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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신경과학기술시대의 윤리

기존 윤리 논쟁의 프레임이 대응할 수 없는 변화들 류영준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사회의학교실 주임교수l승인2017.09.12l수정2017.09.1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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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준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사회의학교실 주임교수  webmaster@futurekorea.co.kr

2016년부터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정부나 민간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과거 3차례 산업혁명을 거친 우리에게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익숙하다. 이에 비해 4차 산업혁명은 정말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정확히 이해되지 않고, 와 닿지도 않는 단어이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의 정의가 모호하고 설명하기 불편한 용어라는 비판들이 이미 있다. 이 점을 주목하는 이유는 정의가 어려울수록 또 이해하기 어려울수록 열매를 거두기 어렵거나 거짓과 거품이 쉽게 끼일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이미 경험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는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크리우스 슈밥(Klaus Schuwab)이 말한 것이다. 의도로 보아 컴퓨터와 인터넷 기술로 대표되는 3차 산업혁명, 그 이후에 대한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4차 산업혁명에 포함되어 있는 ‘뇌신경과학기술’이다. 인간의 뇌에 관한 기술을 총칭하는 말로 4차 산업에서는 뇌의 기능과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 전자두뇌, 인공지능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체내 뇌신경 삽입형 기기, 시각 인터페이스,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뇌와 통신기기와의 연결 등의 방법으로 사용될 것이다.

예를 들면 영화 <엑스맨>에서 영재학교 교장인 창스 자비에(제임스 맥어보이 분)가 ‘세레브로’ 기계에 들어가 모자 같은 장비를 착용하고 생각하는 것들을 바로 구현하는 것들이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또 영화 <공각기동대>에서 인간의 뇌를 전자 두뇌로 치환해 기억과 의식을 컴퓨터로 연결시켜 업로드하는 장면 등을 상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 윤리는 인간의 개체와 인간 사회를 피해와 무질서로 부터 보호해야 한다. / 영화 '공각기동대'의 한 장면

뇌신경과학기술 발전의 미래와 우려

앞서 말했듯 4차 산업혁명에서 눈에 띄는 기술은 뇌신경과학기술이다.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거나 인간의 뇌를 본떠 만든 인공지능이 이미 등장했다. 팔 마비 환자가 뇌와 기계를 연결해 스스로 밥을 먹을 수 있고, 하지 마비 환자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이용해 걸을 수 있게 되었다. 또 스스로 판단할 수 있고 학습하는 인공지능이 개발되었다. 체스, 바둑, 의료의 영역에 거침없이 들어와서 기존 질서를 흔들어 놓은 것을 보고 우리는 충격을 받았다.

뇌신경과학기술이 기계기술이나 정보통신 기술과 합쳐지는 상황은 기존의 질서를 더 흔들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인공지능 컴퓨터가 음악을 틀어주고 오늘 날씨를 알려주며 주요 뉴스를 브리핑한다. 가사도우미 로봇이 만들고 가져다 주는 음식을 먹고 컴퓨터와 인간이 연결된 안경과 옷을 입은 후 집을 나선다.

인공지능이 운전하는 자율 주행차를 타고 출근을 한 후, 빅데이터로 가득한 정보통신망과 컴퓨터에 자신의 뇌를 연결한다. 어제 다친 발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아 새로운 발로 교체하기도 하고 매일 저녁이면 자신의 기억과 의식을 컴퓨터에 저장한다.

한편 자신이 스스로 판단하고 학습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혁신을 거듭해 인간이 하지 못하는 빅데이터의 처리와 계산을 처리하고 있다. 이런 인공지능이 몸을 갖고 싶다면, 자신의 이런 욕망을 인간 관리자에게 말하지 않고 숨긴다면, 우선 개발되어 있는 안드로이드 로봇에 다운로드하여 처음으로 자신의 몸을 갖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인간이 원해 만들었던 인간도우미 로봇이 새로운 개체의 이식체가 되는 것이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만 볼 수 있던 이런 기술이 이제 우리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가 잠시 예상해 본 미래의 모습은 실제 일어날 일에 비하면 조그만 그림일 것이다. 그럼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근본적인 욕망을 무엇일까? 그것은 새롭거나 처음 보는 것이 아닌 아주 오래된 것이다. ‘아프지 않고 싶어’ ‘잃어버린 내 손가락을 다시 가지고 싶어’ ‘더 살고 싶어’ ‘영원히 살고 싶다’ 라는 레터링은 수천년 인간의 기록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기술 발전의 저변에 흐르는 욕망은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

또 과학자와 의학자들의 자신의 생각을 실현시키고자 보인 열망의 힘은 엄청나다. 결코 포기하지 않으며 쉬지도 않는다. 누군가를 못하게 하면 다른 누군가에 의해서 계속된다는 것도 역사에서 알 수 있다. 그리고 세 번째 욕망, 이를 시장에 내놓으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업자의 욕망도 빠질 수 없다.

이 세 가지 저변의 욕망은 인간의 역사에서 항상 존재해 왔으며 좋은 변화를 이뤄왔지만 인간 개체를 해하거나 사회를 혼란시키기도 했다. 물질적, 기술적 한계로 잠시 멈추거나 주저되던 상황들이 없어지고 뇌신경과학기술을 포함한 기술을 발전으로 또 한번의 질주가 시작된 것이다.

윤리는 인간 개체와 인간 사회를 피해와 무질서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래를 예측하고 현실의 문제를 충분히 토론해서 해결책을 찾아 법제도 마련으로 연결시켜야 한다.

미래의 기술 중 뇌신경과학과 관련된 기술은 인간의 기계화 과정과 기계의 인간화 과정이었다.(인공자궁과 인간복제에 대한 기술의 발전도 이어지겠지만 여기에서는 논외로 한다). 이 두 가지는 인간의 역사에서 정확히 정의하지 않고 놓아두었던 ‘인간의 정의’를 종용할 것이다.

어디까지를 인간으로 볼 것이며, 뇌만의 보존으로 개체의 연속성을 인정할지 결정해야 한다. 또 무시할 수 없이 인간화된 여러 ‘존재’를 어떻게 사회가 대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현재 사회와 개인은 이런 변화에 준비되어 있지 않다. 항상 그렇듯 과학자와 의사는 급박하고 급진적인 실험을 내놓는다. 목을 포함한 머리를 타인에 이식하겠다는 외국의 뇌신경외과의사가 등장했으며, 국내에서도 이를 시도하겠다는 말을 꺼내는 의사가 있다.

이런 응급적 상황을 막을 만한 법제도는 국내에 이미 있다. ‘장기 및 이식에 관한 법률’ ‘신의료 기술평가에 관한 규칙’ ‘의료기기법’ 인간 대상 연구에 관해서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등 법제도가 있어 사회적 합의 없이 이뤄지는 과학자의 극단적 행동에 대한 대비는 되었다. ‘장기 및 이식에 관한 법률’ 제4조에는 이식할 수 있는 장기를 신장, 간장, 췌장, 심장, 폐, 골수, 안구 등으로 한정돼 있는 등 제도적으로 엄격하게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무엇을 보호해야 하는가?

또 새로운 의료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신의료 기술평가에 관한 규칙’에 준해 심사를 받아서 사용해야 한다. 인간 대상 연구를 위해서는 ‘생명 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임상시험센터와 기관윤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과학자나 의학자가 자신의 급진적인 아이디어를 사람에게 바로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게 되어 있다.

이제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인체에 이식될 기계가 정보통신망과 연결되었을 때 우리는 더 이상 우리의 의지만으로 조절할 수 없는 영역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보고, 듣고, 생각하고, 기억하고, 느끼는 모든 뇌의 활동에 기계와 정보통신망과 연결된다면 그 즉시 외부의 영향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들은 보건복지부만의 문제가 아니며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 조절할 수도 없는 준비되지 않은 일이다. ‘생명 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로 규정되어 있는 대통령직속 국가생명윤리자문위원회에서 다룰 수 없는 예상치 못한 새로운 다부처 다학제적 영역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를 대비해야 한다. 정부는 보건복지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서가 동등하게 머리를 맞댈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이를 근거로 미래에 다가올 위협적인 이슈를 발굴하고 대비하는 위원회 등을 운용해야 한다. 이로써 인간 개체와 인간 사회는 급격한 변화로부터 기존의 질서를 보호하고 합리적인 결정으로 미래를 열어야 할 것이다.

▲ 서울대 의학박사 / 한국생명윤리학괴 이사 / 한국의료윤리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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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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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규 2017-09-13 18:14:25

    당신이 그렇게 말할 자격이나 있는가?
    스스로에게 묻고 자중하길 바란다. 큰 변화의 물결은 일개 개인이 막지못한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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