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이 최강의 무기다”
“한미동맹이 최강의 무기다”
  • 이석복 예비역 육군소장
  • 승인 2017.06.1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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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역사적으로 미국이 한국을 버린 경우가 두 번 있었다. 한번은 1905년 가쓰라·태프트 밀약이다. 이로써 일본이 조선을 합병한 바 있었다. 두 번째는 1949년 6월부로 미군을 한반도에서 철수시킨 것이다.

▲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135주년 맞아 ‘제28회 화도진축제’가 지난 5월 19일 인천시 동구 일원에서 열렸다. ‘화도진축제’에서는 1882년 고종 19년에 체결된‘조미수호통상조약(朝美修好通商條約)’를 기념하여 한미수호통상조약 조인식이 재현됐다. / 사진출처 : 트위터 캡처

이로서 6·25 남침이 있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금,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 당시의 최악의 한미관계가 되풀이되지 않을까 또는 더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을 황폐화시킨 한국전쟁 이후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 발전과 경제적 번영을 뒷받침한 것은 바로 1953년 10월 1일 조인되고 1954년 11월 18일 발표된 한미상호방위조약(군사동맹)이라는 것에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견을  갖지 않을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대한민국 안보의 핵심

한국전쟁이 막바지이던 1953년 봄 당시 한국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열망과 정전협정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전협정 조인이 불가피함을 인식한 이승만 대통령은 미국에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요구했으나 미국은 전략적 가치가 적고 약소국인 한국과의 동맹에는 회의적이었다.

방위조약 없이는 한국의 미래가 없다고 판단한 이 대통령은 한국군의 단독 북진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경고와 동시에 반공포로 2만7388명을 일방적으로 석방함으로써 미국과 세계를 경악시켜 결국 미국이 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렇게 힘들게 쟁취한  조약이 한미상호방위조약인 것이다. 물론 ‘한국에 대한 군사 및 경제원조에 관한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의 합의 의사록’ 역시 1954년 체결되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실체로서 종전 후 미군이 주축이 된 유엔군사령부가 계속 존속했고, 1978년 미 지상군의 철수와 관련해 효율적 지휘체계로서 한미 양국군이 주축이 된 ‘한미연합군사령부’가 창설되어 한국 방위를 책임짐으로써 성공적인 전쟁 억지가 가능했으며 경이적인 경제 발전의 뒷받침 역할을 해온 것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5월 10일 취임 이후 한 달도 안 되어 박근혜 정부 때 대한민국 국민의 지지 하에 한미 간 이미 합의한 미군의 사드 배치를 국회의 비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기배치된 사드 장비 외 추가 도입된 사드 발사대 4기의 보고가 누락되었다거나, 환경영향평가를 조기에 끝내기 위해 미군에 공여한 부지 면적을 의도적으로 축소 보고했면서 문제 제기를 시작하고 있다.

금년 6월말 경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 배치 자체를 거부하고 있지는 않지만 절차를 문제 삼아 일단 지연시키고 있는 것을 보면 앞으로 한미동맹의 미래와 국제 공조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심히 우려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에 운동권 출신의 좌파 성향 인물들을 임명하기 시작했고, 후보 시절 TV토론에서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는 것을 반대하는 듯한 태도를 드러낸 바 있으며, 한미연합사의 전시작전통제권을 회수(한미연합사 해체)하는 것을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북한 핵문제 해결도 대화와 제재를 주장한다거나 개성공단의 재가동은 물론 2000만 평으로 확장 시키겠다고 하는 등 미국은 물론 유엔을 통한 국제적 공조에도 역행하는 일이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아주 불길한 상황이 도래할 것 같아 그냥 두고만 볼 일이 아닌 것 같다.

문재인 정부의 혼란스러운 대북 시그널

입으로는 한미동맹을 강조하면서도 속내는 중국과 북한에 기우는 것이 아닌가 걱정도 된다. 공약에 포함되었다고 반드시 지켜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유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는 데 앞길이 험난할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의 앞날을 예측하는 데는 그가 추종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미연합사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회수를 주창하면서 “이 세상에 자기 나라 군대를 마음대로 못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군사주권이 없다고 국민들을 속이고 감정을 자극하면서 군 원로 및 국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하여 2012년 4월 전작권을 전환하기로 한미 간 결정한 바도 있다.
 

나치 독일의 선전상 괴벨스가 이야기했듯이 “국민은 작은 거짓말보다 큰 거짓말에 잘 속는다”는 허점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이명박 정부가 일단 2015년 12월로 시기를 연장했다가 박근혜 정부에서는 우리 군이 북한 핵과 미사일 대응 능력을 갖출 때까지 조건부로 늦춘 것이 현재의 상태이다.

노무현 정권 당시 필자는 TV 대담 프로나 세미나 등을 통해 한미연합사 근무  경험과 NATO의 예를 들면서 전시작전통제권은 군사주권과 상관이 없으며, 평시는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한국군을 통수하며, 전시에도 제공된 한·미군을 작전통제하는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지침을 하달할 수 있도록 체계가 구축되어 있다고 누차 강조한 바도 있다.

NATO 사령관도 미군 4성 장군

NATO 사령관도 미군 4성 장군이며, 전시 미군과 유럽군을 작전통제하도록 되어 있는데 자존심이 강한 유럽 강국들도 군사주권을 미군에게 빼앗겼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2개국 이상의 군으로 편성된 연합군의 경우는 전쟁의 원칙 중 가장 중요한 지휘통일 원칙에 따라 한 명의 지휘관에 의해 통제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쟁사를 통해 증명되고 있고 이를 모두가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며 또한 국가이익에 부합되기 때문이다.

한미연합사의 존재는 전시에 양국군 전투력을 효과적으로 통합 운용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또는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즉 한미방위조약에는 전시 자동개입 조항이 없어 이승만 전 대통령도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사안이었던 것을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전쟁 징후 임박 시에는 자동적으로 개입하도록 임무가 부여됨으로써 상기 방위조약의 취약점을 해결한 귀한 존재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TV토론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한미연합사에 대한 견해가 다르지 않다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육·해·공군사관학교 출신 예비역장교들로 구성된 ‘구국동지회 회원’들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지지할 수밖에 없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의 국가 안보 목표를 설정 시에 그 전 정부에서 유지했던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 목표를 의도적으로 누락 시킨 바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대동강의 기적’을 이루게 하겠다는 공약은 그의 사상적 토대를 고려해 볼 때 매우 의혹스럽고 위험한 목표가 아닐 수 없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사드 비용이 10억 달러에 달하므로 이를 한국군이 감당해야 할 것이란 언급을 한 것이 일파만파로 문제를 야기했는데, 기합의된 조건에는 미군 자산으로 배치하며 한국은 소요 부지를 공여한다고 되어 있어 대체적으로 전문가들은 방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에 분담금 몫을 증가 시키려는 의도로 이해하고 있다.

한국이 부담하는 방위분담금은 대부분 국내로 되돌아와

2017년 현재 한국군은 1년에 9441억 원의 방위분담금을 미군에게 지원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주한미군에 고용된 한국인의 인건비, 군수지원비, 시설지원비 등으로 90% 이상이 한국의 인원과 기업에 돌아가도록 되어 있으며, 국방비가 40조 원을 상회하는 것을 고려 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이며 설사 일부 상향조정 될 경우도 주한미군의 한국방위 역할을 고려할 때 그리 큰 부담은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다.

다수의 우리나라 사람이 주한미군은 미국의 이익 때문에 한국에 주둔하는 것 이므로 그들은 절대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먼저 군사동맹이라는 것은 공통의 적 또는 잠재적 위협을 공유할 때 맺어지는 것이 원칙이다. 그리고 동일한 국가이념과 가치를 가질 때와 상호 호혜적일 때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전쟁 말기 이승만 대통령이 동맹조약을 그렇게 원했어도 미국이 그토록 회피하려 했던 이유는 약소국이며 피폐한 대한민국에 일방적인 미국의 희생만이 강요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만약 우리가 미국과 동맹을 원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언제라도 한국으로부터 손을 뺄 것이다. 이는 이미 노무현 대통령 당시 미국의 여론은 한국과의 결별이 논의되기도 했던 것을 알아야 한다. 필자가 금년 4월 벨 전 한미연합사령관과 오찬을 함께 했을 때도 그는 “미국은 한국이 미군을 원하지 않을 경우 언제라도 철수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언급하기도 했다.

북한은 오매불망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오고 있고, 미군만 철수하면 그 순간 한국은 자기네 차지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적화혁명전략이 이를 증명해준다.

▲ “핵을 갖고 있는 나라와 비핵국가 간 대결에서 비핵국가는 항복하거나 싸워 패망하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미국의 모겐소 교수의 말을 다시한번 새겨야 할 것이다. 사진은 북한의 반미선전포스터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쏴대는 것도 우리를 위협하는 것은 물론 미국이 한국에서 손을 떼라는 억지를 부리고 있는 행태이다. 한국에서 좌익이 정권을 장악했을 때 미국은 아시아에서 일본과의 동맹을 주축으로 삼는 영국과의 모델을 일본에서 구하라는 주장을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과 같은 사람이 이미 제기한 바가 있다.

또한 2005년 미국 퓨리서치는 미국 여론주도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조사 결과, 미래 미국의 주요 동맹국으로 중요성이 증대되는 국가 대상에서 한국은 오히려 중요성이 감소하는 국가로 평가되고 있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같은 해 데이비드 코프 박사는 미국의 20년 내 중요한 나라에서 한국을 누락시켰으며, 미 기업연구소는 보고서에서 한국과 원만한 이혼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물며 한국이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지 않는다면 공통의 안보 위협을 공유하지 않는 미국이 생각을 달리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이 한국을 버렸을 때마다 국난 겪어

역사적으로 미국이 한국을 버린 경우가 두 번 있었다. 한번은 1905년 가쓰라·태프트 밀약이다. 이로써 일본이 조선을 합병한 바 있었다. 두 번째는 1949년 6월부로 미군을 한반도에서 철수시킨 것이다. 이로써 6·25 남침이 있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금,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 당시의 최악의 한미관계가 되풀이되지 않을까 또는 더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적어도 앞으로 반세기에는 세계 유일초강대국으로서 지위를 유지할 것이며,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영토에 야심이 없는 나라이고 또한 자유민주주의에 의한 통일을 지원하는 유일한 나라로서(미안보전략 : With the ROK, We share a vision of a prosperous, democratic and Untired Korean Peninsula)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강화하는 것만이 국가번영 및 생존전략에서 제1의 과제라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한국의 국력이 상승하는 데 따라 미국과 호혜적 차원에서 방위비 분담 및 세계 평화 유지에 기여해야 한미동맹은 과거의 군사동맹에서 실질적인 포괄적·전략적 동맹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6월 7일 한미연합사령관과 주한미군사령관 및 유엔군사령관을 겸무하는 빈센트 브룩스(Vincent Brooks) 대장의 초청으로 유엔군사령부의 발전과 평시 교전규칙을 위한 토론에 참가한 바 있다. 오래 전에 예편을 했는데도 잊지 않고 나의 의견 제시 내용을 노트에 꼼꼼히 적으며, 질문에 대한 성의 있는 대답을 하는 행동에서 감명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오늘도 내일의 대한민국 방위를 위해 온 정열을 쏟고 있었다.

자유대한민국이 우리의 바람대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북한의 핵이 폐기되거나 우리가 대응 능력을 갖출 때까지 한미연합사는 유지되어야 한다. 만약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평화협정이 이뤄진다고 해도 상당 기간 동안은 유엔군사령부는 존속되어야 하며, 주한미군도 유엔군의 자격으로 한반도에 주둔해야 할 것이다.

재삼 언급할 필요도 없지만 미국의 모겐소 교수가 “핵을 갖고 있는 나라와 비핵 국가 간 대결에서 비핵 국가는 항복하거나 싸워 패망하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상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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