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386!
굿바이 386!
  • 미래한국
  • 승인 2009.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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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세력의 유물론적 가치관이 빚어난 산물
 <한겨레21>은 지난 4월 20일자 커버스토리에서 ‘굿바이 노무현’을 선언했다.
<미래한국>은 ‘굿바이 노무현’이 아니라 ‘굿바이 386’을 선언한다.
386의 ‘도구’임을 자처했던 ‘꼬리 노무현’이 아니라 우리 사회 각계에 뿌리내린
‘몸통386’ 세력이 노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이번 권력비리사건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진보좌파매체의 대표격인 <한겨레21>은 지난 4월 20일자 커버스토리에서 ‘굿바이 노무현’을 선언했다.
뇌물수수혐의를 받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며칠 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지지자들을 향해 ‘나를 버려달라’고 요청할 것을 미리 예견이라도 한 듯, 도덕적 파산이 예고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한발 먼저 꼬리 끊기에 나선 것이다.

이 잡지는 이번 사건으로 ‘성수대교가 무너진 듯한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하면서도 “창조적 파괴는 노무현을 지운 새로운 세력의 몫이며 이를 희망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재기를 위한 진로를 모색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미래한국>은 ‘굿바이 노무현’이 아니라 ‘굿바이 386’을 선언한다. 386의 ‘도구’임을 자처했던 ‘꼬리 노무현’이 아니라 한겨레 등 좌파언론을 위시한 우리 사회 각계에 뿌리내린 ‘몸통386’ 세력이 노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이번 권력비리사건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운동권386세력이 지난 10~20년간 우리 사회에서 누리고 끼쳐온 권력과 영향력을 떨쳐내지 않고서는 21세기 밝고 힘찬 대한민국의 미래가 열릴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친노 386의 면면들
노 전 대통령을 둘러싼 ‘뇌물수수’ 사건의 본질은 거래된 돈의 규모가 아니라 비리의 주체가 도덕성과 순수성을 최고덕목으로 내세운 이들이라는 데 있다. 그리고 그 주체는 전직 대통령 개인이나 주변의 소수 ‘패밀리’가 아니라 정계 핵심과 사회 각계에서 그들을 지탱해 온 운동권386세력과 그 아류들이다.

이들은 자신들만의 프로그램과 네트워크를 갖고 움직이며 권력을 차지해 대한민국의 주류가 된 듯했지만, 이번 노 정권 비리사건을 기점으로 운동권386들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시대적 산물이자 고사(枯死)돼야 할 ‘시대의 섬’임이 확연히 드러났다.

최근 검찰조사로 ‘폐족’ 위기에 처한 친노세력의 면면을 살펴보면 일견 이들의 실체를 엿볼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던 이광재 의원(45)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억 원이 넘는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 3월 26일 구속됐다. 그는 대학시절 병역의무는 ‘독재의 사병(私兵)’이라는 신념 아래 오른쪽 검지를 스스로 잘라 군면제를 받을 정도의 열렬한 주사파 행동대원이었다. (본인은 군면제가 아니라 혈서를 쓰기 위해 자른 것이라고 주장.)

노 전 대통령의 ‘왼팔’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45)은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5,000만 원어치의 상품권과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으로부터 10억 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2004년에도 불법대선자금수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고 만기 출소했다.

안 최고위원은 80년대 학생운동을 주도한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을 결성했던 반미청년회의 조직국장 출신이다. 386 지도부 중에서도 핵심인 셈이다.

당시 함께 반미청년회 활동을 했던 강길모 인터넷미디어협회 회장의 증언에 따르면(본지 12~15페이지) 노 정권 시절 이 단체 출신들은 청와대를 장악하다시피 했다. 강 회장에 따르면 “그 코드에 줄을 서지 않으면 출세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노정권에서 통일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던 오영식 전 민주당 의원, 노 대통령의 수행비서 출신인 여택수 전 대통령 제1부속실 행정관, 문용욱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이은희 전 제2부속실장,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이 모두 주사파 지도부의 핵심인 반미청년회와 연관된 인물들이다.

이 중 여택수 전 행정관(44)은 강금원 회장으로부터 7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고, 2004년에는 불법대선자금수수로 구속된바 있다.
이 밖에 친노세력의 최고핵심으로 꼽히던 이호철 전 민정수석(51)은 현재 해외에 거류 중이며 국내와 연락이 안 되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현 검찰조사에서 노 전 대통령을 변호하고 있는 문재인 전 비서실장과 함께 친노그룹의 핵심 ‘투톱’으로 꼽혔으며 ‘부산386’의 맏형으로 불렸다.

또 다른 ‘부산386’ 일원인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45)은 2007년 국세청 로비명목으로 건설업자에게 돈을 받아 구속수감된 바 있다.
이 밖에도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48)이 강금원 회장으로부터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서갑원민주당 의원(47)은 불법정치자금수수 혐의로 임시국회가 끝나는 5월께 사법처리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이 연이어 드러나고 있는 386핵심그룹의 불법행태는 단순한 권력형 비리가 아니라 정당한 목적을 위해서라면 모든 수단이 용인된다는 운동권세력의 유물론적 가치관이 빚어낸 산물이라는 지적이다.

▲ 한겨레21 4월20일자 표지
386의 도식적 반미정서
김광동 편집위원이 지적하듯(7페이지) 386핵심그룹은 80년대 대학가에서 대한민국 체제를 바꾸고 정부를 전복하기 위한 의식화 학습과 폭력투쟁을 벌였으며, 그렇지 않은 이들은 투쟁을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며 작년 광우병파동에서처럼 멀리서나마 좌파운동에 동조하며 ‘속죄’해 왔다.

또한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적 성취를 부정하면서도 그 열매를 누구보다 많이 누려 왔으며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독재체제인 북한에 대해서는 두둔하고 있다.

라디오방송진행자인 신해철 씨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두고 “조선인민민주주의 공화국이 합당한 주권에 의거해 로켓 발사에 성공하였음을 민족의 일원으로서 경축한다”고 말해 논란을 빚은 것은 운동권386의 정서와 실체를 그대로 드러낸 사례였다.

강길모 회장의 지적처럼 “신 씨는 골수 386지도부 근처에는 가보지도 못했지만 많은 386세대가 그런 것처럼 주사파가 심고자 했던 친북반미코드가 자연스럽게 머리에 박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386세대와 그들의 주사파적 코드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주사파 칩’이 내장된 그들의 머리와 정서는 합리적 대화나 논리로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이제 그들은 우리 사회의 ‘섬’이 돼 버렸다.

위선으로 점철된 운동권386들의 거대담론의 시대는 지나갔다. 그나마 ‘386’이라는 이름에 담겨 있던 낭만이나 순수함 마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 386이 역사의 뒤안길로 조용히 사라져가고 그 시대적 역할을 후세대에 넘겨주는 것을 보는 것이 우리의 기대이다. 굿바이 386.#

/김범수 편집위원 bskim@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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