지만 지난 20년 사이에 국가 내 인권 침해도 국제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새로운 움직임이 뚜렷해졌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보호책임(R2P)’과 ‘국제형사재판소’”라고 밝혔다.

지난 2005년 유엔 창설 60주년 기념선언 때 포함된 ‘보호책임(R2P)’이란, 한마디로 특정 국가가 심각한 범죄행위를 하면 다른 국가가 개입할 수 있게 하자는 개념이다. 해당 범죄 행위로는 ▲집단학살 ▲전쟁범죄 ▲인종청소 ▲인류에 대한 범죄 등 4가지로 정의할 수 있다. 국가가 이러한 4가지의 범죄를 저지르면, 자국민 보호책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고 국제사회가 개입하자는 것이 바로 ‘보호책임(R2P)’규정이다.

좌파의 북한인권결의안 포기 논리의 문제

오 전 대사는 “북한이 워낙 폐쇄적인 사회라서 인권 문제는 그동안 국제사회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가 1990년대 중반부터 많은 탈북자들의 증언으로 북한의 인권 상황이 매우 나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서 “2003년부터 북한인권위원회가 북한에 대한 결의안을 채택하기 시작했고, 2005년에는 유엔 총회도 인권결의를 채택하기 시작했으며, 2014년에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보고서가 나옴으로써 북한인권 문제가 새로운 차원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오 전 대사는 이어서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에 우리나라가 어떤 입장을 취해 왔는지를 설명했다. 그는 “2003년부터 시작해서 2007년까지 노무현 정부는 5년 동안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첫해는 불참, 이듬해는 기권, 4년차에는 찬성, 그리고 마지막은 기권을 했다”며 “마지막 해 당시 우리 외교부는 찬성해야 한다고 했지만 청와대가 기권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기권하게 되었다”고 당시 기권 과정에서 발생했던 정치적 사실관계를 설명했다.

오 전 대사는 ‘한국은 왜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 또는 불참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우리 국민들은 북한인권 문제가 심각한다는 것에 모두 공감하지만, 당시에는 북한을 우리의 형제자매로 생각하고 그 형제(북한 정권)의 허물을 동포의 입장에서 감싸주어야 한다는 분(정권)들이 정당한 민주적 절차에 의해 집권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외교부)는 기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 동생이 마약중독자인데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라는 논리로 접근한 것인데, 제 개인적으로는 좋은 비유가 아닌 것 같다”며 “왜냐하면 북한 주민이 다 마약중독자는 아니기 때문이다. 마약중독자는 북한 정권이며 그 정권이 우리 주민을 탄압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북한 정권의 핵·미사일 위협이 증폭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북한에 인도적 지원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검증된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은 믿어야 한다는 취지이다. 그는 또한 대한민국 젊은 세대의 통일 인식을 바로잡아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통일은 대박’이라는 경제적 논리보다 민족적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통일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전 대사는 강연의 끝으로 통일의 4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먼저 ▲ 북한 핵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놓고 해결해야 하는 것 ▲ 남북 간 신뢰 회복 ▲ 통일에 대한 젊은 세대의 올바른 인식 개선 ▲ 민족 동질성 회복을 꼽았다.

오 전 대사는 “남한은 지금이 있기까지 많은 고생을 해 이 나라를 만들었는데 우리가 이것을 북한에 있는 형제, 자매들에게도 같이 누릴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준 전 유엔 대사는 지난 2013년 9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3년간 24대 주(駐)유엔 한국 대사를 지냈다. 지난해 12월 28일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전임교수로 위촉되어 후진 양성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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