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NCCK, 기독교 대표성 논란
WCC·NCCK, 기독교 대표성 논란
  • 미래한국
  • 승인 2009.09.17 0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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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올림픽’ WCC 세계총회, NCCK 유치 계기
▲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WCC 중앙위원회 회의 광경

지난 8월 31일 스위스 제네바 에큐메니칼센터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중앙위원회가 7년마다 열리는 ‘2013년 WCC 10차 세계총회’의 개최지를 부산으로 결정하자, 한국 교회는 크게 환호했다. 세계 110여개국 350여개 개신교회의 대표들 5,000여 명이 부산 벡스터에 모여들 것이고 이로 말미암아 세계 속에서 한국기독교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로 한국교회는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기독교 올림픽’으로 알려진 WCC 세계총회를 한국에 유치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회장 김삼환 목사)의 수고와 역량을 인정한다고 해도, 한편에서 “NCCK는 과연 세계교회를 향해 한국교회를 대표할 만한 자격을 갖추었는가, 한국교회에 오히려 깊은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9월 4일 예장통합전국장로회연합회(회장 황명호·이하 전장련)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신앙 및 신학방향에 이의를 제기하면서’란 제목으로 신앙선언을 발표했다. 전장련은 이 신앙선언에서 “차제에 NCCK의 신학과 신앙 입장을 밝히고 성경에로 다시 돌아올 것을 간곡히 촉구하면서 성경적 기독교의 정체성을 무너뜨리는 그 어떤 행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 선언문은 제10차 WCC 세계총회 개최지로 한국의 부산을 선택한 직후 발표된 것으로서 NCCK의 현 회장(김삼환 목사)을 배출한 예장통합측을 대표하는 장로들의 목소리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전장련은 최근 NCCK가 참여한 ‘생명의강살리기종교여성공동기도문’(2008.5.26), ‘한국목회자1000인시국선언’(2009.6.18) 등을 접하고 기독교 정통신앙을 고백해온 교회지도자로서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밝히고 NCCK는 “기독교 신앙의 근본 진리를 왜곡하고, 한국기독교를 혼합주의의 한 종파로 전락시켰다”며 “NCCK의 신앙 및 신학적 방향과 사업노선에 대해 심한 염려와 회의를 갖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전장련은 “한국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에큐메니칼 신학’에서 21세기 ‘종교다원주의신학’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선상에서, NCCK가 간과하고 있는 기독교 신앙의 근본 진리를 다시금 천명하여 왜곡된 ‘에큐메니칼 정신’을 수정하고, ‘종교다원주의’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한다”며 신앙선언의 배경을 밝혔다.

전장련이 제기한 NCCK에 대한 우려와 의문들은 그동안 한국교회가 제기해온 문제들로서 새삼스런 것이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특히 지난 좌파정권 10년 동안 NCCK가 보여준 일련의 행동들은 정치적이며 이념적인 논쟁과 오해를 일으킬 만한 것들로서 한국교회가 지향하는 신앙적 구심점을 크게 벗어났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매년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공동으로 발표해온 ‘남북교회부활절공동기도문’은 NCCK의 대표적 실적으로서 NCCK가 어떤 입장에서 활동하는 단체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즉 이념적 대립을 극복해 남북교회의 일치와 연합을 추구해온 소중한 열매라는 자체 평가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남한 국민이나 기독교인들에게는 공감을 주지 못하는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한 가짜기도문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NCCK에 대해 전장련의 요구는 단순하고 분명하다. 변명이나 회피할 기회를 찾지 말고 NCCK의 명확한 신앙적 입장을 밝히라는 것이다. 이로써 NCCK는 그동안 주장해온 ‘교회의 일치와 연합’이라는 에큐메니컬 정신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한국교회에 솔직하게 고백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고 NCCK 소속 교단의 한 목회자는 말했다.

이에 대해 NCCK 종교간대화위원회의 이범성 박사(선교역사학)는 NCCK는 WCC의 교회정신을 이어받아 ‘선한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종교의 벽을 허물고, 국가나 이념의 벽도 허물어 다양한 대화를 통해 일치와 연합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WCC는 교회들의 협의체이기 때문에 각 교단이 주장하는 신학적 노선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다만 교회가 전통적으로 지켜온 신앙고백이나 신조 등을 인정하는 협의적 신앙노선을 지켜갈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전장련이 제기한 문제도 종교 간의 다양성과 신앙논리를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이해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주장이다.

개인 구원을 중시하는 복음주의 운동체인 ‘로잔운동’이나 ‘세계복음주의연맹(WEA)’과는 차원을 달리해 WCC는 ‘하나님 나라의 통치와 질서회복’이라는 사회 구원 차원의 선교를 지향한다. 따라서 개인보다는 사회구조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악을 제거하여 공동체적 회심을 끌어내려는 것이 이른바 ‘정의, 평화, 창조질서 보존’이라는 이념 아래 활동해온 WCC의 실체라는 것이다.

1948년 WCC는 창립총회에서 “기독교 교회는 자본주의도 사회주의도 지향하지 않는다. 다만 책임 있는 기독교 사회를 지향한다”고 선언했다며 지난 몇 년간 NCCK가 노력해온 남북교회의 일치와 연합운동도 이념을 넘어 하나님 나라의 문제로 이해하려는 것이 NCCK의 기본적 태도라고 이 박사는 말했다.

그러나 WCC가 추구해온 ‘선한 사회를 추구하는 하나님 나라의 선교’가 한국교회로부터 커다란 오해와 저항에 직면했다는 반론이 있다. NCCK가 때마다 현학적이고 애매한 신학적 선언들을 무수히 발표했지만 한국교회가 공감하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WCC 세계총회를 앞두고 한국교회의 연합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 교수(목회사회학)는 NCCK가 현실적으로 두 가지의 큰 문제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첫째는 타종교와의 연합 문제, 둘째 남북교회의 연합 문제가 그것이다. 이 두 문제에 있어 NCCK가 너무 앞서 가는 것은 아닌지를 자성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문제를 일으킨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NCCK가 한국교회와의 관계에서 유연성을 상실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 까닭은 NCCK가 70년대 이후 ‘민주화’라는 정치사회적 목표에 지나치게 몰입함으로써 ‘민주화운동’에 치중해온 과거의 관성을 제어하지 못해 일어난 문제라고 보았다. 그래서 무엇이든 피아를 구분하고 좌우를 따지는 경향이 나타나 일치와 연합이라는 더 중요한 목표를 상실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 결과 NCCK는 북한에 대해서도 정작 얘기해야 할 부분을 얘기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교회로부터 신뢰받기보다는 한국사회로부터 신뢰받기에 더 치중했기 때문이며, 결과적으로 NCCK가 한국교회와는 멀어지고 한국 기독교의 대표성도 상실했다고 보았다. 그렇다고 한국사회가 NCCK를 신뢰하는 단계도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다. 따라서 NCCK는 한국사회 속의 NGO가 아니라 한국교회 안의 연합기관으로서 신뢰받도록 노력해야 하며 교회기관으로서 정체성을 회복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2013년 WCC 세계총회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NCCK는 회장인 김삼환 목사(명성교회)를 중심으로 보다 열린 시각으로 한국사회와 한국교회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그동안 좌파 또는 진보적 기독교관에 매몰된 행동에 대해 대부분의 한국교회나 국민들이 외면해온 현실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성찰하는 자세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특히 보수적 신앙노선을 지켜가는 한국 기독교의 여러 다른 기관들과도 협력하는 관계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WCC 세계총회는 세계적 교회기구의 모임에 불과하지만 장차 한국교회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때 남의 일만이 아니다. 그렇다면 NCCK는 일치와 연합이라는 생각을 한국교회에 어떻게 이해시키고 참여시킬 것인지 NCCK의 다음 행보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

김창범 편집위원 cbkim4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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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2018-06-29 22:29:48
https://blog.naver.com/asherjb

... 2018-06-29 22:27:51
WCC는 결국 이슬람을 위한 조직입니다.
종교다원주의의 유일한 피해자는 기독교, 유일한 수혜자는 이슬람입니다.
10년도 넘게 온라인에서 반기독교, 이슬람 미화 여론을 조작했던 이슬람 알바들이,
기독교인으로 위장해 WCC를 적극 옹호하는데 이유가 있죠.
종교다원주의의 유일한 수혜자는 이슬람이니까.
기독교가 종교다원주의로 흐를 때, 기독교는 타락하고 몰락하고 사라지게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