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기자 블랙리스트 논란’ MBC판 블랙리스트? 노조의 정치공작?
‘카메라기자 블랙리스트 논란’ MBC판 블랙리스트? 노조의 정치공작?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7.08.0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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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보도국 직원 SNS에 “언론노조 박쥐행태 용서 못해 내가 만든 것” 밝혀…문건 작성자 진위 밝혀지면 또 다른 파장 예상

민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본부)가 공개한 이른바 ‘카메라기자 블랙리스트’가 사측이 작성한 문건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돼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해당 문건을 작성한 당사자라고 주장하는 MBC 보도국 직원은 8일 SNS에 올린 글에서 지난 2012년 장기파업 당시 언론노조가 파업 참가자를 분류하며 편가르기를 하는 등 이중적 행태를 기억해두기 위해 작성했다고 밝혔다.

해당 직원은 “언론노조 중에 특히 비겁한 행동을 보이는 이른바 '박쥐'들을 구분하고 싶었습니다. 박쥐들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한지 오랜기간 흐른 뒤여서 한글파일도 제대로 만들지 못했지만, 만들어서 저와 함께 MBC노조에 참여한 친한 카메라기자 2명에게 보여줬습니다. 이게 전부”라며 “저는 대단한 위치에 있는 사람도 아니고, 심지어 차장도 아닌 평사원 신분으로, 4년이 지난 지금 전혀 생각하지도 못하게 무슨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상황이 참으로 어이가 없다”고 했다.

문건의 당사자가 올린 SNS 글은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와 인터넷 등에 옮겨져, 확산되면서 여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문건 작성자로 추정되는 MBC 직원의 글

▲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문건 작성자로 추정되는 MBC 직원의 글

한편, 이에 앞서 MBC본부는 이날 지난 2013년 작성된 ‘카메라기자 성향분석표’와 ‘요주의인물 성향’이라는 문서 파일 두 건을 공개하며 사측이 블랙리스트로 기자들을 분류해 인사에 활용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해당 문건은 김장겸 현 MBC 사장이 보도국장으로 취임한 직후인 2013년 7월6일 작성됐고, 이듬해 2월까지 수정한 흔적이 남아있다.

노조 측은 해당 명단에는 정치적 성향, 회사에 대한 충성도, 노조와의 관계 등이 적시돼 있으며, 명단이 실제 승진·보직배치 등 인사에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MBC는 해당 명단을 ‘유령문건’으로 지칭하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MBC 보도본부 측은 “언론노조가 내세운 ‘카메라기자 성향 분석표’는 회사의 경영진은 물론 보도본부 간부 그 누구도 본 적도 없는 문건”이라면서 “누가 작성하고 누가 유포했는지도 모르는 ‘유령 문건‘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이를 기정사실화해서 회사를 비방 매도하는 행위는 언론노조가 늘 해오던 방식”이라고 말했다.

또한, 노조 측에 해당 명단의 입수 경로와 작성자, 명단 활용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것을 요구했다.

MBC 측은 “회사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경영진과 보도본부 간부들의 명예를 훼손한 인사들에 대해서는 형사와 민사 등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렇듯 노사 간 ‘MBC 판 블랙리스트’ 공방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문건을 작성했다는 당사자가 나서면서 블랙리스트 논란이 MBC본부의 정치공작 의혹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보인다.

만일, MBC본부 측이 문건 작성자가 사측이 아닌 것을 알고도 해당 문건을 사측이 작성한 블랙리스트라고 주장했다면, 현 경영진을 허위의 문건을 악용해 곤경에 빠뜨리려 정치공작을 한 것이 되는 결과여서 만만치 않은 파장이 일 전망이다.

MBC측은 “이른바 ‘MBC 카메라기자 블랙리스트’는 사실무근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언론노조 MBC본부는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인사에 활용했다고 주장했지만, 문건을 작성한 당사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고 밝혔다.

- 이하 MBC가 공개한 문건 작성자가 밝힌 경위 전문 -

안녕하십니까? 저는 MBC 보도국 카메라 기자입니다.

제가 이글을 쓰게 된 이유는 너무나 황당하게도 4년도 더 된 일이 갑자기 불거진데 따른 것입니다.

지난 2012년 저는 MBC 보도국 직원으로 무려 6개월이 넘는 기간동안 파업에 참여했습니다.

파업은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MBC 본부 소속 노조원으로서 참가했습니다.

6개월 넘는 기간동안 단한푼의 수입도 없이 저를 비롯해 저의 가족은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파업이 끝나고 2012년 7월에 복귀했을 때, 언론노조원들은 또다른 편가르기를 했습니다.

이미 파업에 참여한 사람들 중에서도 적극 참여자와 소극 참여자를 구분하여 뒤에서 욕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2013년 저는 언론노조를 탈퇴한 뒤, MBC노동조합에 참여하면서 더욱더 큰 비난을 받아야 했습니다.

누구보다도 MBC 보도국 직원으로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기에 보도국 내부의 모습을 보면 참담하기 이를데 없었습니다.

언론노조원들끼리는 누구보다도 회사 간부들을 욕하던 사람이 정작 회사 간부 앞에서 아부하는 역겨운 모습들 천지였습니다.

도저히 용서가 안됐습니다.

함께 6개월이 넘는 파업에 참여하며 고통을 감내한 사람들끼리도 편가르기를 해서 후배가 선배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 치욕적인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마찬가지로 선배들 역시 후배의 인사를 무시하고 지나가는 불편한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저와 같이 힘없는 사원 신분인 사람들에게는 그토록 가혹하게 대하던 언론노조원들이 정작 힘있는 보직간부들 앞에서는 고개를 조아리는 역겨운 상황은 너무나 끔찍했습니다.

그래서 너무나 화가나는 상황에서 잊지 말아야 했습니다.

망각의 동물인 인간이기에 사람들은 다 잊어버립니다.

얼마나 못된 행동을 했던 그들을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앞과 뒤가 다른 이중적 태도가 정말 역겨웠습니다.

특히 제가 속한 카메라 기자들의 이중적인 행위들을 반드시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언론노조 중에 특히 비겁한 행동을 보이는 이른바 '박쥐'들을 구분하고 싶었습니다.

박쥐들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한지 오랜기간 흐른 뒤여서 한글파일도 제대로 만들지 못했지만, 만들어서 저와 함께 MBC노조에 참여한 친한 카메라기자 2명에게 보여줬습니다.

이게 전부입니다.

저는 대단한 위치에 있는 사람도 아니고, 심지어 차장도 아닌 평사원 신분이었습니다.

4년이 지난 지금 전혀 생각하지도 못하게 무슨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상황이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저는 2명의 친한 카메라기자에게 보여줬습니다.

너무나 잘 아는 친한 선배였기에 인간적 배신감과 비애를 느끼게 됩니다.

공개를 위해 만든 것도 아니고, 괘씸한 박쥐들을 절대로 잊지 말자고 선배 2명과 공유한 내용입니다.

아울러 파업에 참여시키면서 자신들은 편하게 좋은 자리 차지하려고 하고, 후배들은 파업의 도구처럼 이용하려던 선배들의 만행도 적극적으로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너무나 비인간적이고 비겁하고 나쁜 사람들입니다.

6개월 넘는 파업이 끝나고 올라온 후배들에게 일을 더 열심히 해야 부서를 만들 수 있다며 모든 일들과 책임을 후배들에게 떠넘긴 선배들은 스스로를 돌아보길 바랍니다.

진짜로 후배들을 생각한다면 스스로 부끄러운줄 알아야됩니다.

아울러 이처럼 어이없는 저의 글을 가지고 침소봉대하고 확대재생산하는 사람들이 누군지 명확히 밝히길 바랍니다.

이렇게 집단으로 저를 매장시키려는 사람들 절대 용서할 수 없습니다.

당당하게 임할 것입니다. 얼마든지 마음대로 하십시요. 대신 그 댓가는 명확히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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