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이 사라진 2043년의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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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한국
  • 승인 2010.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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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기독교 모티브와 액션이 만난 <일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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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자연재해로 황폐화된 지구에서는 무엇이 가장 소중할까. 법이 사라지면 과연 어떤 것이 우위를 점할까. 영화 <일라이>는 이런 문제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이다.

2043년 전쟁과 하늘로부터 내려온 엄청난 빛으로 인해 폐허가 된 지구, 물이 권력이 되고 사소한 일로도 사람을 죽이는 살벌한 폭력의 장으로 변했다.

단 한 권 남은 성경책을 소유한 덴젤 워싱턴(일라이 역)은 ‘서부로 가라’는 계시를 받는다. 고양이를 포획해 구워먹고, KFC 물휴지 한 장으로 온 몸으로 닦으며 서쪽으로 가는 동안 일어나는 갖가지 방해 요소를 물리치는 것이 이 영화의 줄거리이다.

성경을 독차지 하여 사람을 다스리는 데 이용하려는 게리 올드만(카네기 역)이 끈질기게 덴젤 워싱턴을 추격하는 과정에서 성경책은 결국 게리 올드만 손에 들어가고, 덴젤 워싱턴은 총상을 입은 채 서쪽으로 향한다. 서부에는 과연 누가 기다리고 있고, 성경책을 빼앗긴 덴젤 워싱턴은 과연 어떻게 했을까.

덴젤 워싱턴의 많지 않은 대사 가운데 상당 부분이 성경말씀인 이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의견은 확연히 갈린다. 기독교인이 아니라면 다소 지루하고 무거운 로드 무비로 받아들여질 게 분명하다. 그래서인지 미국에서는 <아바타>를 끌어내릴 정도로 흥행했으나 한국에서는 성적이 좋지 않다.

기독교인이라면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게 된다. ‘지구의 종말이 아니더라도 고립과 폭력을 맞았을 때 어떻게 견딜 것인가. 성경책을 복원해야 한다면 과연 몇 페이지나 채울 수 있을까’ 등등.

미국에서 개봉되었을 때 평론가들의 평이 ‘매우 볼만하다’와 ‘실망스럽다’로 양분되었다고 한다. 8,000만 달러의 제작비로 만든 폐허가 된 지구 하나만 해도 ‘볼만하다’에 손을 들어줄만 하다. 다만 ‘액션 어드벤처 스릴러 대작’이라는 점에서 놓고 본다면 실망스럽다로 기울 수도 있다. 하지만 활과 장검, 총과 자주포로 다양한 액션을 선보이는 가운데 잔인한 장면이 적지 않다. 그러면서도 정적인 부분이 많다.

기독교 모티브와 액션이라는 이질적인 결합 요소와 묵직한 메시지 때문에 보는 사람에 따라 각기 해석할 여지가 많은 영화이다. 주인공 이름인 일라이(Eli)는 히브리어로 ‘나의 하나님’이라는 뜻이다. 앨버트 휴즈와 알렌 휴즈 형제가 연출했다.# 

이근미 편집위원 www.rootl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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