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북극에 끼친 영향과 기회
코로나가 북극에 끼친 영향과 기회
  • 서현교 극지연구소 정책개발실(극지정책 전공·박사)
  • 승인 2021.03.04 17: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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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그린란드의 도시 전경
북극 그린란드의 도시 전경


작년 초 세계적인 코로나 발병을 시작으로, 현 시점에서도 언제쯤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갈지 모르는 우려 속에 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북극도 예외가 아니다. 


2월초 막을 내린 ‘2021 북극 프런티어 컨퍼런스’(Arctic Frontiers Conference)에서 이러한 이슈들이 논의되었다. 노르웨이가 매년 초 북극 관문도시 트롬소(Tromso)에서 개최하는 이 컨퍼런스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상 첫 온라인 형식으로 열렸다. 

노르웨이 북극권에 살고 있는 북극 원주민 사미족이 기르는 순록들(Reindeer)
노르웨이 북극권에 살고 있는 북극 원주민 사미족이 기르는 순록들(Reindeer)

예년 같으면 북극 기후와 환경 변화를 중심으로 연관된 이슈를 풀어나가는 형태였을 것이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건강 이슈가 주요 주제로 자리잡았다. 발표자들은 북극권 원주민들도 활동이 줄면서 북극 원주민의 전통음식인 ‘순록(Reindeer) 고기’ 생산량이 줄고, 북극 원주민들의 이슈 중 하나인 알콜 중독과 자살 문제도 코로나 사태가 안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는 사례를 제시했다. 


또한 북극권 전반적인 경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이동이 줄면서 작년에 미국 알래스카항공이 파산 신청을 하는 등 북극권 항공 및 관광업계 위기도 그 예이다.


북극 인프라 구축이나 에너지 개발사업도 지연되고 있다. 북극의 발전에 인프라는 매우 중요하다. 


북유럽의 북극권 도시에 가보면 중국 음식점보다 태국 음식점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북극다산과학기지를 들어가기 위한 북위 79도의 마지막 북극도시 ‘롱이이비엔’에도 태국 음식점이 먼저 입성했다. 이는 1940년대 북유럽의 항공망이 본격 확장되면서 그곳에 본거지를 둔 스칸디나비아항공(SAS)이 당시 아시아의 허브공항인 방콕 공항에 가장 먼저 취항하여 이를 통해 태국인들이 북유럽의 북극도시로 이주했기 때문이다. 즉, 도시로의 인구 유입과 발전, 문화 전파는 공항 인프라와 항공망이 1등 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극의 그린란드도 수도 누크 공항과 그린란드의 주요 관광지인 일루리삿 공항의 업그레이드, 그리고 남부의 콰코르톡(Qaqortoq) 공항 등 3개 공항의 건설과 증축으로 2023년 경제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런데 작년에 콰코르톡 공항 건설비 등을 이유로 당초 2023년 완공에서 연기되었다. 
러시아의 북극 천연가스 개발사업인 북극 야말반도 LNG 사업과 기단반도 LNG-2 사업의 성공적 추진에 기반해 조만간 추진될 것으로 기대됐던 북극 LNG-3 사업이 2030년 Post-2030 project 이후로 미뤄졌다. 

트롬소 도시 야경
트롬소 도시 야경

코로나가 촉발한 북극의 신기술 혁명

극지 연구도 마찬가지이다. 코로나로 거의 남북극 현장 탐사가 불가능해지면서 실험을 위한 시료 확보가 더 어려워졌고 논문 발표나 연구 협력을 위한 국외출 장도 1년 넘게 올스톱되었다. 그러나 작년 여름을 기점으로 비대면 활동이 일상화되었다. 그 전까지는 시행착오로 시스템에서 음성이 끊기거나 화면이 정지되는 등의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제는 국내회의는 물론이고 국제회의도 비대면 물결에 맞춰 안정되게 진행되고 있다.


북극에도 이러한 기회가 올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공공부문에 세계 최초로 도입한 에스토니아의 에바마리아 리밋 외교부 장관은 이번 북극 프런티어 회의에서 자국의 IT 기술을 소개하면서 북극의 적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접목된 이러한 기술이 서로 멀리 떨어져 사는 북극 원주민을 위한 원격의료나 원격교육, 커뮤니티 간 교류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그들의 언어나 전통 등의 유지에도 이러한 기술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기술은 벌써 현실이 되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MS)는 지난 달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번역앱에 북극 이누이트족 언어를 추가했고 이는 이누이트의 역사적 유산과 언어를 보존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의 위협에서 북극을 보호하고 나아가 북극의 온난화로 인해 잠자던 미생물이 깨어나 전 인류를 위협할 수도 있다. 실제로 북극권 영구동토층의 해빙으로 2018년 탄저균이 발생하여 순록 20여만 마리와 어린이 1명이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이러한 북극발 미생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북극이사회는 ‘인간’, ‘환경’, ‘동식물’의 건강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원헬스(One Heatlh) 개념으로 국가 간 공동연구와 정책 대응을 하고 있다. 필자가 속한 극지연구소도 이러한 북극권 건강 이슈에 기여하기 위해 북극의 유해 미생물을 탐색하고 그 기작을 규명하는 연구를 작년부터 본격 추진 중에 있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북극의 유해 미생물은 앞으로 더 이슈화 될 것이고 관련 연구도 확대될 것이다. 또한 북극의 전통 보존과 척박한 환경 극복은 물론 편리함과 안전을 더해줄 4차 산업혁명 기술 적용도 점차 가속화 될 것이다. 코로나가 촉발시킨 이러한 북극의 변화 바람에 IT강국이자 바이오분야를 육성하는 우리나라도 적극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기를 극지정책학자로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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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 2021-03-18 17:18:13
antartica? artic? 북극이 녹아서 항해하기 좋다고 한다. 요새. 러시아에도 호재.
단, 북극 등 빙하는 주기적으로 작아졌다 커졌다 하든데..
사람들은 다 기후변화로 오해할것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